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소이야기>화장실이 웃는다(9)
<해우소이야기>화장실이 웃는다(9)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7.10.24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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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4 13:30 입력
  
화장실과 독서, 그리고 철학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것 외에 가장 많이 행해지는 것은 독서가 아닐까 싶다. 화장실 안에 책꽂이를 만드는 사람도 있고, 잡지나 신문 등을 잔뜩 안고 들어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대는 사람도 있다. 읽을 거리가 없이는 화장실 출입을 하지 못하는 ‘화장실 독서 강박증’에 걸린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한 동물학자는 어학에서도 천재적인 재능을 보였는데, 거의 20여 종류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외국어를 화장실에서 익혔다는 점이다.
 
“나는 화장실에서 어학 공부를 했다. 볼일을 볼 때만 외국어로 된 책을 읽어댔던 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일체 공부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화장실에서 외국어로 된 책을 계속 읽어서 이처럼 대단한 성과를 보았다고 하지만, 머리가 나쁜 사람에게는 일생을 화장실에서 보내도 불가능한 일로 보인다.
 
로케트 공학의 권위자인 한 박사도 화장실 면학파로서, 그는 화장실에 갈 때는 언제나 책을 가지고 들어갔다. 이를테면 화장실 전용도서인데, 그 책을 다 읽기 전에는 화장실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화장실에 갈 때마다 가지고 들어간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 치웠으므로 자동적으로 매번 한 권씩 책을 머릿속에 집어넣은 셈이 된 것이다. 이 정도라면 심심풀이 차원이 아니라 면학을 위한 화장실 독서라고 할 수 있겠다. 화장실에서 스포츠신문 따위를 보는 일은 집어치우자. ‘좁은 문’과 화장실! 얼마나 잘 어울리는 말인가.
 
화장실 독서가 능률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다. 정신분석학자인 칼 아브라함에 의하면, 독서야말로 화장실에서 할 수 있는 최상의 행위라고 한다. 화장실에서의 독서는 배설로 잃은 것을 보충하는 셈이며, 그 결과 심신의 밸런스가 맞춰진다는 것이다. 쓸모 없는 대변을 버리는 대신 지식을 보충한다! 참으로 근사한 일이다. 화장실에서 독서뿐만 아니라 일을 하는 사람도 꽤 많다고 한다. 여가의 활용이 아니라 본격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일본 가마쿠라 시대(1185∼1329)의 한 승려는 화장실 안에서 염불을 외웠다. ‘화장실 염불’이라고도 불렀던 이런 행위는 당시 일본 불교계에서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깨끗하지 못한 화장실에서 구도의 염불을 한다는 것은 불경한 일이라고 해서 반대파가 격렬한 항의를 했다는 것이다.
 
정신분석학자에 의하면, 신경계통의 질환자는 화장실에서 볼일보기 이외에 다른 행동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런 행동을 생산활동으로 간주하여 무척 좋아하는 것인데, 이들 신경성 질환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르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이 설에 따르면 화장실에서 신문을 보거나 외국어를 하고 독서 또는 염불을 하는 사람들은 신경증(노이로제) 증세가 농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화장실에서 신문을 보거나 독서하는 즐거움을 어떻게 말리겠나. 취향 나름이고 화장실 철학 나름이다.<자료제공 : 브리앙산업 홍보실 www.br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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