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섭 연구위원-- 서울시의 ‘휴먼타운’을 주목한다
김태섭 연구위원-- 서울시의 ‘휴먼타운’을 주목한다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0.07.07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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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7 17:07 입력
  
김태섭
주거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서울시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뉴타운 등으로 인한 주택 멸실량은 신규주택 공급량을 능가하여 2011년 이후에나 주택 부족량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의 급증으로 주택 멸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수치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서울 시민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앞으로 몇 년간 전체 주택재고의 감소 또는 증가율 하락을 가져오게 될 것이고 전·월세 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재개발 전 보통의 시민이 거주하던 저층주거지의 저렴한 주택은 크게 감소하고 있으며 서민의 주거부담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2~3년후 많은 지역에 아파트를 공급하여 전체 주택재고가 늘어나면 전·월세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기본적으로 아파트란 주거유형은 고비용의 주거비를 요구하기 때문에 서민의 주거부담 완화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재개발지역 주민들은 개발 이전에는 비록 물리적으로 노후화된 주택에 거주하기는 했어도 일상생활의 기초로서, 자기실현의 공간으로서 주거지역이 가지는 의미와 기능을 향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많은 주민들이 오히려 개발로 인해 삶의 기초인 주거공간을 박탈당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주거안정이 물리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자기가 살고 있는 주택에서 안정을 누리며 사는 것을 의미한다면 가옥주는 가옥주대로, 세입자는 세입자대로 주거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부담의 증가로 자기가 살고 싶은 지역에서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뉴타운사업이 완료된 후 거주민의 80~90%가 외지인으로 채워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재정착한 사람은 별로 없고 한 두 사람은 수유리, 거 뭐 변두리로 빠져 나갔어요. 이주비 받고(……)”
대부분 세입자들의 말이다.
 
“재정착한 사람은 별로 없고 대부분 사업 중간에 다 팔고 나갔어요. 아니면 전대하고 다른 곳에서 살고 있어요. 하지만 대출비용 갚느라 생활이 고달파요.”
 
대부분 가옥주였던 조합원들의 말이다.
 
결국 개발을 통하여 지역의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지가가 오르면, 이러한 환경개선의 혜택을 보는 계층은 타지역에서 이주해 온 중산층이 대부분이다.
 
원주민들은 주택가격 및 주거비 부담능력 부족으로 사업과정에서 전매하거나 사업완료후 전대하고 다른 지역이나 새로운 불량주거지로 이동하게 된다.
 
또한 재정착한 가구도 일부가구를 제외하고는 비싼 주택가격과 주거비 부담 증가로 지속적인 경제적 불안정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서울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휴먼타운(Human Town)’을 주목하게 된다.
 
획일적인 아파트 위주의 주택공급에서 탈피하여 주민들의 부담을 줄이고 도시 주거공간의 지속 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는 신개념 주거지를 조성하는 방안이다.
 
단독주택, 연립 등 저층주거지를 보존하면서 보안·방범 및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아파트의 장점과, 골목길과 커뮤니티가 살아있는 저층주택의 장점이 하나로 통합된 신개념 저층주거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휴먼타운 조성을 통해 △재개발로 인한 저층주거지의 멸실을 줄이고 △주거유형 다양화 실현 △저층주거지의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개선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서울시의 생각에 더하여 주민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 하는 방향에서 서울시의 계획이 이루어진다면 주민의 주거안정은 휴먼타운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휴먼타운은 3가지 관점에서 실험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즉, 서울시의 도시관리적 측면과 주민의 진정한 주거안정 실현, 그리고 아파트단지와 비교한 실질적인 주거가치의 변화 등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모든 저층주거지를 휴먼타운으로 조성할 수는 없다. 지역 선정 기준에 의해 가능한 지역과 불가능한 지역이 구분될 것이다. 따라서 재개발사업이 필요한 곳은 재개발사업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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