[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조합은 2심 판결에 따라 SH가 공동사업시행자 지위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시공관련 업무실적이 전무하기 때문에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시공과 관련해서는 SH의 업무지원 없이 착공에 돌입했고, 내년이면 준공·입주에 이르기 때문에 오히려 SH의 무능과 불성실함이 가시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종광 조합장은 다만, 공동시행자 지위가 유지된다는 사실만으로 지불해야 할 100억원 상당의 수수료가 부담되는지 법리적으로 검토한 후 대법원 상고를 결정할 예정이다.
▲2심 판결에 대한 조합의 입장이 궁금하다
=황당하고 아쉽기 그지없다. SH의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태도가 공동시행자로서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이 1심에서 나왔는데, 별다른 심리도 없이 2심 재판부가 돌연 판결을 뒤집는다는 상황 자체가 황당하다.
SH를 공동시행자로 선정할 때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 시공관련 업무였다. 공동시행자 선정 이후 약정 불이행이나 미흡한 사안이 지속됐지만, 대부분은 조합이 자체적으로 수습했고 감내해왔다. 그러나 자신들이 전문성을 홍보했던 시공업무까지 무책임한 태도를 일관했기에 조합원들이 분통을 터트린 것이고 공동시행자 지위를 박탈한 것이다.
그동안 재판 증거자료로 제출한 회의록이나 속기록 자료들만 봐도 SH가 얼마나 전문성이 없는 공기업인지 잘 드러난다. 심지어 자신들이 대행업체를 뽑으면 기업의 전문성 등급이 떨어진다면서 시공업무를 대행할 업체조차 뽑아주지 않아, 결국 조합이 나서서 입찰과 선정을 해야 했다.
공동시행 약정서에 요약된 해지사유 목록만 7가지에 달하며 세부적으로는 더욱 많다. SH가 미흡하게 처리한 업무결과는 곧장 인허가 관청 재심의 및 사업지연으로 이어졌고 오히려 사업에 손해를 끼친 상황이다. 2심 재판부가 제출된 증거자료를 자세히 살폈다면 상식을 벗어난 판단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시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현재 시공은 조합의 지휘아래 더욱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말처럼 SH의 무책임한 태도 덕분에 조합이 더욱 악착같이 배우고 알아봤던 탓이다. 만약 SH가 성실하게 시공업무를 수행했다면 오늘날 시공과 관련한 조합의 전문성이 떨어졌을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논란이 되는 철근의 경우 천호1구역은 동국제강에서 1년 단위로 공급계약을 체결, 국산 철근으로 안정적인 시공이 이뤄지고 있다. 또 지하 암반에는 4m 깊이의 콘크리트 타설을 진행해 지반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타 현장의 경우 통상적으로 법적 기준량에 맞춘 시공이라면, 우리단지는 기준치를 상회하는 안전시공을 통해 천호동의 대표 아파트단지로 거듭날 계획이다.
▲향후 조합 혹은 사업계획이 있다면
=법리적인 검토 후 대법원 상고를 고려해볼 것이다. 대법원 판결은 통상적으로 1년, 최대 2년까지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이미 내년 입주가 완료되기 때문에 공동시행자 지위만으로 4천억원 총공사비와 관련한 수수료 100억원을 정산해 달라고 요구하기 힘들 것이다. 시공과 관련한 어떤 업무도 지원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자금집행 근거가 없다.
또 소송과는 별개로 조합원들의 분담금 감소를 위한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 현재 관리처분계획에 따른 비례율은 107%인데, 이 비율을 유지하면서 끝까지 조합 집행부를 지지해준 조합원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앞으로도 천호1구역의 사업성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