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허가 통과한 마포 호수아파트
‘첫’ 인허가 통과한 마포 호수아파트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0.12.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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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허가 통과한 마포 호수아파트
 
  
전후좌우·필로티 2개층 증축… 리모델링 새 역사 쓴다
 
 
정사각형 형태 등 선진화된 세대 평면 제시
전세대 한강 조망… 타 지자체도 적용 가능
 
 

국내 아파트 리모델링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아파트 리모델링 현장 중 전후좌우 증축 및 필로티 2개층 증축이 동시에 인허가 절차를 통과한 최초의 사례가 나왔다.
마포구 현석동에 위치한 마포 호수아파트는 업계 최초로 전후좌우 증축과 필로티 2개층 증축이 수반된 설계안으로 마포구청의 행위허가를 받았다.
앞뒤 증축으로 인한 길쭉한 형태의 세대 평면에 국한되던 기존 한계를 벗어나 정사각형 형태 등 보다 발전된 세대 평면이 제시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약 2년 후 호수아파트 입주 시기에는 리모델링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크게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축 리모델링 새로운 모델 제시=이번 호수아파트의 인허가 통과로 국내 아파트 증축 리모델링의 설계 평면이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그동안은 국토해양부의 소극적 유권해석에 의해 앞뒤 증축과 1개층 필로티 증축만 가능했다. 이로 인해 아파트 세대가 앞뒤로 길쭉해지고 지상 1층은 부대복리시설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1개층이 수직증축되는 형태가 현재 국내 아파트 증축 리모델링의 고정된 스타일이었다.
 
기존 아파트 건축물의 좌우 입면 폭이 유지된 채 앞뒤 증축만 허용되다 보니 건물은 기형적으로 앞뒤로만 길어졌다. 이 과정에서 복도가 길어져 비효율적인 공간이 많아지며 적은 자연채광량으로 세대 내부가 어두워 낮에도 조명을 켜야 한다는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증축범위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세대 평면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후좌우 증축과 필로티 2개층이 올라가면서 보다 자유로운 세대 평면 설계가 가능해 신축 아파트와의 평면 차이도 크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필로티 2개층에 대한 구조 안전에 대한 검토도 마쳤다.
 
계명 구조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상층의 세대 칸막이를 경량 재질을 사용하는 등 하중이 많이 증가하지 않는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며 “필로티 2개층을 신설하고 신축 구조를 2개층 상부에 올리더라도 구조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전세대 한강 조망 가능=행위허가를 통과한 사업계획안에 따르면 마포 호수아파트는 기존 지하 1층~지상 10층에서 지하 1층~지상 12층으로 증축 리모델링된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주차장으로 사용되며, 지상 2층은 관리사무소, 노인정 등 부대복리시설로 사용한다. 주차대수도 기존 34대에서 92대로 대폭 확대되며 주차공간은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걸쳐 설치돼 가구당 한 대의 주차공간 확보가 가능해졌다.
 

2개층 필로티 증축으로 조합원들은 전가구 한강 조망도 가능해졌다. 필로티 2개층 증축으로 일반 세대는 3층부터 위치하게 돼 강변북로의 자동차 소음을 방지하기 위해 세워진 지상 6미터 높이의 소음방지시설 보다 높은 곳에 자리잡게 된다. 
 
강변 호수 아파트는 총 90가구로 기존 28평형, 29평형, 30평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가구는 각각 38평형, 40평형, 42평형으로 증축된다. 용적률은 기존 249%에서 388%로 증가하며, 건폐율도 종전 24%에서 70%로 증가한다.
 
▲타 자치단체들 활용 사례로 퍼질 가능성 높아=이번 사례가 새로운 물꼬를 터 타 자치단체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그동안 각 사업장 마다 앞뒤 증축에 따른 문제점에 대한 우려가 빈번했으나 자치단체 담당 공무원들이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전후좌우 증축을 불허해 왔기 때문이다.
 
이동훈 무한건축 소장은 “그동안 많은 자치단체에서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감하면서도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소신있는 행정행위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마포구청 사례를 통해 다른 자치단체들도 적극적인 인허가를 내려 유연한 평면들이 많이 나오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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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축범위에 대한 새로운 유권해석 요청 줄이을 듯
 

■ 행후 전망은

이번 마포 호수아파트 사례를 분수령으로 조만간 또 다시 증축범위에 대한 새로운 유권해석 요청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그동안 국토부에서는 자체 유권해석을 통해 세대별 증축 범위를 앞뒤 증축과 필로티 1개층만 허용했으나 최근 아파트 리모델링에 대한 인식 증가 및 제도개선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유권해석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파트 리모델링 증축 범위는 〈주택법〉과 〈건축법〉 내용에 명시돼 있다. 그러나 어떤 법 규정에도 명확한 증축 범위 한계를 명시하고 있지 않다.
 
〈주택법〉 제47조제1항 별표3에 따르면 “별도의 동의 증축 등에 의하여 세대를 증가시키거나 복리시설을 분양하기 위한 것이 아닐 것. 다만, 세대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부대시설 및 복리시설 등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필로티 구조로 전용하면서 최상층 상부에 증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밝히고 있다. 구체적인 층수를 제한한다는 내용을 찾을 수 없다.
 
〈건축법〉에서도 마찬가지다. 〈건축법〉 시행규칙 제2조의4에서도 “지상층의 일부를 주차장으로 전용하여 감소하는 바닥면적만큼 최상층에 증축하는 경우”에 한해 층수 증가를 허용하되 명확한 범위가 명시되지는 않았다.
 
게다가 가장 최근 개정된 〈건축법〉 시행규칙에서는 층수 증가시 종전 규정에 따른 주차장 등의 설치 내용과 상관없이 건축위원회 심의에 따라 가능하도록 개정해 법률 해석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지난 8월 5일 개정된 동조의 〈건축법〉 시행규칙 개정 내용에서는 건축물의 층수 및 높이 증가 허용 여부에 대해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정한 범위”라고 개정했다. 그만큼 상황에 따라 층수 증가 허용 여부를 유연한 잣대로 판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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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100% 동의, 민원도 없어
리모델링 사업 성공 이끌었죠”
 

정동원  
마포 호수 리모델링 조합장
 

정동원 조합장은 향후 호수아파트가 리모델링사업의 모범 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후좌우 증축범위를 넓혀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고, 100% 구분소유자 동의를 이끌어냈다.
 
빠른 사업추진을 통해 기간을 최소화시켜 비용도 절감시켰다. 지난 2008년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단 2년 만에 인허가를 끝낸 셈이다. 게다가 한강변 아파트의 특성을 살려 준공 후 프리미엄 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 조합장은 “원활한 사업추진은 모두 조합원의 적극적인 동참 때문”이라고 공을 조합원들에게 돌렸다.
 
▲빠른 사업추진의 비결은=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지지 때문이다. 우리 사업장은 모든 구분소유자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해 100% 동의율을 자랑한다. 100% 동의와 함께 민원도 없고 반대파도 없다. 조합원들은 궁금증이 있을 때마다 조합 사무실로 찾아와 궁금증을 해소한다. 전후좌우 증축 및 필로티 2개층 증축이 가능했던 이유도 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지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조금이라도 민원이 발생했다면 관할 관청에서도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는데 주저했을 것이다. 조합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전후좌우 증축이 되면서 설계 평면이 개선됐는데=마포구청에서 유연한 유권해석을 내려줘 가능했다. 사실 리모델링 관련 법률을 아무리 검토해 봐도 현행 국토부에서 내리고 있는 소극적인 유권해석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재까지도 국토부는 앞뒤증축과 1개층 수직증축만 가능하다는 입장인데, 그 근거를 내놓지 않고 안전 문제라며 종전의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이번 마포구의 결정 과정에서는 우리 단지의 필지 모양이 좌우로 길쭉했다는 점도 이런 결정을 내리는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것 같다. 앞뒤 증축만 해서는 법률적으로 인정되는 30% 면적 증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주거환경 개선 사항은=전후좌우 증축이 가능해지면서 보다 쾌적한 아파트가 만들어질 수 있게 됐다. 주차공간도 한 가구에 한 대 이상 마련돼 근본적인 주차문제 해결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주거복지 수준이 많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많은 조합원들도 새로운 평면에 대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도 예상되고 있다. 일단 기존 우리 단지 시세와 함께 부담금 여부를 합산해 봐도 비슷한 평형과 비교해 볼 때 이익이 되고 있다. 현재 30평형의 경우 5억원 가량하는데 리모델링을 통해 42평형으로 증축된다. 2억2천만원 가량의 분담금을 감안하더라도 약 1억원 가량의 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인근의 비슷한 평형의 아파트가 8억원이다.
 

▲전후좌우 증축과 필로티 2개층 증축의 상징성에 대해 평가한다면=현재로서 모든 단지에 해당된다고 얘기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해당 사업장 별로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단지는 앞뒤로 길쭉하고 지하주차장을 더 확보할 수 없었던 측면이 있다. 그래서 지하1층과 지상 1층을 주차공간으로 구획했다. 대신 최소한 우리 단지와 같은 소형 단지에서는 우리 단지가 참고 사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단지처럼 작은 규모의 아파트들은 우리 단지 사례를 적용하면 전후좌우 증축 및 필로티 2개층 증축이 보다 수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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