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남상철 소장>리모델링 산업이 고전하는 까닭은…
<시론 남상철 소장>리모델링 산업이 고전하는 까닭은…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0.02.04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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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4 11:21 입력
  
남상철
현대종합설계 소장
 

국내 리모델링 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적이 있었다. 2006년 말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고, 리모델링 조합설립인가의 동의율 완화와 리모델링 허용연한이 낮아지면서부터다.
 

이 때 사업이 진행된 곳으로 압구정동 대림 아크로빌과 방배동 궁전 예가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아파트단지들은 국내 리모델링 산업의 선두주자로 조명을 받으며 업계의 큰 기대를 모았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0년 현재, 상황은 많이 어려워졌다. 그 때 사업을 시작했던 서울과 수도권 등지의 많은 아파트 단지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최초 사업 추진 당시의 기대와는 달리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재개발·재건축 규제정책이 완화되면서 구분소유자들이 리모델링 사업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갈팡질팡하고 있는 리모델링 제도에 따른 사업 장기화 상황도 소유자들의 리모델링 사업 이탈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현재 리모델링 시장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요 이슈는 크게 △허용 용적률 완화 △수직증축 및 가구 수 증가 부문으로 요약된다.
 

우선 용적률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용적률 허용 한도를 놓고 현행 법률 체계 내에서 충돌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주택법〉은 전용면적의 30% 이내에서 용적률 완화를 허용하고 있으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에서는 용적률 최고 한도를 30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예전에 400% 용적률로 지어진 아파트들은 갈길을 잃었다. ‘증축’이라는 유인책이 없는 상황에서 구분소유자들은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하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재건축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종전 용적률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국계법〉에 의한 무조건적인 용적률 제한 주장에는 과거 주택 정책에 의해 만들어진 아파트들에 대한 고려가 없는 것이다.
 

용적률 문제는 또 있다. 소형아파트의 증축범위 문제다. 소형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리모델링 역시 그 기준을 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10평 내외의 소형평형 아파트의 경우 단지 3평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직증축 및 가구 수의 증가 부문도 현행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의 화두 중 하나다. 수직증축 및 가구 수 증가 허용은 리모델링의 사업성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이를 놓고 조합에서는 리모델링 비용 절감을 위해서 가구증가 및 수직증축이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토해양부에서는 구조적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리모델링 아파트를 재건축 아파트 보다 열등한 주택이라고 생각하는 선입견 때문이다. 사실상 결과로만 따져 본다면 두 사업은 차이가 확연하다. 우선 평면 측면에서 볼 때 재건축이 리모델링보다 자유롭다. 라멘 구조는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벽식 구조 아파트는 리모델링 후의 평면이 재건축 평면보다 좋을 수 없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최신 트렌드가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기존에 살던 집보다 불리한 조건의 집이 만들어 질 수도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재건축보다 변수가 많아 이익을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위와 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 사업은 계속 진행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친환경 건축의 첫 발이 리모델링에 있다는 것 역시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산업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시킬 수 있는 사업으로 지구 환경보전에 기여할 수 있으며, 건물 수명 연장으로 환경폐기물의 발생도 억제할 수 있는 바람직한 건축방식이다.
 
따라서 리모델링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관점의 변화가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주민, 조합, 업계 등 다양한 주체들이 서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정부 역시 최근에 저탄소 녹색성장전략에 눈을 돌리며 각종 제도를 준비 중에 있다. 리모델링 산업에 대한 도전은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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