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전세가율’ 혼동 말아야
‘전세가·전세가율’ 혼동 말아야
  • 신대성 전문기자
  • 승인 2017.01.2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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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전세가의 비율은 집값의 40~45%가 비교적 안정적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집값이 3억원일 때, 전세가는 1억원 안팎이 적당하다는 얘기다. 이는 집값이 물가상승률 만큼 상승 해주고 이에 따라 전세가도 그 만큼 오른다면 집을 가졌거나 전세를 살거나 모두 만족하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나타난 현상은 집을 사야할지 아니면 전세로 남아 있어야 할지에 대한 결정을 어렵게 만든다. 서울과 위성도시라 할 수 있는 수도권의 평균 전세가율은 75% 안팎이며, 일부 지역 특히 서울 성북구의 경우 80% 이상, 특정 아파트는 90%를 훨씬 초과하는 거래를 보인 때가 지금까지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사항이 있다. 2014년 8월부터 서울의 전세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 강동지역을 중심으로 송파, 강남, 서초까지 강남4구라 일컫는 지역의 전세가율이 낮아지고 있다.

이것을 두고 매스컴에서는 전세가율 하락의 전조현상이라는 등 말하고 있지만 사실 그 속을 들춰보면 그리 이상한 일도 또, 실제 전세가가 하락했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아진 것이지 가격이 낮아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일부에서 전세가가 낮아지기도 했지만 그것은 전체적인 현상이 아니다.

강남 주요 지역들의 전세가율이 떨어진 것은 송파 강동과 인접한 위례신도시와 강변미사지구의 입주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 지역과 그리 멀지 않은 송파와 강동의 전세난민들은 날로 치솟는 전세부담을 낮추기 위해 경기지역 신도시로 옮겨갈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사람들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다시 가격은 낮아져야 했지만, 실제 전세가격에 비해 더 크게 전세가율이 하락한 것처럼 보인 이유는 집값이 올라 전세가율 격차를 벌려놨기 때문이라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전세가가 안정적인 현상을 보인다고 생각할 때 집값이 뜨기 시작했다. 특히 강남, 서초, 송파의 재건축대상 아파트인 은마아파트, 신반포(한신)아파트, 잠실주공5단지아파트 등 주요 아파트의 집값이 크게 올랐지만 전세가는 제자리걸음을 했고 이 때문에 전세가율 하락이라는 통계가 나온 것이다.

부동산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은 사람이라면 매스컴에서의‘전세가율 하락’이라는 말만 듣고 “이제 전세값이 떨어지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전세가율이 낮아지고 있으니 당연히 전세 부담에서 해방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솔직히 잘못됐다. 지난 2004년 이후의 서울 대부분 아파트의 전세가 상승 또는 하락의 그래프를 비교해 봤을 때, 전세가가 하락한 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외에는 크게 없다. 전세가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때는 집값이 오를 때이며, 집값이 떨어질 때는 오히려 전세값이 요동을 쳤던 것이 과거의 주기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실제 20여년 전인 1997년 우리나라는 IMF의 시대를 맞았다. 국내에 몰려온 최초의 경제위기로 당시 금리는 연 30%를 넘나들었다. 이 시기에는 잘나가는 삼성전자조차 돈줄이 막히는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당연히 부동산은 곤두박질 칠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됐다. 1억원을 빌리면 한 달 이자가 250만원이었던 상황인데 어느 누가 고리대금 수준의 금리를 감당하면서까지 집을 사겠는가.

역시 전세가도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IMF와 글로벌금융위기라는 몇가지 특이사항을 제외하면 집값과 전세가는 늘 상승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집이 있어야 한다 또는 없어도 된다”가 아니라 적어도 인간다운 삶을 살려면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해야 가능한데 그 시작이자 중심은 집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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