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장애요인과 대응방안
정비사업 장애요인과 대응방안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4.12.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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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가 요즘처럼 힘든 세월이 또 있었을까 싶습니다. 재개발·재건축사업은 도시 내의 불량주거지를 효과적으로 정비하는데 유용한 수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 이유는 부동산경기 침체가 가장 클 것입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한 수익의 감소와 더불어 각종 사업비용의 급격한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입니다.


비용의 증가 중 상당부분은 주택과 도시 관련 제도의 개정을 통한 일정 수준이상의 주택을 건립하게 하는 제도에서 기인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부동산 호황기에는 문제점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공공기여에 따른 부담입니다.


도시내의 기반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재개발·재건축사업에 편승해 아무런 부담 없이 도시내의 기반시설을 확충해 왔습니다.


이렇게 조합원의 부담으로 기반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장애 요인 중에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물론 이런 제도적인 측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역시 시장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시장 여건을 제외하고 정비사업에 장애가 되는 것은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용이 증가되어 사업성이 악화되고 그래서 사업이 위축되는 악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들 중에는 먼저 각종 법률에 의한 주택과 도시부분의 성능요구에 대한 것들이 있습니다.


새로운 주택을 건설하기 위해서 주택이 보유해야하는 물리적인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여야 하겠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최소한의 기준이라기보다는 최상의 기준을 요구하는 것처럼 읽혀지고 있는 것입니다.


몇 가지만 살펴보면 주택성능인증제도, 친환경인증제도, 경관제도 등등입니다. 이런 기준들은 주택에 입주하고자 하는 사람의 경제적 능력이 충분하고 그래서 더 좋은 집을 짓기 위해서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개발·재건축조합원들 중 상당수는 이런 고급 성능의 주택을 보유하기에는 경제적 능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제도입니다.


현재의 재개발사업 구역내의 주거 환경은 대체로 열악합니다. 주택을 지은지 30~40년 혹은 그 이상 된 오래된 주거 공간에서 거주하고 있으면서 각종 시설이 불비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재개발 구역내에 거주하는 조합원들 중 상당수는 고령자이면서 저소득 혹은 소득이 전혀 없는 도시영세민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경제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재개발조합원들에게 현재의 주거공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고급주택을 짓도록 강제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제도인 것입니다.


이는 곧 이들이 재개발사업을 통해서 자기의 경제적 능력에 맞는 주택을 건립하려는 시도조차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현재와 같은 아주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계속 거주하거나 혹은 경제적 능력과 무관하게 제도와 법으로 정하고 있는 최고 사양의 고급주택을 건설하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재개발·재건축사업과 같은 정비사업으로 금전적인 이익을 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오늘날의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재개발사업이라면 열악한 주거공간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도시기반시설과 같은 공공기여도 같은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재개발구역의 현재 기반시설이 조금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대폭 확충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데 그 비용은 전적으로 영세한 조합원에게 부담시키는 구조인 것입니다.


기반시설 설치도 국가나 지자체의 재정이 넉넉하여 주민의 부담만으로 해결하지 않아도 된다면, 그것은 별개의 문제일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같이 전적으로 조합원의 부담으로만 기반시설을 확충하게 하는 것은 정비사업의 추진을 가로 막는 장애요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만일 국가나 지자체가 기반시설확충에 충분한 재정을 투자하기 어렵다면, 재개발사업구역의 기반시설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반시설의 양이 부족해서 차량통행에 조금 불편하더라도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여 쾌적한 주거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면, 차량통행의 불편을 감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주택성능과 같은 물리적인 요건충족과 기반시설의 확충은 거주하는 사람의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할 수 있지만 역으로, 이런 주택과 도시에 대한 투자를 위해 열악한 주거공간에서 거주하는 사람이 위협 받는다면 누구를 위한 주택성능 향상이고 기반시설 확충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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