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사업, 이젠 도급제 전성시대 오나?
재건축사업, 이젠 도급제 전성시대 오나?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3.07.2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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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제는 사업 지연의 원인
도급제로 속도내는 게 유리?

  

재건축업계가 도급제 전성시대로 접어들었다. 도급제 사업장은 증가하는 반면 지분제 사업장은 점점 줄고 있다. 지분제 방식을 고수해 사업을 지연시키는 것보다 도급제로 전환해 사업을 진척시키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강동구 고덕2단지는 지난 6일 세 번째 입찰 끝에 도급제 방식으로 시공자를 선정하는데 성공했다. 원래 고덕2단지는 대표적인 지분제 고수 사업장이었다. 지난해에 지분제 방식으로 두 차례 시공자 입찰을 진행했지만 참여 시공사가 없어 유찰됐다. 도급제로 방식을 바꾼 후에야 시공자가 입찰에 참여했다. 조합원들도 마음을 바꿔 지분제 애착을 버리고 도급제를 선택했다.

고덕2단지의 한 조합원은 “지분제 방식을 고수하는 것에서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조합원들이 알기 시작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도급제로 변경해 하루라도 빨리 사업을 추진하는 게 낫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도급제 확산의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합원들이 시장 상황 변화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주택 소유 욕구의 저하, 인구감소에 따른 수요 감소 등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 상황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매스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접하는 과정에서 급변한 시장 상황이 헛말이 아니라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실제로 상황 판단이 빠른 사업장들은 서둘러 도급제로 전환해 사업에 나서고 있다. 시공자들이 지분제 사업에 나서지 않는 마당에 지분제를 고수하며 시간끌기 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입찰 동향을 살펴보더라도 도급제를 선택하는 재건축조합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시공자 선정 입찰 공고에서는 도급제 방식의 입찰이 80~90%를 넘는다. 간혹 지분제 방식으로 요구하는 현장들이 있지만, 이들 현장들은 예외없이 유찰 사태를 맞는다.

도급제 방식을 선택한 한 조합 관계자는 “경기가 순환한다는 사실을 조합원들과 공유하며 도급제 방식을 결정했다”며 “경기가 침체됐을 때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추후 분양 시점에는 시장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도급제 방식의 증가는 시공자들이 지분제 사업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분제사업이라면 서울·지방을 막론하고 거들떠보지도 않는 분위기다. 시공사 측에서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는 분양 리스크 때문에 지분제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향후 분양시장 상황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수십 개 현장을 관리해야 하는 시공사 입장에서는 그 큰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지분제로 수주제안서를 만들어 회사 경영진에 올리면 100% 반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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