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서 도시와 재개발에 관련된 주요 이슈들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우리 도시가 처해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주택에 대한 논의를 제외할 수 없다.
재개발사업은 궁극적으로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도시에서 왜 주택이 중요한 이슈가 되는 것일까? 우리나라 도시의 주거지는 시가화 지역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 이외의 용도지역으로 상업과 공업 그리고 녹지가 차지하고 있다. 도시에서 주거지역이 차지하는 면적이 절대적이다. 그래서 주거지의 노후 문제는 결국 주택에 대한 문제로 귀결되는 형태를 보이게 된다.
도시의 쇠퇴를 진단하는 여러 지표 중에는 인구감소와 노후불량건축물이 포함되어 있는데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쇠퇴한 지역 내의 주택이 공가로 변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재개발구역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도시의 쇠퇴문제는 곧 주택의 노후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새로운 주택의 공급을 필요로 하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도시재개발이 주택의 공급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며, 이런 밀접한 관련을 보여주는 지표가 주민들의 재정착률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도시의 문제 대부분은 주택과 주거의 문제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주택의 문제는 도시의 일부분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지만, 주택이라는 별개의 중요한 사회적 이슈이기도 하다. 주택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것은 주택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기능에서 기원되는 측면이 적지 않는데, 도시지역의 쇠퇴지역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의 주거문제를 주택문제로 접근할 수 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저소득층의 주택문제를 다루는 경우에는 대개 주거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도시쇠퇴 문제는 주택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고, 주택의 문제는 주거복지와 관련되어 있어 아주 복잡한 퍼즐과 같은 것이라고 할 만하다.
도시와 주택 그리고 주거복지와 같은 복잡한 문제들이 함께 얽히고 설켜 있는 사업이 재개발사업과 도시재생사업이다. 그러니 재개발사업과 도시재생사업을 한다고 하면 그동안 수면 아래에 숨겨져 있던 이런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들이 일시에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였고, 제도를 개선하였으나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문재인정부는 도시재생뉴딜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MB정부의 4대강 사업과 비견되는 큰 변화이다. 우리 도시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도시가 그리고 도시내 쇠퇴지구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으면서, 도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도시재생뉴딜정책도 앞에서 언급했던, 주택과 주거복지 문제는 비켜가기 어렵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반드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재개발사업에 있어서는 주택 문제와 주거복지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았고 그래서 많을 갈등이 있었다. 그런 갈등에 필요한 비용 대부분을 재개발조합이 부담하도록 하면서 재개발사업이 추진되어왔다. 그렇지만 도시재생사업은 재개발사업처럼 대규모로 추진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저소득층에 대한 주거안정과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원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하고, 이것은 국가가 부담해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집주인이거나 세입자이거나 도시내 쇠퇴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저소득층이 다수이다. 이들의 주거안정은 도시문제이면서 주택문제이고, 주거복지 문제인 것이다. 이를 더 이상 재개발조합이나, 집주인인 조합원에게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안된다.
문재인정부의 도시재생뉴딜정책으로 우리 도시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지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 사실 도시재생뉴딜정책이 그동안의 도시재생사업 혹은 도시정비사업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과 전문가들은 도시재생뉴딜사업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도시재생뉴딜정책이 가져올 도시의 변화 속에서 도시의 쇠퇴한 지구내의 재활성화와 새로운 주택의 공급과 정비 그리고 저소득층의 주거복지까지 풀어내는 어려운 과제를 잘 해결해 내기를 기대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런 복잡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전략으로 접근해야 만이 새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뉴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호응도 높을 것이며 성과를 거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