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진흥아파트 재건축 돌파구 찾았다
서초 진흥아파트 재건축 돌파구 찾았다
빗물 저류조 설치로 재건축 재개에 나선다
  • 최영록 기자
  • 승인 2014.07.15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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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대로변에 유일한 중대형 중층아파트
빗물 최대 16만톤 저장… 10년만에 사업 활기

 

 

서울 강남지역의 노른자위로 불리는 서초 진흥아파트가 본격적인 항해를 위해 닻을 올렸다. 이곳은 지난 2004년 추진위를 구성하고도 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 변경을 추진하다 서울시에 퇴짜를 맞는 등 공전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에 공석이던 수장을 새로 선출하고, 최근에는 추진위원을 충원하는 등 출항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특히 재건축단지로는 최초로 지하에 빗물 저류조 설치라는 회심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를 통해 그동안의 고충이던 침수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공공기여에 대한 반대급부로 용적률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받게 되면 보다 나은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어 사업추진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추진위만 10년째… 저류조 설치로 분위기 전환 삼성전자 서초사옥 맞은편에 위치한 진흥아파트(위원장 이윤재)는 층수 15층 7개동 규모에 전용면적 101~160㎡로 구성된 총 615가구의 재건축단지이다. 준공된 지 35년이 경과한 테헤란로 대로변에서의 유일한 중대형 중층아파트다. 이곳은 지난 2004년 5월 추진위 승인을 받으면서 재건축에 첫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지난 2010년 8월에야 안전진단 결과 D급 판정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채비를 갖췄다. 재건축에 걸음마를 뗀지 10년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그동안 사업성 향상을 위해 추진했던 용도지역 변경, 역세권 시프트 도입 등이 실패로 끝나면서 사업추진에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게다가 거듭된 위원장 교체와 다수 추진위원의 결원 등으로 추진동력까지 잃었다. 이러한 진흥아파트가 내실을 재정비하면서 다시 한번 힘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3대 추진위원장으로 이윤재 위원장을 수장으로 선출했고, 최근에는 추진위원도 충원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추진위 변경승인을 받고, 협력업체 선정을 거쳐 구체적인 사업추진 일정을 수립할 방침이다. 특히 빗물 저류조 설치 계획을 통해 사업추진에 가속도를 낼 전망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빗물 저류조 설치계획으로 사업성 개선 추진 진흥아파트가 빗물 저류조 설치를 통해 침수피해 방지는 물론 사업성 향상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진흥아파트가 위치한 강남역 주변은 장마철 많은 비가 내리면 침수되는 일이 잦다. 강남역은 인근 역삼역보다 30m 정도 낮은 저지대여서 폭우가 쏟아지면 물이 모이게 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진흥아파트 사거리 부근의 지대가 더 낮아 더욱 취약하다. 게릴라성 폭우가 내리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빗물은 서초빗물펌프장 등을 통해 한강으로 빠져 나가지만 반포천의 수위가 높아지면 빗물이 잘 빠지지 않아 상습침수가 반복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대비책으로 진흥아파트와 조금 떨어진 용허리공원에 1만5천t 규모의 빗물 저류조를 설치했다. 하지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저류조의 용량이 너무 작은데다가 진흥아파트 사거리보다 높은 위치에 설치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진흥아파트가 재건축을 통해 단지내 지하에 빗물 저류조를 설치하겠다고 자처했다. 우선 기존보다 훨씬 많은 빗물을 저장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단지내 지하주차장을 활용해 저류조를 설치할 경우 적게는 4만2천t에서 많게는 16만8천t을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추진위 측은 내다보고 있다. 나아가 진흥아파트 사거리의 지대가 가장 낮기 때문에 저류조 설치시 자연낙하 방식으로 저장할 수 있다. 서울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 초 추진위와 서울시 관계자가 협의를 진행한 결과 서울시가 저류조 확장의 필요성을 감지하면서 향후 정비계획에 반영하도록 검토하고 있다. 따라서 저류조가 정비기반시설로 인정될 경우 진흥아파트는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받을 수 있어 사업성이 보다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 “빗물 저류조 국내 첫 공공기여 공사비 줄이고 사업성 높이겠다”
이윤재 

서초 진흥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

 

 

주민들과의 소통을 철칙으로 여기고 있는 이윤재 위원장은 서울의 명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넘어가 MBA과정까지 마친 엘리트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후 국내 대기업에서 10년간 근무했고, 현재는 벤처기업 인큐베이터라는 사업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러한 그가 개인 사업을 잠시 접고 진흥아파트의 가치상승을 위해 전념하고 있다. 재건축사업을 맡아달라는 주민들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진흥아파트의 재건축사업을 맡게 된 이유는

 

우리 단지는 겨울철만 되면 파이프가 터져 대란이 일어난다. 한집이 터지면 나머지 세대들도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그만큼 재건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데 사업성 향상을 위한 용도지역 변경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난항을 겪었다.

 

위원장을 교체해 봤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큰 상실감에 빠졌다. 재건축을 접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그렇다보니 누구도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초 다수의 주민들이 추진위원으로 몸담고 있던 저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래서 사업을 잠시 휴업하고 재건축을 맡게 됐다.


▲최초로 단지내 빗물 저류조를 설치할 계획인데

 

침수피해를 막겠다는 게 최우선이다. 강남역 주변은 지대가 낮아 해마다 침수피해를 입는다. 이에 따른 피해액만 수십억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반포천까지 물을 끌어올리기에는 거리가 먼데다 비용도 만만치 않게 소요되기 때문이다.

 

현재로써는 강남역 주변에 저류조를 설치하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강남역 주변에는 대용량의 저류조를 설치할 가용토지가 부족하다.

 

강남역에서 100m 떨어진 용허리공원에 저류조를 설치했지만 지대가 높고, 용량도 적어 침수방지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강남역 부근에서도 지대가 가장 낮은 우리 단지에 저류조를 설치하면 자연낙하방식으로 대량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그래서 올 초 서울시 관계자들과 미팅해 저류조 설치 방안을 제안했다.

▲사업성 면에서는 어떤 이점이 있나

 

저류조가 정비기반시설로 인정될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받게 된다. 용적률이 상향되면 그만큼 주택을 더 지을 수 있어 사업성이 오르게 된다.

 

또 공사비를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통상 지하주차장은 공사비 부담으로 2개층만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류조를 설치하면 1개층을 더 만들 수 있는데, 이때 공사비는 시가 부담하게 된다.

 

우리 단지의 입장에서는 저류조를 설치함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를 얻고, 공사비를 절감하면서 지하층을 3개층 이상 설치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폭우가 내릴 경우에만 저류조로 사용되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저류조 설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언제 나오나

 

현재 서울시와 협의 중에 있다. 지난 1월 가진 미팅자리에서 극찬이 이어졌다.

 

서울시도 저류조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정비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협의 단계여서 구체화되지는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추진위는 향후 저류조를 설치한 것과 하지 않은 것, 두 가지의 정비계획 변경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재건축은 정말 어려운 사업이다. 지난 1년간 위원장을 수행하면서 느낀 점이다.

 

또 재건축은 분명한 ‘사업’이다. 경영자의 능력이 없으면 그 사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 최고의 경영자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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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교사 숙소·영어학원 조성 등 특화

 

 

■ 사업전략은

 

서초 진흥아파트는 재건축 완료 후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강남의 대표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지내에 외국인교사 숙소, 영어학원 등을 설치하는 특화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다.

 

인근에 외국인학교가 위치해 있고, 유명한 어학원들이 대부분 강남역에 밀집해 있다는 지역적 특수성을 착안한 것이다.


단지와 인접한 반포지역에는 덜위치 칼리지 서울 영국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는 외국인교사를 위한 숙소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게 단점이다.

 

따라서 향후 학교 측과 협의를 통해 재건축으로 공급되는 임대주택을 외국인교사 숙소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역의 특수성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현재 진흥아파트와 인접한 강남역 주변에는 수많은 어학원들이 밀집해 있다.

 

교통이 가장 편리하기 때문에 수강생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이다. 이에 따라 진흥아파트는 단지내에 어학원을 설치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하면 향후 단지의 가치를 더욱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킴으로써 분양성에도 이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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