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영어 과목을 Language Arts라고 부르나?
왜 영어 과목을 Language Arts라고 부르나?
  • 김라 명대명고 기자
  • 승인 2016.02.29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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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교에서는 영어 과목을 “Language Arts”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접해 보지 못했던 표현일 것이다. www.dictionary.com에서는 “Language Arts”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The skills, including reading, composition, speech, spelling, and dramatics, taught in elementary and secondary schools to give students a thorough proficiency in using the language."

Language Arts란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중등학생들이 올바른 언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언어 능력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읽기, 쓰기, 말하기, 철자법, 연극, 작문을 포함한 과목이다. 소통을 위한 기본이 되는 능력 즉 언어 (Language)를 배우고 익혀서, 지식과 정보뿐 아니라 의사나 감정, 의사를 전달, 공유하고 논리적 사고를 형성하게 하여 또 다른 소통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언어는 예술 (Arts)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어를 통해 아름다움을 사유할 수 있기 때문에 Language는 Arts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우리의 언어 학습의 현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학교를 다니고 있는 수 많은 학생들뿐 아니라, 미취학의 어린아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심지어는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까지 영어 공부에 몰입하고 있지만, 그들의 영어 공부가 진정한 영어 공부일까 회의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태아 적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영어 공부를 하지만 진정 Arts의 경지에 오른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은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Language Arts는 진정한 소통을 위한 학습이 되어야

가장 큰 이유는 진정한 소통을 위한 영어 공부가 아니라, 시험 위주의 영어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영어 공부가 진정한 의미의 Language Arts 학습이 되려면 독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그 의미를 이해하고 용법을 이해해야 하는데, 그저 시험에 나오는 단어를 선택하여 주입식으로 암기하거나 시험 문제에 빈번하게 출제되는 문제나 문법 유형을 익혀 임기응변의 영어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영어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내의 학생들은 학기말 시험 준비를 위해, 수능준비를 위해, TOEFL 준비를 위해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런데 조기 유학하여 외국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 조차도 SAT 나 SSAT 시험 혹은 TOEFL 시험에 출제되는 문법과 용례 용법 등을 문제 풀이를 반복하여 요령을 습득하여 해결하려고 한다.

Williston Northampton의 Ara Brown 선생님과 영어 학습에 관한 토론

Williston Northampton School의 Ara Brown 선생과 AP 영어시험과 SAT 영어시험의 상관 관계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참고로 Brown은 Columbia Teacher’s College에서 석사를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교육학 박사학위 소지자다). AP English에 대해 Brown은 진정한 학생의 언어 능력을 시험할 수 있지만, SAT Reasoning Test의 Critical Reading이나 Writing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SAT 시험에서는 진정한 사유 능력을 묻지 않고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놨기 때문에 SAT Critical Reading에 맞춰 생각해야만 정답을 고를 수 있다고 한다. SAT에서는 반드시 학생들의 언어 능력을 객관적인 수치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하기에 따라 불필요하고 애매한 질문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언어 수준이 높고 창의적인 학생들은 더 복잡하게 사고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SAT 시험과 같은 표준화 시험에는 오히려 더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수한 학생들 중에는 SAT 시험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며, SAT 시험 준비를 위한 Critical Reading이나 Writing 공부는 진정한 언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SAT에는 불필요하고 애매한 문제도 많이 출제돼 SAT 점수 반영률을 줄여가는 대학도 많아

그러므로 미국의 고등학교뿐 아니라 미국의 대학에서도 SAT 시험에 대한 회의를 품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미국 대학 중에는 SAT 시험 점수를 반영하지 않거나 반영의 비율을 줄여가고 있는 대학들도 많다. 그런 이유로 필자는 Brown의 의견에 공감한다. 우리나라 SAT 학원에서는 Critical Reading 시험을 볼 때 아예 본문을 읽지 말라고 가르치기까지 한다고 한다. 우선 질문을 읽어 보고 본문으로 돌아가서 접속사 등의 용례를 살펴 답을 골라내는 문제 풀이 요령을 전수하고 있다. 이런 식의 영어 공부를 통해 진정한 Language Arts를 배울 수 있을까? 문제 풀이 요령으로 다져진 영어 능력이 진정한 Language Arts의 능력이 될 수 있을까?

문제 풀이를 통한 시험 위주의 공부로는 Language Arts의 능력 향상되기 어려워

당당하게 실력을 인정받으려면 전공 분야와 상관없이 강력한 언어 구사 능력이 필요하다. 문과는 말할 것도 없고, 수학이나 자연과학, 컴퓨터 언어를 전공하는 이과 학생이라 할 지라도 언어 능력은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기본적인 의사 소통 능력은 물론이고 정보나 지식을 습득하여 이를 체계화하고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주관을 확립해 가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평소에 영어 시간에 주어진 과제를 읽는 것과 더불어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등 전문 분야의 잡지나 신문을 읽어서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독서 능력은 글을 쓰거나 클래스에서 토론을 할 때 소중한 밑바탕이 된다. 그러므로 많은 미국의 보딩스쿨에서는 영어 수업의 목표를 단순히 언어 능력 연마에 두지 않기 때문에 영어와 역사, 영어와 미술, 영어와 철학, 영어와 사회학, 영어와 영화, 영어와 정치학, 영어와 심리학 등을 접목한 통섭 수업을 진행한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수업의 형태가 English와 History 과목을 연계한 Interdisciplinary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과목에서는 많은 분량의 읽기 과제를 주고 수업 시간에 토론의 과정을 거쳐 확립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쓰기 과제를 내준다.

평소의 독서량을 늘리고 토론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 향상 시켜야

우리나라 외국어 고등학교의 유학반 학생들은 조기 유학하여 보딩 스쿨에 입학한 학생들보다 심지어 원어민인 미국 학생들보다 더 우수한 SAT 시험 성적을 받는다. 미국에서 영어 교사를 하는 선생님은 정작 TOEFL 시험에서 만점을 받기 힘들지만, 우리나라 중학생은 TOEFL 시험에서 만점을 받기도 한다. 시험 점수에 강한 우리 나라 학생들이 정작 실력의 차이가 나는 것은 왜 일까? SAT 학원에서 죽도록 문제 풀이하여 우수한 SAT 성적을 받은 학생이 정작 Ivy League 대학에 입학하여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학습 방법의 차이다. 보딩 스쿨에서 통섭 과목을 수업을 3-4년씩 진행한 학생과 대학에 입학하여 실력 차이가 나는 것은 이런 학습 방법 때문이다.

진정한 의미의 Language Arts는 대학에서뿐 아니라 사회에 진출하여 그 실력의 차이가 심각하게 드러나게 된다. 읽고 생각하고 토론하고 쓰는 고된 훈련 과정을 이겨내야만 명문대에서 혹은 사회에 진출하여 직장에서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특정 분야에서의 전문 지식과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고 이를 정보와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확립하여 결과물로 생성하는 것일진대. 단순히 대학 진학을 위해 편법과 요령에 의존해 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Language Arts의 실력 차는 사회 진출 후 진정한 실력 차가 될 수 있어

평소 학교 과제나 읽기 교재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를 읽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이런 훈련은 어떤 상황에 처하든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발표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훈련 과정을 통해 비판적인 사고 깊이 있는 사고가 형성될 수 있고 이것이 진정한 Language Arts가 되는 것이다.
 
글. 세쿼이아그룹 박영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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