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조경’ 연재로 본 트렌드분석
‘아트조경’ 연재로 본 트렌드분석
  • 김병조 기자
  • 승인 2009.08.19 0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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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 첨단 주거시대… 조경이 아파트 가치 결정한다
 
2009-08-19 15:09 입력
  
생태환경 중시… 다양한 녹색공간 확대
정자등 시설물 설치… 신재생에너지 역점
 
 

본지 <웰빙> 코너를 통해 연재됐던 조경 기사가 이번 호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본지는 2007년 7월 10일 76호부터 지난 124호까지 만 2년의 기간동안 모두 39곳의 아파트단지 조경을 소개해 왔다. 새롭게 변화하는 조경 트렌드를 살펴보고 참고될 만한 아이템들을 소개하자는 취지였다.

취재는 2000년 초반 개발사업을 시작해 최근 입주한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2년여 취재기간 동안 접해본 조경의 주요 트렌드는 ‘친환경’과 ‘첨단시설’로 요약된다. 나무, 꽃, 인공하천 등 친환경 아이템 도입으로 생태환경 수준을 높이고, 유비쿼터스 최첨단 시설 도입으로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도시 생활의 ‘편리함’과 전원의 ‘녹색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것이 최근 조경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입주하는 재건축아파트가 나오면서 조경 효과가 아파트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입소문도 급격히 퍼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준공을 앞둔 조합에서는 최근 입주한 아파트단지를 찾아다니며 조경 트렌드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됐다. 원당2단지 이기학 조합장은 “조경의 수준이 아파트 수준을 결정한다고 할 만큼 조경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공사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조경이 잘 된 단지들을 찾아다니며 좋은 조경 아이템들을 공부하고 다니는 것이 필수코스가 됐다”고 말했다.

 

▲트렌드 1 : 녹색으로 채우자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의 조경이 처음 시작된 시점을 IMF 이후 브랜드아파트가 나왔던 시점이라고 밝히고 있다. 브랜드아파트가 출시되면서 아파트 가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조경이 중요시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아파트 출시 시점에서 본다면 현재까지 약 10년의 기간이 흐르고 있는 셈이다. 10년의 기간동안 조경 트렌드는 크게 세 단계로 변화를 모색하게 된다.
 
초기 트렌드의 특징은 생태환경이 강조돼 나무와 꽃들의 풍부한 식재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교목, 관목, 초화류의 다양한 식물이 조경공간을 채웠다. 좋은 나무를 찾기 위해 지방 도처를 수소문하고 다녔고 간택된 나무들이 대거 서울로 이사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지방에 있던 수백년 묵은 고목들도 서울 및 수도권의 새 아파트단지의 중앙광장에 심어져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한 생태하천을 조성해 각종 수생 동·식물들을 조경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장시켰으며 인공호수 조성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다보니 이 시기는 나무와 꽃들의 많고 적음이 해당 아파트단지의 조경 품질을 좌우하는 척도가 됐다. 나무와 꽃이 풍부하면 조경이 잘 된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남는 공간이 있으면 나무와 꽃을 심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삼성건설의 경우 계열사인 에버랜드 조경팀을 불러 전문적인 시공과 관리를 진행시키기도 했다.
 
 
▲트렌드 2 : 시설이 중요하다
 
중기의 조경 트렌드는 식재보다는 시설이 강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자, 파고라, 놀이시설 등 각종 시설물들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보기만 하는 것보다는 직접 타고, 만지며,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필요하다는 요구 때문이었다.
 
이들 시설들은 주로 외국에서 수입돼 가격이 비쌌다. 핀란드나 노르웨이 등 복지산업이 발달한 북유럽 국가들의 제품이 주를 이뤘는데 미끄럼틀 등의 평균적인 놀이시설의 가격이 억대가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진행된 조경이 녹지조성에만 급급했으며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했다는 평가에 따라 이러한 조경시설물들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직접 경험한다는 측면에서 바닥분수 등 물을 이용한 친수공간 시설이 대거 도입됐다는 점도 이 시기에 주목되는 점이다.
 
 
▲트렌드 3 : 여백의 미가 좋다
 
마지막으로 최근의 트렌드는 공원 및 미술관 콘셉트다. ‘채우지 말고 비우자’는 논리로 넓은 잔디밭 풍경을 단지 조경으로 도입하고자 하는 것이다. 종전의 조경 트렌드는 비워진 공간을 그대로 놔두지 않았다. 나무로 채우든, 시설로 채우든, 무엇인가로 채워야 직성이 풀렸다. 그러다보니 과도하게 채우는 조경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따라서 넓은 공지에 잔디밭을 조성하고 그 안에 한 두 개의 미술장식품을 배치시키는 형태로써 세련된 조경 이미지를 구축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넓은 잔디밭과 같은 공간이 주어지면 오히려 그 공간의 활용도가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잔디밭 위에서 배드민턴도 치고, 피크닉도 즐기며, 때로는 낮잠도 잘 수 있다는 논리로써 최근 조경에서 도입되고 있는 트렌드다.
 
 
▲최신 트렌드 : 신재생에너지의 시대 열린다
 
뒤이어 부각되고 있는 조경 트렌드는 신재생에너지다. 조경의 범위에 ‘시설’이라는 부문까지 확대해 포함시킨 내용이다.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녹색성장’ 화두와 함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화석에너지를 대신해 공해가 없는 자연에너지를 사용하자는 것이다. 향후 화석에너지 사용에 대한 패널티 정책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에너지 비용절감 측면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을 통해 일반 생활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것으로 향후 LED 조명 및 단열 시설 개선을 통한 열에너지 효율화 방안까지 접목돼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이미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래미안 역삼2차에는 태양광 시설이 설치돼 있어 낮시간 충전된 전력으로 야간 가로등을 켠다. 남양주 ‘양지 e-편한 세상’에서는 주출입구 근처에 대형 태양광 시설을 설치해 본격적인 신재생에너지 활용 시대를 개막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 퍼스티지도 아파트 동 외벽에 커다란 태양광 시설을 설치했다.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오산 세마 e-편한세상’에서는 국내 최초로 지열 난방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정비사업에서도 참여 시공사들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제안하고 있어 이후에도 신재생에너지 시설 설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건설사 조경팀 담당자는 “조경이 시대의 요구에 호응하고자 변화를 계속해 오고 있다”면서 “향후의 조경은 기존 트렌드에 신재생에너지가 포함된 새로운 모습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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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생태하천·경관조명 등 다양
 
■ 특화 아이템은 뭔가
 

조경이 아파트 시공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면서 조경 특화 아이템들도 다양해졌다. 기존 아파트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아이템들이 나오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친환경’과 ‘첨단시설’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하부 아이템들이 소개됐다. 단지 차별화라는 이름으로 개별 단지의 상징성을 높이고자 하는 다양한 아이템들도 도입됐다.
 
▲문주=아파트 단지 차별화를 위해 단지 주출입구에 문주를 설치하는 방안이 새롭게 도입됐다. 초기의 문주는 입주민들의 자부심을 높이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장식을 많이 하고 대형화 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최근에는 심플하고 모더니즘적인 디자인이 각광 받고 있다.
 
▲산벽조경=옹벽 처리를 위한 새로운 방안도 제시됐다. 그동안 구릉지 아파트는 옹벽 처리가 큰 문제였다.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입주민들에게 콘크리트 옹벽에 의한 시각적 피해가 우려됐다. 따라서 ‘친환경’이라는 최신 조경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한 ‘친환경’ 옹벽처리 기술이 필요했다. 그래서 착안된 공법이 산벽조경이다. 큰 돌들을 자연형태가 나타나도록 잘라낸 후 옹벽 경사지에 여러 단에 걸쳐 쌓아 올리는 것이다. 돌들의 자연적인 질감이 옹벽의 위압감을 상당히 줄여준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옹벽처리의 기본적인 방법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데크형 지하주차장=마이카 1천만대 시대에 이르면서 새로운 주거형태는 주차장에 대한 대안이 제시돼야 했다. 기본적으로 주차장이 지하화되면서 환기와 보안 등의 문제가 발생된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하주차장 한 쪽 면을 외부에 드러나게 하는 방법이 고안됐다. 데크형태의 지하주차장으로 구릉지형에서 자주 사용되는 지하주차장 조성 방법이다. 
 
▲고목(古木)=‘수호신’이라는 고목이 주는 상징성을 담아 새로 준공되는 아파트에도 고목을 식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래미안 퍼스티지(반포2단지), 래미안 파크팰리스(가락 한라) 등의 재건축 과정에서 수백년 짜리 느티나무가 심어졌다.
종전 현장에 있던 고목을 살리는 경우도 있었다. 용산 파크타워의 경우 원래 사업장 안에 살던 보호수를 살렸다. 과천 래미안(과천11단지)의 경우 원래 단지 안에 있던 500년짜리 회화나무가 현재에도 있다. 프라이어 팰리스(강동2단지) 안에 있는 300년짜리 보호수도 이와 같은 경우다.
 
▲분수=새로운 조경 아이템으로 등장한 것이 물을 이용한 공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움직임이 없는 건축물에 활동성을 가미하기 위한 주요 아이템 중 하나다. 바닥에서 물이 올라오는 ‘바닥분수’ 또한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아이템으로 최근 조경에서 많이 설치되고 있다. 옹벽 처리 방안의 일종으로 벽천을 만들어 낙차를 이용한 친수공간을 만드는 것도 최근 도입되는 조경 아이템 중 하나다.
 
▲인공하천 및 인공호수=최근의 ‘친환경’ 조경 추세의 가장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단지 주변에 인공하천을 만들어 친수공간을 만든 것이다. 하천과 호수 안팎에는 각종 수생식물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일부 단지의 하천에는 물고기들이 살도록 만들어 놓은 곳도 있다. 실제 물고기들이 살 수 있기 위해서는 수돗물 사용이 어려운 관계로 빗물 처리시설도 함께 설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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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80% 단계서 최근 트렌드 반영
 
■ 조경 업그레이드 요령

정비사업에서 조경 업그레이드가 필수인 시대가 됐다. 조경이 아파트 가치와 직결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조경 업그레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비사업조합들도 총회에서 조경 특화 안건을 의결해 적극적으로 조경 품질 향상에 나서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의 광고 추세를 살펴보더라도 ‘아파트가 튼튼하다’는 내용 대신 ‘친환경 조경과 최첨단시설’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살기좋은 아파트의 판단기준으로 튼튼한 아파트는 당연한 것이고 조경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조경 업그레이드는 공사 진행률 80% 단계에서부터 진행된다. 이때부터 조경공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조경 설계를 사용하지 않는다. 공사 마무리 단계 시점에서 보자면 1~2년 전의 구식 설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새로운 조경 설계를 적용시켜 조경 시공에 들어간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고 해서 조경이 당초 설계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고 설계 변경을 통해 최신 설계로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경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조경 트렌드와 아이템들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조경 전문가의 조언이다.
 
한 조경 설계가는 “현재 사업시행인가 신청 당시에 제출되는 조경설계는 ‘인허가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실제 완공시에 볼 수 있는 조경은 공사 진행 80% 전후에서 새로운 조경 설계로 만들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비사업 조합들의 새로운 풍속도 중 하나가 조경공사를 앞둔 조합 관계자들이 최근 입주하거나 입주를 앞둔 정비사업 단지들을 찾아가 벤치마킹을 하는 것이다. 현장에 직접 나가서 새로운 조경 트렌드를 살펴보고 그 시공 상황을 점검하며 자신의 단지에도 적용 가능한 지를 살펴본다는 것이다.
 
한 조합 관계자는 “아파트의 골조나 내부 시설 등은 주민이 평생 살더라도 그 직접적인 영향이 적은 반면 조경이나 외관의 특화와 같은 내용 등은 주민의 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에 그만큼 주민들의 관심을 끄는 내용”이라며 “삶의 질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특성상 조경의 필요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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