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지난 1월 13일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의결된 법안은 정부로 이송되어 공포절차를 거쳐 시행될 것입니다. 금번 〈도정법〉 개정안은 지난해 8월경 국토해양부에서 입법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던 내용 중에서 일부가 수정되어 개정의결된 것입니다.

 

이번 법 개정취지는 △사업절차 간소화를 통해 신속하게 정비사업의 절차가 이행될 수 있도록 하여 사업기간의 단축 및 비용절감을 도모하는 것 △재건축시장의 여건 변화에 따라 과도하게 설정된 불합리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도심 내 안정적인 주택공급 확대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정비구역 지정ㆍ고시 이전이라도 일정한 시점을 정하여 행위를 제한하고 신축 주택의 분양권을 제한함으로써 부동산 투기세력의 유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함과 동시에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정비사업의 시행을 원활하게 하는 등 현행 제도운영상 나타난 미비점을 개선ㆍ보완하려는 것 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몇 해 동안 법 개정이 주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한 것들이었다면 이번 개정은 개정취지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규제를 완화하여 사업을 촉진시키자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필자가 이런 법 개정 취지에 따라 〈도정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업무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몇 곳의 일선 행정담당 부서와 협의를 진행해보니 담당공무원들의 시각은 아직 크게 바뀌지 않은 듯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적극적인 반영을 위한 준비를 하는 곳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지난 규제를 쉽게 없애는데 동의하지 않고자 하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곳이 많다는 것입니다. 개정된 법이 공포를 통해 시행되더라도 개정된 내용과 취지로 행정이 집행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더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국토해양부가 더 많이 바빠질 것이라는 예상도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일선 행정기관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항에 대해서 행정질의 등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고자 하는 민원들의 요구 때문에 말입니다.

 

정부 중앙부처는 어려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가지 제도를 개선하고 또 그에 따른 법률개정을 하고 있습니다만 일선 행정기관에서는 여전히 예전의 관례를 따르고자 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만일 이런 일선 행정기관의 업무를 빠르게 변화하키지 못한다면 금번 법개정을 통해 국토해양부가 달성하고자 하는 효과는 크지 않거나 시간이 많이 경과되어야 법률개정의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이번 〈도정법〉 개정내용 중에서 중요한 몇 가지는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구역지정단계에서 건축계획을 수립하지 않도록 하며, 그동안 도시계획 및 건축위원회 공동심의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로만 하여 신속한 사업추진이 가능하게 한다.

 

2.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전문성 강화와 투명성 확보 등으로 사업비 절감 및 신속한 사업이 가능하게 한다.

 

3. 기본계획수립 단계에서부터 건축행위를 제한할 수 있게 하여 투기 등을 방지하고 사업추진에 장애를 줄이게 한다.

 

4.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장기간 주민알력으로 사업시행이 지연되는 구역은 공공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한다.

 

5. 재건축사업의 경우 시공자 선정시기를 사업시행인가 후에서 조합설립인가 후로 완화한다.

 

6. 재건축의 경우 안전진단과 정비구역지정을 병행하여 사업지연을 방지한다.

 

7. 조합설립 동의 요건을 일부 완화한다.

 

8. 추진위원회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는 조합설립에 동의한 것으로 의제처리하고, 인감 징구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

 

 

금번 〈도정법〉 개정안과 같이 시행되면 사업추진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일선 행정기관에서도 토지등소유자의 민원해소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위기 극복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비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실 것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