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조합 임원 은밀한 거래 관행 끊어라
시공사·조합 임원 은밀한 거래 관행 끊어라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5.01.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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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이 살아나면서 그동안 멈춰있던 재개발·개건축 현장들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참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너무 오랜 기다림 탓일까?


시공사와의 본계약 협상 과정에서 조합 임원들이 부지불식간에 시공사에게 부당 이득을 챙겨주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이에 분노한 조합원들이 조합 임원들을 업무상배임죄로 고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본지는 우연히 고소장에 첨부된 부전지를 입수하였다. 고소를 대리한 변호사가 검찰의 직접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듯하여 원문을 그대로 실어본다.



사건 배당 담당자께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조합장, 이사, 감사 등 조합원들에 의하여 선출된 임원들은 자신들을 뽑아 준 조합원들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조합의 특성상 조합원들은 조합을 대표하는 조합의 임원들이 어련히 알아서 잘 했거니 믿고 그들이 제시하는 총회 안건에 찬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조합 임원들은 자신들을 믿고 의지하는 조합원들의 신뢰에 부응하기 위해 항상 연구하고 고민하며 어떻게 하면 조합원들에게 더 좋은 아파트를 더 싸게 공급할 수 있을지 모색해야 합니다.


그러라고 조합원들은 조합장과 상근이사들에게 급여를 주고 회의비와 감사수당 등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조합 임원들은 업체들이 제공하는 향응에 눈이 멀어 조합원의 이익을 챙기기보다는 업체들의 농간에 놀아나 그들의 이득을 부풀려 주기 일쑤입니다.


이 사건 조합의 경우 시공사와의 본계약 협상을 위해 협상위원회가 꾸려졌습니다. 조합 임원들이 위원장을 맡고 협상위원으로 활약하면서 수 차례의 협상을 거쳐 타협안을 도출해 냈습니다. 이들이 도출해낸 협상안은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거쳐 총회에 상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총회책자에는 시공사 선정 당시에 비해 뭐가 어떻게 변했는지 전혀 설명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조합원들은 “이사회와 대의원회에서 어련히 알아서 잘 만들었겠지”하며 이들을 믿고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통상 시공사 직원들이 조합의 임원들과 대의원들을 관리합니다. 시시때때 선물을 보내고 술과 밥을 사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 사건 조합의 경우에도 시공사 직원들이 임원들과 대의원들을 구워삶아 자신들에게 유리한 도급계약서를 통과시킨 것이 분명합니다.


조합을 관리하는 시공사 직원들은 조합장과 이사, 감사, 대의원을 구분하여 각자의 격에 맞게 대접하며 이들이 시공사에 협조하게끔 만들어 버립니다.


특히 사업시행인가가 나고 분양신청이 끝난 후 본계약 협상을 할 때 더 많은 신경을 씁니다. 계약서의 조건 하나 하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억원씩 왔다갔다하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 조합의 경우 본계약 체결 과정에서 시공사가 입찰 참여 당시보다 무려 215억이 넘는 이익을 챙겼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항목만 이러하니 꼼꼼히 살펴보면 시공사가 챙긴 이득은 훨씬 많을 것입니다.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임원들이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며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면 시공사가 이런 장난질을 할 수 없습니다. 조합 임원들이 이를 묵인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이 떠 안게 됩니다. 아무 것도 모른 채 각자 수천만원의 손해를 당하는 것입니다.


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시공사 선정 당시의 입찰제안서와 도급계약서 등 서류들을 분석하고 수치를 계산하는 등 상당히 어려운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특히 재개발조합의 공사도급계약서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에는 전문적인 법률 지식이 필요합니다.


이 사건을 일선 경찰서 수사관들이 담당하는 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무리가 따를 것인 바, 이 사건을 경찰서로 내려 보내지 마시고 검찰에서 직접 수사해 주셨으면 합니다.


특히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분이 담당하시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노련한 시공사가 조합 임원들을 농락하여 많은 이익을 빼 먹고 조합원을 등치는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마치 대학생이 초등학생을 데리고 노는 것과 같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로 손실을 많이 본 시공사들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조합을 쥐어짜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 과정에 수백명의 조합원들이 집단적인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현재, 비슷한 현장들이 매우 많습니다. 재개발·재건축을 수주한 시공사들이 모두 암묵적으로 비슷한 행태를 보이며 조합원들을 등쳐먹고 있는 상황이 만연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 피해액이 수백명의 조합원들에게 분산 배분되다 보니 폐해가 커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아무쪼록 이 사건이 재건축·재개발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시금석이 될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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