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설립인가 무효·취소된 경우 임원의 뇌물죄

오민석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산하l승인2018.10.0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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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오민석 변호사] 도시정비법 제134조는 뇌물죄에 있어 조합의 임원을 공무원으로 의제하고 있다.

정비사업조합의 조합장, 이사, 감사가 그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수수, 요구, 약속하는 등의 행위를 하면 공무원 의제조항에 근거해 형법상 수뢰죄, 사전수뢰죄, 제3자 뇌물제공죄, 알선수뢰죄, 수뢰후 부정처사죄 또는 사후수뢰죄 등의 뇌물죄로 처벌받게 된다.

조합임원에 대한 공무원 의제조항은 재건축ㆍ재개발 정비사업이 공공적 성격을 띤 사업일 뿐만 아니라 정비구역 내 토지등소유자들의 재산권 행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해 조합임원의 직무수행의 공정성과 청렴성을 확보함으로써 정비사업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하기 위한 것(대법원 2010.5.13.선고 2008도5506판결)이다.

조합임원의 뇌물죄 관련 공무원 의제는 과잉금지의 원칙이나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이다(헌법재판소 2011.10.25 자 2011헌바13 결정, 대법원 2007.4.27.선고 2007도694 판결 등).

조합임원이 뇌물죄를 저지른 후 해당 정비사업조합의 설립인가가 무효가 되었다면 이때에도 해당 임원을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정비사업조합은 관할 행정청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처분을 받은 후에 법인설립등기를 함으로써 비로소 성립하게 되고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행정주체로서의 지위가 인정된다. 따라서 행정청의 조합설립인가처분은 조합에 정비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행정주체(공법인)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는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갖는다.

토지등소유자로 구성되는 조합이 그 설립과정에서 조합설립인가처분을 받지 아니하였거나 설령 이를 받았다 하더라도 처음부터 조합설립인가처분으로서 효력이 없는 경우에는, 행정주체인 공법인으로서의 조합이 성립되었다 할 수 없고, 이러한 조합의 조합장, 이사, 감사로 선임된 자 역시 도시정비법에서 정한 조합의 임원이라 할 수 없다.

즉,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무효라면 조합장, 이사 또는 감사로 선임된 자는 도시정비법에 따라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조합의 임원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므로 뇌물죄도 성립할 여지가 없다(대법원 2014.5.22.선고 2012도7190 전원합의체 판결).

반면, 도시정비법에 따라 일정비율 이상의 조합원들이 조합 해산을 신청하거나 정비구역 지정의 해제를 신청함으로써 조합설립인가를 취소하는 경우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이때의 조합설립인가 취소는 조합설립인가 당시에 위법 또는 부당한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조합설립인가 이후 발생한 후발적 사정을 이유로 하는 것이어서 조합설립인가의 효력을 소급적으로 상실시키는 행정행위의 ‘취소’가 아니라 적법요건을 구비해 완전히 효력을 발하고 있는 조합설립인가의 효력을 장래에 향해 소멸시키는 행정행위의 ‘철회’에 해당한다.

따라서 조합원들의 조합해산신청이나 구역해제신청에 따라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되기 전까지 조합은 유효하게 존재하는 것이고 그 임원들에 대한 공무원 의제도 유지되는 것이어서 뇌물죄로 처벌이 가능하다(대법원 2016.6.10.선고 2015도576 판결).

이와 달리 조합설립인가 당시의 위법 또는 부당한 하자로 조합설립인가처분이 행정청에 의해 직권으로 취소되거나 법원의 판결로 취소된 경우, 조합설립인가 당시로 소급해 인가처분이 효력을 상실하고, 정비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행정주체인 공법인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한다고 보아야 한다.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무효인 경우와 동일하게 이 경우에도 조합임원으로 선출된 자는 도시정비법에서 공무원으로 의제하는 조합의 임원이 될 수 없어 뇌물죄로 처벌할 수 없다(대법원 판결은 없으나 부산고등법원 2014.12.18.선고 2014노578 판결은 이와 같은 취지로 판시).

덧붙여 조합설립인가처분 당시의 하자로 조합설립이 무효, 취소가 되면 조합임원에 대한 공무원 의제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뇌물죄로 처벌할 수는 없지만, 배임죄나 배임수재죄, 입찰방해죄 등의 일반 형사법 조항에 의한 범죄의 성립이나 처벌까지 면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오민석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산하  webmaster@housing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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