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도급 가계약이 본계약 체결 강제하나
공사도급 가계약이 본계약 체결 강제하나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5.01.2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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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수 법무사
한국재개발·재건축연구소장

 

일반적으로 거래를 하다보면 정식의 계약체결에 이르기 전에 당사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합의들이 ‘가계약’이라는 형태로 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계약이란 말 그대로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임시로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규율하기 위한 합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계약의 법적 성질과 효과에 대하여는 그 규율하는 내용과 구속력의 정도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일의적으로 명확하게 파악하기는 쉽지 않으나, 우선적으로 계약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계약서에 기재된 의사표시의 해석을 통하여 나타나는 당사자의 의사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계약당사자들이 장차 계속되는 교섭의 기초로서 작성한 것이고 장래의 교섭에 의하여 수정될 것이 예정되어 있어 주된 급부의 중요 부분이 확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준비단계의 계약으로서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기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주된 급부에 관하여 대략의 합의가 이루어져 당사자가 임의로 본 계약체결을 파기할 수 없는 상태에 있다면, 이는 예약 또는 조건부 계약으로서 가계약 자체만으로도 독자적인 법적 구속력을 인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사자들이 기본계약이나 가계약에서 장차 일정한 계약을 체결할 것을 미리 약정한 경우, 당사자들의 의사가 본계약의 체결을 의무 지우려는 의사였던 것으로 볼만한 사정 등이 있는 경우에 해당 합니다.

이 경우 본계약 체결의무를 부담하는 일방 당사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본계약 체결의무의 이행을 거절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채무불이행이 되고, 상대방은 그로 말미암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정비사업조합은 조합원 총회에서 시공자를 선정한 후 가계약을 체결하고 있는데, 실무상 가계약서는 마치 본계약서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을 기재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는 결국 위에서 살펴본 다양한 유형의 가계약 중 주된 급부에 관하여 대략의 합의가 이루어져 당사자가 임의로 본계약 체결을 파기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예약 또는 조건부계약으로서 가계약 자체만으로도 독자적인 법적 구속력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여지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재건축 정비사업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가계약은 그 법적성질이 예약 내지는 조건부계약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법적 구속력이 있고, 가계약서에 시간의 경과에 따른 계약실효약정 또는 실효의 원칙 등에 해당되어 실효되지 않는 한 가계약체결 후 상당한 시일이 경과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법적인 효력이 부정되지 않으며, 가계약상의 특별한 약정이나 사정변경이 없는 한 계약당사자는 본계약 체결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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