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허용회 감정평가사>정비사업 공공관리자 제도 선결 과제
<시론 허용회 감정평가사>정비사업 공공관리자 제도 선결 과제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9.08.19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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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9 15:45 입력
  
허용회
(주)하나감정평가법인 대표이사
 

서울특별시는 지난 7월 1일 정비사업에 대한 공공관리자 제도의 전면도입을 선언하였고, 성동구청장이 7월 31일 성수 전략정비구역(4개지구)에 대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 입찰공고를 하고 나섰다.
 

관련법이 개정되기도 전에 공공관리자 제도의 시범실시를 본격화 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전반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의 난립과 동의서의 매수·매도 등 부당한 업무처리 방지 및 가중되는 주민부담 감소 등을 위하여 공공(성동구청)이 직접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입찰공고안은 공공관리자의 업무를 지원하는 정비사업관리업체를 공정하게 평가ㆍ선정하는 기준을 담고 있으며, 이 기준에 따라 정비사업관리업체는 입찰에 참여하게 되며, 구청장은 동 기준에 따라 평가하여 공공관리자 제도에 적합한 정비사업자를 선정하게 되어 있다.
 
정비사업관리업자 선정기준은 △업체현황(업체의 인력, 유사실적, 신인도 등 재무능력) 평가 20점 △기술제안서(인력투입계획과 추진위원회 구성에 대한 세부 사업수행계획 제안서) 평가 60점 △가격평가 20점 등을 합산하여, 80점 이상인 자를 협상적격자로 선정하며, 협상순서는 고득점순으로 협상하여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 일찰공고는 공정성, 객관성 및 투명성 등의 측면에서 볼 때 몇 가지 의문스러운 점이 있다.
 
첫째, 선정기준이 너무 주관적이라는 점이다. 정량적인 평가(업체현황 평가, 가격 평가)는 40점으로 매우 낮은 반면, 주관적인 평가(기술제안서 평가)는 60점으로 너무 높아 업체선정이 주관적 판단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업체현황 평가에 대한 각 항목별 점수를 구분하는 기준도 합리적 타당성이 보다 작위적으로 만들어져서 변별력이 너무 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금번 입찰대상 과업의 범위가 추진위원회설립승인 단계까지 인데 비추어 유사용역 수행실적을 공고일기준 최근 5년간 정비사업조합설립인가된 것으로 한정하는 것도 모순이다.
 
둘째, 기술제안서 평가에 있어서 공정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느냐하는 점이다. 기술제안서의 평가는 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기술제안서 평점표를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기술제안서 평점표상의 평가항목을 보면 너무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라서 결국 평가가 평가위원들의 주관적 판단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평가위원의 자격 등 구성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이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평가결과에 대한 공정성과 신뢰성이 확보될 수 있는지도 의문시된다. 
 
셋째, 용역비의 덤핑을 유도함으로써 부실한 용역이 제공되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이번에 선정될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가 수행할 주요 과업내용은 △기초조사를 통한 토지등소유자 명부작성 △공공관리자의 위원장 등 추진임원 선출업무 지원 △주민설명회 △주민홍보 등 업무지원 △추진위원회 운영규정 작성 △동의서 징구 △조합설립추진위원회승인 신청서류 작성 등이다.
 
이러한 업무를 착수일로부터 90일내에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원과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당첨을 위하여 예정가격을 그대로 쓰지 않고 할인을 할 것이기 때문에 실제 용역비는 예정가격에 비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업체들이 공공관리자제도의 시범사업이라는 상징성을 염두에 두고 일단 당첨이 되고 보자는 식으로 최저기준으로 덤핑을 하여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사업은 현실이기 때문에 용역의 품질이나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시는 공공관리자제도의 시범사업을 한남 재정비촉진지구 등으로 더욱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공공관리자 제도의 조기정착을 위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서울시의 의지대로 공공관리자 제도가 조기에 정착되고, 소비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업체선정 등 실행하는 과정도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공정하고 투명하여야 한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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