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의 착시 효과
주택시장의 착시 효과
  • 박순신 (주)이너시티 대표이사
  • 승인 2015.07.1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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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전세는 구하기가 쉽지 않고 또한 월세도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주택시장이 상당히 회복되었다고 평가하는 데 무리가 없는 듯 합니다.

여기에 주택거래량도 대폭 증가하여 거래시장 자체가 정상적인 작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징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정비사업에서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과 총회에서 과열이 우려될 정도의 일들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 보면 주택시장은 호황기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주택시장에서 보여주는 이런 신호들이 사실과 다른 신호들도 있는 것은 아닌지 볼 필요도 있습니다. 즉, 긍정적인 시장분위기와는 반대로 부정적인 기류는 없는가 하는 것입니다. 만일 긍정적인 신호들과 병행해서 부정적인 신호들이 있고 그 신호의 강도가 약하지 않다면 우리가 부동산시장에 대해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야 합니다.

재개발사업과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보면 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호전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분양가격의 상승이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분양도 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택가격의 상승의 폭은 아주 일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양가 상승을 통해 사업성을 개선하기에는 여전히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주택시장이 좋아졌다 하지만 사실은 재개발사업과 같은 정비사업의 사업성 개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시공사들의 사업추진 방법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소가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최근들어 시공사들은 신규 사업의 수주를 위해서 일부 현장에서 과열 현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이 언론을 통해서 종종 회자되고 있습니다. 조합과 조합원들로 하여금 재개발사업이 정상적으로 작동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딱 좋은 신호입니다.

그러나 신규 사업의 수주에 나서는 시공사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하는 시공사는 그야말로 한손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합니다. 만일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호황기에 진입했다면 보다 많은 시공사들이 수주활동에 나서지 않을까요.

또한 시공사들이 신규사업장의 수주활동과는 다르게 기존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지역의 재건축사업을 제외하고는 재개발사업의 본격적인 추진과 분양이 기대 이하인 것입니다.

아울러 시공사들이 조합과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추진을 위해 대여하는 사업비는 여전히 동결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더욱 악화된 측면도 있습니다. 바로 조합의 사업비 대여를 종전의 사업시행인가 후에 하던 것을 아예 관리처분 이후로 미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관리처분에서 그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며, 관리처분까지 무사히 마쳐야 사업비를 대여하고 본격적인 추진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신호인 것입니다.

최근에 사업이 추진되어 분양하는 사업장의 경우 조합원분양가와 일반분양가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같거나 역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전반적으로 주택시장의 변화가 조합원에게 도움이 되고 있지 못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동안 장기간 사업추진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이제 다시 기지개를 켜고자 하는 조합과 조합원에게 지자체가 공공관리를 강화하는 것도 여전히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일부 우려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 부정적인 요인들을 시장에서 보여지는 긍정적인 신호들과 같이 들여다 보아야 할 것입니다. 긍정적인 신호들만을 믿고 사업에 대한 기대를 하였으나 실제는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긍정적인 신호와 부정적인 신호가 혼재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서 사업추진과 사업성 분석을 하여야 실수와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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