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신의 money & money>“정비사업은 긴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박순신의 money & money>“정비사업은 긴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8.11.12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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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2 10:38 입력
  
박순신
이너시티 대표이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정은 서울지역에서만 주로 이루어지던 재건축·재개발사업이 전국화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도정법〉이 제정되어 시행되던 2003년은 1998년 IMF구제금융 위기로 촉발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본격적인 경기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폭발적인 부동산가격 상승이 나타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때마침 〈도정법〉에서 정한 지자체의 정비기본계획의 수립과 그리고 시장의 활황으로 인한 높은 분양가로 많은 사업이익이 가능해지면서 전국적인 정비사업 시대의 막이 올랐던 것입니다. 이렇게 정비사업의 전국적인 추진이 가능했던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재건축·재개발사업을 통해서 토지등소유자의 재산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정비사업의 본래의 목적인 주거환경을 개선하여 쾌적한 새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지속되었던 정부의 각종 규제로 부동산시장이 움츠러들었고 지난달에 본격적으로 불어 닥친 미국 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로 주택시장은 최악의 침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덩달아 순조롭게 추진되던 재개발·재건축사업도 구역과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여러 문제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사업성이 줄어들어 토지등소유자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토지등소유자의 부담이 늘어나는 요인은 분양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수입 감소와 저조한 분양율, 미분양으로 인한 금융비용의 상승, 그리고 사업비용의 증가 등입니다.
 
주택시장의 경색은 심리적인 위축을 불러일으켜 정상적으로 추진해야 할 업무가 중단되고 토지등소유자들의 불안심리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곳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비사업이 1~2년 만에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보통은 7~8년 많게는 10년 넘게 걸리는 사업이라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재건축단지들인 잠실지역은 대략 15년 남짓 걸려서 입주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불안한 오늘의 주택시장만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좋을 수 있으나, 진행하던 인허가 과정을 차분히 진행하면서 경기가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지방의 경우에는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장기간의 활황세를 유지하기보다는 2~3년 정도의 활황을 보이다가 다시 하향 안정되기 쉽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습니다.
 
정비사업의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관리처분을 마치기까지는 2~3년 혹은 4~5년이 걸리기도 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경기회복 시기에 맞출 수 있도록 업무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인·허가 과정이 단기간에 언제든지 필요할 때 다 마무리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사업이 상당히 진척되어 사업시행인가를 완료하고 관리처분 단계에 있다면, 진행하던 사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추진하는 게 능사가 아닐 수 있습니다. 분양성과 분양가 등을 감안하여 사업에 문제가 없는 지역이라면 당연히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의 사업이라면, 조합과 조합원 그리고 건설회사 등과 충분히 검토하여 사업을 늦추고 때를 기다리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인·허가 업무를 마무리하고 때를 기다리는 것은 사업기간의 장기화로 토지등소유자의 비용부담이 늘어나는 문제를 야기하는 일이 되는 것이어서 조합집행부는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노력을 같이 병행해야 합니다.
 
또 다른 경우인 관리처분과 이주철거까지 마무리하여 공사를 시작하였다면, 공사를 중단하여 때를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입니다. 이런 단계의 구역에서는 빠르게 공사를 진행하여 사업을 마무리 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어떤 단계의, 어떤 여건에 처해 있는 구역이라도 추진위원회와 조합집행부 그리고 토지등소유자가 피부로 느끼는 불안감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각 구역마다의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여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결정하여 할 것입니다. 정비사업은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며, 그래서 일시적인 시장의 어려움도 견뎌 낼 수도 있는 사업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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