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청구소송 전 가처분의 필요성
매도청구소송 전 가처분의 필요성
  • 이학수 법무사/ 한국재개발·재건축연구소장
  • 승인 2016.12.22 1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처분이란 금전채권 이외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한 확정판결의 강제집행을 보전(保全)하기 위한 집행보전제도를 말하며 이는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과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으로 나뉜다.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이란 채권자가 금전 이외의 물건이나 권리를 대상으로 하는 청구권(매도청구권)을 가지고 있을 때, 그 강제집행시까지 다툼의 대상이 멸실·처분되는 등 사실상·법률상 변경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다툼 대상의 현상을 동결시키는 보전처분이다.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에는 부동산의 처분금지 가처분이 대표적이고, 이는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의 청구권을 가지고 있을 때 소유자가 타인에게 소유권 이전, 저당권, 전세권, 임차권의 설정 그밖에 일체의 처분 행위를 못하도록 금지하는 처분이다. 특히 재건축조합이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처분금지가처분 등을 대부분 하고 있다.

재건축조합이 처분금지가처분 등을 하는 이유는 매도청구권을 행사하여 승소판결을 받아 집행권원을 확보하고 강제집행을 통해 재건축조합 앞으로 소유권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특히 매도청구소송의 변론이 종결되고 이후 채무자가 소유권을 다른 자에게 이전할 경우 매도청구소송에서 승소했더라도 그 확정판결로는 신 소유자에게 강제집행을 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판결의 효력 중 기판력과 연관이 된다.

기판력이란 확정된 종국판결의 내용이 가지는 후소에 대한 구속력을 말한다. 즉, 확정판결을 통해 청구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지면 후소에서 동일한 사항이 문제되더라도 당사자는 그에 반하여 되풀이해 다툴 수 없고, 법원도 그와 모순·저촉되는 판결을 해서는 안 된다는 효력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매도청구소송에서 변론이 종결되고 이후 채무자가 소유권을 다른 자에게 이전할 경우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와 관련된 문제인데 기판력은 소송의 당사자에게만 미치고 제삼자에게는 미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분쟁해결의 실효성을 위해 특별한 규정(민사소송법 제218조 등)이 있는 경우에 한해 당사자 이외의 제삼자에게도 기판력이 미친다.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은 “확정판결은 당사자, 변론을 종결한 뒤의 승계인(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한 뒤의 승계인) 또는 그를 위하여 청구의 목적물을 소지한 사람에 대하여 효력이 미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계쟁물(부동산)의 승계인 경우에는 소송물이 물권적 청구권인지 채권적 청구권인지에 따라 그 결론이 달라진다.

이에 대해 대법원 판례는 “소유권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를 명하는 판결이 확정된 후에는 피고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자는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으로 보나(대법원 1980.5.13.선고, 79다1702, 판결), 전소의 소송물이 채권적 청구권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인 경우에는 전소의 변론종결 후에 그 목적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은 사람은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3.5.13.선고, 2002다64148, 판결)라고 판시한 바, 채권적 청구권인 경우에는 변론종결 후 승계인에 해당되지 않아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전소의 청구권이 물권적 청구권인 경우에는 판결이 확정된 후에 피고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자는 변론종결 후 승계인에 해당되어 전소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므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그 승계인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재건축조합의 매도청구소송의 소송물은 채권적 청구권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므로 변론종결 후 피고가 자신의 소유권을 다른 자에게 이전하게 되면 매도청구권에 기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하는 확정판결로는 강제집행할 수 없고, 새로운 소유자를 상대로 다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가처분을 미리 해 둠으로서 재건축조합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해야 한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