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사업과 재건축사업 그리고 뉴타운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이르는가 했더니 국회는 다시 조합설립인가 등의 취소에 대한 도정법 제16조의2의 시한을 1년간 추가로 연장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지난 12월 31일 재빨리 도정법 개정안을 공포하여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3년동안 재개발사업 추진에 있어서 토지등소유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추진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 실태조사와 개별부담금의 통지 등을 지자체가 실시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추진위원회와 조합설립인가 취소가 다수 있었으며,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해제도 적지 않았습니다.

사업을 추진하던 조합과 추진위원회의 설립인가를 취소하는 규정은 2015년 1월 31일을 기해서 실효되는 것이었는데 국회가 다시 1년간 재 연장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제도 개선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사업추진이 불확실한 구역들의 추진위원회와 조합설립인가 취소 규정을 운영하고 또한 주거환경관리사업과 같은 재생사업을 시행하는 정부와 지자체는 어떤 정책방향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쯤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서울시와 같은 지자체의 재개발사업과 재건축사업을 대하는 자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서울시로 대표되는 지자체는 지자체 스스로가 계획한 정비기본계획과 정비계획에 따라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던 구역을 일부 토지등소유자의 반대가 있다는 이유로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아파트를 짓는 것보다 오히려 지금의 쇠락한 저층의 주거지역이 더 나은 것으로 인식하는듯 합니다. 즉, 아파트를 짓는 사업은 좋지 않은 사업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하기에 딱 좋은 자세입니다.

서울시 등 지자체는 재개발사업과 재건축사업 그리고 재정비촉진사업이 중단되거나 해제된 곳에서 주거환경관리사업과 같은 재생사업을 하겠다고 합니다.

정부는 재건축사업과 재개발사업에 대한 정책적 지향점이 어디인지 정확해 보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재개발사업과 재건축사업 등의 사업성 개선을 위하여 다양한 제도개선을 시행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추진위원회와 조합설립인가 취소와 같은 일몰제도의 연장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부의 재개발사업과 재건축사업 등 정비사업의 대한 입장은 합리적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즉, 사업이 어려운 곳은 중단하게 하면서 사업이 가능한 곳은 사업성을 개선하여 사업추진을 촉진하는 것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도정법의 개정으로 사업이 온탕과 냉탕을 오고 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있습니다.

서울시 등 지자체와 정부의 정책을 종합해보면 재개발사업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인식전환이 최근 들어 보다 확연해지고 있으며, 이런 인식의 전환시기에 우리가 있습니다.

이런 인식의 전환시기에는 어떤 한쪽의 방향으로 결정하는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시 등 지자체의 인식과 같이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만 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부동산경기 등의 제반 여건이 보다 분명해져야 할 것인데 현재는 대단히 불확실한 시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일부 지방재개발사업들의 일반분양에서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는 결과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사업들은 사실상 장기간 지연된 곳이 적지 않았던 것입니다.

지난해의 분양결과만을 가지고 정비사업 시장을 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사업이 지지부진 하였다 하더라도 장기간 기다리면 좋은 결과를 얻어 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전환기에는 빠른 의사 결정보다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보이게 될지 모릅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불필요한 사업비의 지출만 늘어난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지출을 최소화 하면서 어떤 결정이 자기구역과 자신의 재산 그리고 도시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전화시기에 적절한 대응전략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