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구룡마을 재개발 4개 사업주체 ‘동상사몽’
강남 구룡마을 재개발 4개 사업주체 ‘동상사몽’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3.11.1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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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지방식 고집 서울시
現거주민 모두 임대아파트
입주

환지방식 반대 강남구
대토지주에 막대한 개발 이익

100%공영개발 주장 마을자치회

위장전입가구 먼저 색출해야

환지방식 주장 주민자치회

토지양도받아 내아파트 마련

<헤럴드경제 이진용기자>...서울 강남의 무허가 판자촌 ‘구룡마을 재개발’을 놓고 서울시ㆍ강남구ㆍ구룡마을주민자치회ㆍ구룡마을자치회 등 모두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룡마을 재개발 방식을 환지 방식이냐, 완전 공영 개발이냐를 놓고 4개 주체 모두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 가운데 4개 주체가 기대하는 결과는 모두 달라 어떤 방식이 채택되더라도 후유증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발 방식에서 강남구와 구룡마을자치회는 100% 공영 개발을, 서울시와 구룡마을주민자치회는 환지 방식 공영 개발을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2년 8월 구룡마을을 환지 방식 공영 개발로 거주민들을 모두 재입주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는 환지 방식으로 개발하면 100% 공영 개발로 인한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지 않고도 임대보증료와 임대료를 낮출 수 있어 현 거주민 모두가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강남구는 환지 방식을 적용하면 대토지주에게 막대한 개발 이익이 돌아가 거주민들을 재입주시키지 못한다며 100% 공영 개발로 개발 이익을 환수해 거주민들을 재입주시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와 달리 구룡마을주민자치회는 대토지주와 토지신탁을 통해 약속한 토지를 무상으로 양도받아 임대아파트가 아닌 자신들 소유 아파트를 갖겠다는 생각이다. 주민자치회 회원들은 환지 방식으로 결정되면 무상 양도를 받은 땅을 담보로 건축비를 대출받아 아파트 건축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주민단체인 구룡마을자치회는 현재 주민등록에 등재된 주민 중에는 타워팰리스에 거주하는 사람, 검사, 변호사도 있다며 이들의 투기 목적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100% 공영 개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룡마을자치회 이영만 회장은 “구룡마을에 1천150가구가 주민등록에 등재돼 있는데 현재 거주자는 800여세대이고, 빈집으로 방치돼 있는 300여가구는 딱지를 매입한 위장 전입자”라며 “불법으로 딱지를 구입한 사람들 먼저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기 목적으로 들어온 위장 전입자를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100% 공영 개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룡마을은 환지 방식이 채택돼도 민영 개발은 아니라서 토지주들이 땅을 무상으로 양도할지 알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서울시의 방식을 살펴보면 필지당 최대 660㎡까지밖에 환지할 수 없는 상황에 지난달 18일 서울시 국감에서 박원순 시장이 “공유 지분으로 아무리 많은 소유자가 있다고 해도 환지는 필지당 최대 660㎡로 제한한다”고 밝혀 전체 환지 규모를 최대한으로 잡아도 2만8천㎡에 불과하다.

반면 토지주와 구룡마을주민자치회가 맺은 토지신탁 계약서에는 ‘민영 개발 시 3만3천㎡(1만평)를 무상 양도한다’고 돼 있어 서울시가 주장하는 환지 방식으로 개발하게 돼도 토지주가 땅을 무상 양도할 가능성이 작은 상황이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토지주들도 대부분 융자를 통해 땅을 매입했으며 대한토지신탁에 담보로 설정돼 있어 이자 부담도 엄청난 상황”이라며 “그런 손실을 감수하고 무상으로 양도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토지주들은 매년 수십억원의 이자를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구룡마을 재개발이 장기화될 경우 대토지주들이 파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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