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세대의 이유 있는 내집 마련
에코세대의 이유 있는 내집 마련
  • 신대성 전문기자
  • 승인 2015.07.0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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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내놓은 검색 키워드 최근 자료 중 ‘내집 마련’이라는 키워드로 조회된 검색 수는 월간 총 8천여회다. 이중 PC를 통해 검색된 수치는 2천300여회에 불과하며 나머지 5천700여회는 모두 모바일(스마트폰)에서 조회된 수다.

모바일을 통해 검색하는 상당수는 젊은 세대들이 많다. 특히 요즘은 에코세대라 하여 2030세대들의 내집 마련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에코세대들의 부모세대가 베이비부머들이다. 1970~1980년대 고도 경제성장과 더불어 부동산으로 재산증식에 성공한 세대들의 자녀가 현재 집 장만에 나서고 있는 에코세대들인 것이다.

실제 에코세대들의 이런 행렬은 은행별 주택담보대출 추이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 신한, 하나 등 시중 4대은행의 지난 4월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세대별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30대의 대출 잔액은 1년 새 25%가 높아졌으며, 20대는 무려 46%나 증가했다.

이는 4050세대인 중장년층보다 담보대출 증가추이가 높다는 것이 은행측 설명이다. 주택담보대출이 많아졌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이들 세대들의 내집 마련 행렬이 길어졌다는 의미다.

2030세대들은 집을 사는 대신 전세나 저렴한 월세로 살면서 집보다는 소비생활을 즐기는 쪽을 선택하는 경향이 과거에는 짙었다. 한데, 지금은 지나치게 오르는 전세부담에 밀려 집장만에 나서고 있으며, 여기에 결혼을 앞둔 20대들도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집장만은 분명 큰 자금이 소요되며 여기에는 반드시 은행 담보대출이 뒤따르게 된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가계부채가 지난 1분기를 기점으로 1천100조원이 넘어섰다는 것은 이미 새롭지도 않은 얘기가 됐지만, 지나친 가계부채 증가는 소비를 위축시키며,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을 짚어보면 지금의 에코세대들의 선택은 이유있는 선택으로 보인다.

에코세대들이 집 장만에 나서는 이유는 단순히 전세가격의 상승이 불러온 현상이라기보다 금리하락으로 인해 집주인의 월세전환이 빠르게 이뤄졌고, 세입자들은 낮은 금리를 이용한 내 집 마련으로 옮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주공12단지 전용 84㎡의 보증부 월세가는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100만원이다.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4억3천만원(KB국민은행 시세)으로, 6월 23일 현재 전세매물은 없는 상태로 집주인들이 월세만을 희망하고 있다.

월세 100만원을 금리 2.8%의 담보대출과 비교하면 4억3천만원의 이자 100만원(4억3천만원×2.8%÷12개월)과 같다. 결국 집을 사는 것 보다 5천만원을 더 부담하면서 월세를 사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코세대의 선택은 집을 사는 쪽으로 기우는 것이다. 그것이 더 이익이고, 현재 집값의 흐름 또한 상승 쪽으로 기우니 그쪽을 선택하는 것이다.

물론, 미국내수경기 호조에 따른 금리인상이 국내에도 변수로 남지만, 분명한건 미국금리가 오른다고 해서 정부가 국내금리를 아무런 고민 없이 올리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현재 가계부채는 1천100조원을 돌파한지 오래다. 가계부채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금리에 민감한 사람이 많다는 의미고, 정부가 금리인상을 하게 되면 그로인한 생활경제의 피폐에 이어 파탄에 따른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 발생을 피할 수 없다. 정부가 이런 문제를 아무런 고민 없이 풀지는 않을 것이다.

작금의 양파가격 급등에 따른 해법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양파가격은 1kg 한망에 350원 안팎, 이 때문에 농민은 시름했고 급기야 고속도로 주변에는 양파를 산더미처럼 쌓아놓아 그 악취가 코를 찌른 기억이 있다.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양파 소비를 늘리자는 캠페인이 고작이었다. 한데 올해는 어떤가. 양파 재배량을 줄인 것도 원인이지만 가뭄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아 양파 값은 작년에 비해 5배나 급등했다.

이렇게 됐다고 양파를 재배한 농민들이 돈을 벌까? 물론 작년보다는 낫겠지만 그 만큼은 아닐 것이다. 정부는 중국 등지에서 양파 2만여 톤(국내 두 달 치 소비량)을 수입한다고 22일 발표했다. 농민보다 다수의 국민, 특히 소상공인들의 아우성을 외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미국금리의 인상에도 정부가 국내금리를 신중하게 저울질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에코세대의 지금의 내 집 마련 행렬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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