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피플 임화균 조합장>“저층아파트 재건축이 1차 함수라면 중층은 5차 함수”
<하우징피플 임화균 조합장>“저층아파트 재건축이 1차 함수라면 중층은 5차 함수”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0.02.25 0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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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5 11:13 입력
  
용적률·세대수 증가율에서 분담금·로얄층 배정 등 차이 커
사업에 대한 이해·조합원 홍보 등 실상 제대로 알아야 원활
 

임화균   
진달래3차 재건축 조합장
 

“중층아파트 재건축사업과 저층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서로 다른 별개의 사업으로 이해해야 한다. 중층아파트 재건축은 저층아파트 재건축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한 변수들 속에서 사업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을 시작한 지 9년 만에 입주가 진행 중인 진달래3차의 임화균 조합장이 중층아파트 재건축사업 추진에 대해 살아있는 경험담을 조언하고 나섰다.
 

그의 주장 요지는 중층아파트 재건축사업과 저층아파트 재건축사업을 동일하게 바라보면 안 된다는 것이며 훨씬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두 사업은 동일한 것 같다. ‘재건축’이라는 동일한 용어를 사용하고 근거법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으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두 사업은 다르다.
 

임 조합장은 “중층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시작하면서 저층아파트 재건축사례만을 맹신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지난 2001년부터 중층아파트인 진달래3차 재건축사업을 진행해 지난해 12월 말 공사를 완료하고 현재 입주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중층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어떤 동기로 시작됐나=주변 지역의 저층아파트 재건축사업을 바라보면서 시작됐다. 인근 지역의 저층아파트 단지가 재건축사업을 시작하면서 실제 인·허가가 나오고 그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목격한 주민들이 재건축사업을 추진하자는 얘기를 내놓으면서 시작하게 됐다. 현재 주변 지역 중층아파트가 거의 모두 이러한 계기로 시작됐을 것이다.
 

▲왜 저층아파트 사례를 참고하면 안 되나=저층아파트 재건축 사례를 참고만 하되 전적으로 따르지 말라는 말이다. 오히려 중층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새로운 영역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저층아파트 사례를 참고하면서 중층아파트 재건축을 준비한다. ‘재건축’이란 용어도 비슷하고 근거법도 같으니 저층재건축 사례를 참고하면 중층아파트 재건축에 적합한 모범답안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중층아파트 재건축사업과 저층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완전히 다른 사업이다. 중층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중층아파트에 적합한 새로운 마인드로 접근해야 한다.
 

▲저층과 중층 재건축사업의 구조가 얼마나 다른가=저층 재건축사업은 비교적 간단하고 중층 재건축사업은 복잡하다. 직접적 이해관계자들이 발생하는 재건축사업은 사업의 복잡한 정도가 높을수록 사업 추진속도는 느려진다. 조합원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동의를 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형태의 구조를 봐도 그렇다. 기존 5층 소형평형에서 20층 안팎으로 건축되는 저층 재건축사업과 기존 12층 중소형 평형에서 20층 안팎으로 건축되는 중층 재건축사업을 비교해 보면 답이 나온다. 저층 재건축사업은 종전에 비해 용적률 차이가 크고 세대수 증가율도 크다. 따라서 저층아파트 재건축에서는 기존 10평 내외의 소형평형 조합원들이 재건축 후 갈 수 있는 평형도 넉넉하고 분담금도 낮았다. 따라서 비로얄층 세대에 배정되는 조합원들은 극히 적으며 그에 따른 반발심도 적다. 반면, 중층아파트는 정반대다. 중층 재건축사업은 종전에 비해 증가하는 용적률 차이가 적고 세대수 증가율도 적다. 반면 종전 면적이 20~30평대이기 때문에 향후 입주 평형은 최소한 기존 평형보다 커야 하는 크나큰 어려움을 안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남향이 아닌 동향 및 저층 등 비로얄층에도 배정되면서 조합원들의 반발이 커지게 돼 사업이 더 어려운 것이다.
 

▲원활한 중층아파트 재건축사업 추진 방법은=보다 많은 변수들을 감안해야 한다. 종전 저층 재건축사업은 간단한 사업이었다. 종전 자산가치 산정 방법만 보더라도 그렇다. 저층아파트의 경우 단순히 대지면적을 기준으로 종전 자산가치 산정을 했다. 교과서적으로 보자면 저층이라 하더라도 층과 향에 대한 별개의 평가를 했어야 했지만 실무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조합원들도 그런 것을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중층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는 보다 면밀하고 정확한 기준들이 필요하다. 종전 자산평가시에도 훨씬 많은 변수들이 필요하다. 면적과 함께 층과 향에 따라 조합원들의 종전 자산가치가 달라진다. 그만큼 조합이 해야 할 일이 많고 알아야 할 일도 많아졌다. 조합에서는 이런 세세한 내용에 대한 준비와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후배 조합장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은 말은=저층아파트 재건축사업이 1차 함수라면 중층아파트 재건축사업은 4~5차 함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합장이 치열하게 관련 지식 습득에 매진해야 한다. 조합장의 치열한 지식습득이 사업성공의 관건이다. 조합장의 결재가 이뤄져야 모든 일이 진행된다. 하지만 ‘알고 하는’ 결재와 ‘모르고 하는’ 결재의 차이는 크다. 복잡하고 빡빡한 사업계획의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이 알고 조합원들을 이해시켜야 한다. 조합원들에 대한 교육과 홍보도 필수다. 아직도 많은 중층아파트 조합원들이 저층아파트 재건축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걱정스럽다. 조합원들에게 현실을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보다 원활한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게 만드는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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