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과 민간의 정비사업 역할 구분하기
공공과 민간의 정비사업 역할 구분하기
  • 박순신 (주)이너시티 대표이사
  • 승인 2016.01.15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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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정비사업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한편으로는 2014년부터 불어온 사업 활성화가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업 활성화 시절이 지속될 것인가 하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렇게 시장의 앞날을 좀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에 공공과 민간의 역할에 대하여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정부는 지난해 도시정비법을 개정해서 제도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제도를 개선한 것 중에 가장 커다란 것은 공공관리를 공공지원으로 바꾼 것이다. 물론 공공지원이라고 명칭은 바뀌었더라도내용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커다란 변화라 할 만하다.

그리고 민간의 사업추진에 장애가 되었던 초기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서 조합설립인가 이후에 공동시행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했다. 공공시행자는 주로 건설회사가 될 것이다.

새로 도입한 제도는 정체되어 있던 정비사업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기업형임대사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형임대사업을 정비사업에 연계할 경우에 미분양리스크가 해소되어 사업추진의 커다란 장애요인을 제거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제도 도입은 결국 공공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정비사업에서의 공공과 민간의 역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크게 나눈다면 공공은 지원의 성격이 강하다 할 수 있고, 민간은 공공의 지원을 얻어서 사업을 시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틀이다.

또 많은 전문가들과 학자들은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협력적 거버넌스’라고 정의하고 있기도 한다. 협력적 거버넌스는 공공과 민간이 서로 협력을 바탕으로 사업에 필요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같이 수행하도록 하는 장치를 일컫는다 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인허가권자로의 공공의 역할은 많은 도전을 받게 된다. 사업시행에 많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어서 공공이 인허가권자로서의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게 되면 사업의 추진과 사업성에 부정적인 결과를 보이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이런 측면을 완화하기 위해서 사업절차 간소화, 인센티브의 확대 그리고 무분별한 공공기여의 요구에 대한 적절한 제한을 가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노력을 했던 것이다.
인허가권자인 공공이 맹목적인 지원기관의 역할만을 수행하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사업은 토지등소유자인 국민과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민간사업이기에 여기에 지원만을 하는 것이 꼭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공의 역할은 기존의 인허가권자로서의 역할에 한정되던 것을 지원의 측면을 강화하는 추세로 발전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원을 넘어서는 것이 민간과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업을 시행하는 민간의 입장도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민간은 사업시행이 어려움에 부딪힐 때 인허가권자인 공공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는 행태를 반복해 왔다.

그러나 이런 민원의 제기만으로는 정상적인 사업을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다. 정상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민원제기와 더불어 공공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공공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자세는 공공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데 있어서 강력한 민원보다 결코 못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공공은 민간이 민원인의 위치에서 벗어나 공공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하는 입장이 되었을 때 더 많은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협력적인 관계의 토대가 될 것이다.

협력적 거버넌스는 공공과 민간이 서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면서 서로 지원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협력적 거버넌스 체계가 작동한다면 공공은 공익만을 보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고, 민간은 사익만을 추구하는 면에서 공익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민간과 공공의 역할이 적대적일 경우에 사업추진은 난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공공과 민간의 협력과 이해만이 앞으로의 정비사업을 보다 원활하고 성공적으로 만드는 기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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