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토엔지니어링 여춘동 대표>맞춤형 도시재생을 위한 제언
<인토엔지니어링 여춘동 대표>맞춤형 도시재생을 위한 제언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0.03.26 03: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0-03-26 13:34 입력
  
여춘동
인토엔지니어링 대표
 

‘도시재생’은 ‘도시(都市)’와 ‘재생(再生)’의 합성어로 영어로는 ‘Urban regeneration’이라 부른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선진국 도시의 경제재건 과정에서 급속한 도시 확장이 이뤄졌고, 그에 따른 도심공동화 현상 등의 도시문제들이 발생하면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쇠퇴해 가는 구도심의 물리적인 측면을 기반으로 사회적·경제적·문화적·환경적 측면들도 함께 고려해 도시를 새롭게 부흥시키자는 것이다.
 

도시재생 정책을 먼저 도입한 곳은 영국 런던의 도클랜드 지역으로 도시재생의 가장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도클랜드는 제조업의 쇠퇴로 항만의 창고, 부두, 사무시설이 거의 폐허가 되었으나 1978년 도시재개발법을 토대로 1981년 LDDC(런던도클랜드개발공사)를 출범시켜 민자유치를 통해 본격적으로 개발했다. 도클랜드는 단순히 물리적 성장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을 지속적으로 도모했고, 개발 후에도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당시 3만9천명이던 인구를 1998년에는 8만4천명으로 늘어나게 해 도시재생과 일자리창출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지난 2006년에서야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촉진지구(일명 “뉴타운” 이라고도 함)라는 이름으로 도시재생이 시작됐다. 그러다보니 아직까지 일반인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도 도시재생에 낯선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도시재생을 마치 재개발·재건축으로만 이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동안 도시재생이 건물만 짓는 물리적인 측면에만 치우쳐 온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각각의 도시재생사업들도 상호 연계나 위계를 부여받지 못하고 정치적 요구에 의해 즉흥적으로 지정되고 개발되는 문제점도 노출하고 있었다.
 
따라서 바람직한 도시재생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로 도시재생유형을 구분하여 접근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첫째, 주거재생 유형이다. 주로 주거지역을 재생대상으로 하며 최근 우리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거지중심의 뉴타운(주거지형 촉진지구)을 정비·개발하는 유형이다. 소위 기성시가지내 점(點)적인 재개발·재건축을 주변지역의 여건과 기반시설과 연계해 광역적 차원에서 도시를 재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주거재생은 오랫동안 유지돼온 동질 생활권단위의 지역커뮤니티를 유지·발전하거나 원주민 재정착을 근간으로 노약자 및 저소득층 등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통합적의미의 도시재생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상업재생 유형이다. 종전에 상업활동이 활발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의 원도심을 상업중심의 뉴타운(중심지형 촉진지구)으로 정비·개발하는 유형이다. 영국의 재생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도시를 재생함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그곳에서 살아왔던 사람은 물론, 향후 살아가야할 사람들을 위한 경제활동 터전 마련에 도시재생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셋째, 산업재생 유형이다. 지방 중소도시에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아 점점 쇠퇴하고 있는 도시 내부의 산업지역을 부흥시키고자 하는 정비·개발 유형이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 중소도시 내부에 산재해 있는 기존의 준공업지역 및 공업지역을 미래지향적 산업으로 체질개선하려는 의미의 도시재생이라고 할 수 있다.
 
넷째, 환경재생 유형이다. 그동안 방치되어온 문화유산과 훼손된 자연환경을 되살리자는 차원에서 복원과 자연의 원상회복 개념을 포함하는 정비 유형이다. 이는 주변의 문화재나 옛 성곽 등 역사적 의미를 지닌 것들에 대한 복원을 포함해, 옛 능선이나 하천 등 자연적인 요소들을 복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옥보전, 서울성곽복원이나 청계천, 4대강 살리기 등이 환경재생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연계복합재생 유형이다. 신·구시가지의 기능중복의 문제와 도시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상호간 연계와 용도의 복합을 통해 정비·개발하는 유형이다. 연계복합 재생시 주지해야할 점은 상기 각 분야별 재생이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 연계되는 복합적 재생이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재생은 물리적인 측면과 사회·경제·문화·환경 측면 등 한 측면이라도 간과해서는 도시재생을 완성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수도권은 수도권 도시에, 지방은 지방 중소도시에 맞는 도시재생수단을 작동시켜야 명실상부한 맞춤형 도시재생이 이뤄질 것이다.
 
결국, 맞춤형 도시재생이면서 바람직한 도시재생을 위해서는 도시를 만들어가는 수많은 주체들이 ‘재생’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미래지향적이고 바람직한 한국형 도시재생의 목표가 무엇인지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한다. 단순히 몇 몇 전문가나 자치단체 차원에서의 이해와 인식이 아니라, 국가정책 차원에서 정부가 홍보와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