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재개발투자의 역발상
재건축 재개발투자의 역발상
  • 신대성 전문기자
  • 승인 2016.09.08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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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관리처분총회를 앞두고 조합원 피(P)가 8천만원 정도 붙은 곳입니다. 그래도 분양가는 이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얘기가 많아 지금 사셔도 몇 천은 이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서울시 마포구의 재개발구역의 물건을 취급하는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의 말로 지난 2015년 5월의 얘기다. 조합원 피(프리미엄, 웃돈)란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조합원이 가진 집을 감정 평가한 가격에 추가로 조합원이 요구하는 금액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조합원 분양가와 일반분양가는 작게는 몇 백만~수억원까지 차이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차액만큼을 피라 부르고 이것은 조합원이 가져가는 몫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조합원 분양가가 3.3㎡당 1천500만원이고 일반분양가는 1천700만원이라면 200만원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때 전용면적 59㎡(24평형)를 분양받는다고 보면 5천만원의 갭(gap)이 생긴다. 이 때 조합원이 피로 5천만원까지 요구하거나 또는 그 보다 낮은 4천만원을 자신이 소유한 주택의 감정가격에 더해 요구하는 것을 조합원 피라고 한다.

반면, 일반분양가는 분양하는 시점에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예상보다 높을 수도, 때론 낮을 수도 있는 리스크는 감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즉 조합원 피가 비싸냐, 싸냐는 일반분양가가 결정돼야 비로소 가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상 시장상황이 좋다면 일반분양가는 더 올라가고, 안 좋아진다면 낮아지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앞서 얘기한 조합원 피가 일반수요자나 투자자가 생각하기에는 ‘아까운 돈’으로 생각할 수 있다. 피라는 게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그것을 어떻게 인정하고 부르는 값에 살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이것은 엄연히 존재하고 또, 재개발 지역이나 재건축이 일반분양을 할 때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된다. 조합원 분양은 일반분양에 앞서 하게 되고 이는 로얄층 로얄동을 조합원이 먼저 차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불과 2년 전 이곳 마포구 재개발 구역의 조합원 피는 지금과 같지 않았다. 실제 이곳 재개발구역은 당시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던 곳의 조합원 피는 불과 300만~6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당시에는 부동산시장이 그리 좋지 않았던, 그래서 거래도 거의 없던 시기로 감정가격에 몇 백만원만 더 얹으면 재개발주택 및 신규주택의 분양 권리를 매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8천만원을 넘어 1억원을 웃돌고 있다. 불과 2년 새 피가 억대로 오른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재개발 지분가격도 날로 뛰고 있다.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쉽게 측정이 가능하지만 재개발구역의 지분가격은 표준화돼 있지 않아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여기서 잠깐, 생각해 봐야 할 것이 바로 ‘역발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에 보여야만 믿는다. 부동산시장은 쪼글쪼글해졌고 언제 다시 살아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재개발에 투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돈을 벌려면 남들과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해야한다. 사실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하는 주택이라고 해도 살지 못할 정도로 낡거나 오래된 것은 아니다. 5층 규모 주공아파트면 전체가 똑 같은 때에 지어졌다 할 수 있지만 재개발이나 단독주택 재건축 같은 경우 구역 내에 지은 지 오래지 않은 다세대(빌라)주택도 상당수 있다. 이 경우 시세대로 매입한 후 거주하거나 전월세를 놓으면 된다.

그 후 시장이 좋아지면 자연스레 높아지는 것이 조합원 피다. 조합원 피는 통상 부동산시장 상황이 좋다면, 사업시행인가 이후 관리처분 직전에 가격이 높게 나타난다. 반대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면 제법 저렴한 가격에 조합인가 이후 단계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조합인가에서 관리처분까지 빠르면 1년 남짓 걸리지만 이것은 시장상황이 좋을 때 얘기고, 반대 상황이라면 3년 이상이 소요된다. 그 기간 동안 시장상황은 바뀌고 음지였던 곳이 어느새 볕이 들기도 한다. 중요한 점은 어느 시기 어느 단계에 투자를 단행하느냐 하는 점인데, 명심해야 할 점은 ‘시장이 주는 시그널’을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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