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시대 신개념 하우징 패러다임
유비쿼터스시대 신개념 하우징 패러다임
  • 김병조 기자
  • 승인 2008.10.28 0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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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8 16:13 입력
  
아파트 조경 끝없는 진화… 집값·브랜드 가치 ‘쑥쑥’
건폐율 15%… 나머지 공간 예술적으로 조경
계절별 색깔 고려·생태·열린공간·외관 특화
 

 

 
 
최근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들이 도시 환경을 진화시키고 있다. 2000년을 기점으로 잠실, 반포 등 서울 주요 중심지를 시작으로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아파트가 획기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외국에서 도입될 당시 서민들의 주거형태였지만 수십년 동안 국내 주택 시장에 뿌리내리고 적응·발전하며 외국 아파트와 차별화되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서울 중심부의 고층 아파트 소유가 부의 척도로 인식되며 그에 발맞춰 각종 고가의 마감재들이 도입돼 아파트 가치를 더욱 높였다. 아파트를 구성하는 최첨단 아이템들이 개발되었으며 유비쿼터스라 불리는 새로운 기술까지 접목되면서 아파트는 국내 주택 발전의 바로미터가 됐다. 현재는 아파트를 통해 정부 및 기업 그리고 소비자들이 개발의 적정 균형을 찾고 있는 과도기다. 개발의 바탕인 사업성을 고려하면서도 그에 따른 편의성과 환경성 등이 서로 팽팽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용적률을 높여 밀도를 높이고자 하는 사업성과 주차장·엘리베이터 등 주거생활의 편의성과 녹지조성·조경 등 환경성까지 한 쪽을 높이면 한 쪽이 줄어드는 서로 배타적인 요소들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치열하다. 이런 사실들은 최근까지 준공·입주한 아파트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디자인이 가미된 외관, 각종 수목이 우거진 옥외공간 조경, 널찍한 지하주차장, 보안을 위한 자동출입문 등이 계속 발전·개량되고 있다.
 

▲조경, 가장 마지막에 투입=아파트 신축 공사시 가장 마지막에 진행되는 공사가 조경 및 각종 특화공사다. 또 사업인가를 받은 조경 설계 내용과 가장 큰 차이점이 발생하는 분야가 이 부문들이다.
 

조경은 준공이 임박한 시점에서 사업인가 조경 설계와는 별도로 새로운 조경 설계가 진행된다.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마무리되는 점에서 가장 최신의 조경이 설치된다. 그러다 보니 조경 및 특화공사는 이미 건물, 도로 등 굵직한 구조 부문들이 모두 완료돼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자투리 공간에 무언가를 채워넣어야 한다는 한계에 부닥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조경 설계사들은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참여해 건축과 토목, 교통, 조경이 함께 협의해 초기부터 조경 개념이 도입돼 보다 나은 단지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는 추세다.
 

▲지상 공간의 환원=아파트가 진화하면서 현대 도시문제들의 해결책들도 속속 제안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상공간을 주민에게 돌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 건물의 고층화와 주차장의 지하화를 통해 넓은 지상공간을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주고 있다.
 

지상의 여유공간을 결정짓는 요소는 건물이 들어서는 건폐면적과 주차장 면적이다. 예전 아파트들은 비교적 층수가 낮아 아파트 건물이 차지하는 건폐면적이 넓었고 그만큼 지상공간이 적었다.
 

게다가 주차장도 지상에 설치돼 단지 내 도로와 아스팔트가 지상공간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결국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지상공간은 법률로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일부 놀이터 면적을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예전 아파트와 최근 입주하는 아파트들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준공되는 아파트의 건폐율은 15%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고층화로 인해 지상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공간은 15% 내외로 축소되고 주차장은 모두 지하화되면서 이렇게 남겨진 지상공간은 약간의 도로 면적을 제외하고는 전부 조경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상공간의 활용폭 커져=지상 공간이 넓어지자 이러한 공간 활용에 대한 고민도 커지기 시작했다. 활용 방법은 기존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아쉬워하던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힌 아파트의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풍부한 녹지와 각종 휴게시설이다.
 
이용자에 대한 고민도 제안되기 시작했다. 단지 내 놀이터에는 꼬마들만 노는 곳이 아니다. 꼬마를 데려온 어머니와 할머니도 그들의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어린아이, 청년층, 장년층, 노년층 등 연령별 구분과 성별에 따른 적절한 시설물들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이 노는 놀이터에는 바닥을 고무칩으로 시공해  다치는 일을 최소화 했다.
 
또 단지 외곽을 휘둘러 조깅트랙을 만들어 바쁜 직장인들이 손쉽게 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운동효과를 배가할 수 있는 각종 운동기구들은 장년 및 노년층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상공간을 주민들에게 돌려주되 계층별, 연령대별로 초점을 맞춰 그에 적합한 시설들을 설치하는 추세다.
 

식재에 대한 수준도 높아졌다. 소나무, 벗나무와 같은 교목과 개나리, 진달래 같은 관목, 그리고 작은 초화류 등 각기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지상공간을 가득 메웠다. 시골마을마다 하나씩 있어 마을사람들을 보호해 준다는 큼직한 보호수를 아파트단지에 도입하는 곳들이 늘어났다. 아파트단지의 가장 중요한 길목에 수백년 된 나무를 옮겨와 새로운 단지 명물로 만들려는 시도도 이뤄졌다.
 

기존에 있던 수백년된 보호수를 재건축 후에도 계속 보존하고 있는 단지들도 있다. 용산공원남측 도시환경정비사업과 강동2단지 재건축사업, 과천11단지 재건축사업의 경우 각각 기존 사업장에 위치해 있던 보호수를 살려 현재에도 해당 단지 명물로 이름이 높다.  
 

▲계절별로 색깔 변하는 조경=최근 아파트단지에는 다양한 수종의 식재가 진행 중이다. 아파트단지는 그 주위를 움직이는 주민들을 제외하고는 사실 움직임이 없다.
 

그래서 조경 설계에서는 정중동의 개념을 이용, 계절별로 단지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계획도 시도했다. 나무를 통해 단지 계절별로 단지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시도다. 아파트는 그대로 있으나 나무는 계절별로 나무 색깔이 달라진다는 데에 착안했다. 예를 들어 벚나무와 느티나무와 단풍나무와 소나무가 있으면 흰색·녹색·붉은색·푸른색으로 각각 계절별로 변화하는 단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길이 굽어지기 시작=예전 아파트에 있는 길은 모두 직선이었다. 한 점과 한 점을 잇는 가장 빠른 길은 직선이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과거의 사회 분위기에 따라 아파트 단지 안의 모든 길은 직선으로 만드는 것이 당연했다.
 

반면 최근의 단지 안의 길들은 구불구불 휘어져 있다. 특히 보행로는 일부 출퇴근용 보행로를 제외하고는 모두 곡선으로 처리되고 있다. 길 위에서 시간절약의 효율성을 따지던 것에서 떠나 삶의 여유를 찾으라는 제안이다. 아파트 단지 조경도 비움의 조경 추세가 뚜렷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넓은 지상 공간을 어떻게 처리할 지 몰라 빈 공간이 있으면 나무를 심거나 놀이터를 만드는 등 어떤 무엇으로 그 자리를 메워야 했다. 그래서 필요 이상의 빽빽한 수목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등 돌출된 시설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조경 방식을 떠나 비움의 조경이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곧게 뚫린 공간은 땅에 잔디만 심을 뿐 그냥 시원스런 개방 공간으로 남겨 놓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앉을 필요가 있다면 가족들이 돗자리를 깔고, 뛰놀고 싶다면 잔디밭을 뛰어 다니라는 것이다. 
 

▲아파트 조경의 최고 아이템은 ‘물’=최근 아파트 조경에서 물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물은 다양하게 이용되는 중요한 조경 아이템이다. 분수는 더운 여름날 어린아이들의 물놀이터가 될 수도 있으며 생태하천을 조성해 길과 같이 구불구불 단지 내부를 흘러다니게 만들 수도 있다. 호수를 만들어 잔잔한 분위기를 만들수도 있고 소형 폭포를 만들어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수도 있다.
 

특히 생태하천은 아파트 조경이 고급화되면서 거의 모든 아파트단지에서 서둘러 도입한 조경 아이템이다. 하천 아래에 지하주차장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방수시설은 기본적으로 완비돼 있어야 한다. 또한 하천 순환 시스템도 제대로 가동되어야 한다. 생태하천 주변에는 각종 수생 동식물들을 풀어 놓는다. 사실 ‘생태’라는 말이 무색한 경우도 적지 않다. 수생 동식물들이 자체 먹이사슬과 세대를 이어나가는 체계가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도시 한 복판에서 그것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생태하천이라고 조성해 놓은 곳에서 몇 년 후 실제 생태계가 자리잡은 곳을 조사해 본다면 재미있는 수치가 나올 법도 하다.
 

▲열린공간=조경과 각종 특화시공이 이뤄진 아파트 단지 곳곳은 공원의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관할 구청에서는 담장을 없애고 일정 높이의 성토를 통해 열린 공간으로 만들도록 유도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인들 역시 아파트단지 안을 쉽게 드나들 수 있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일정 면적의 공원 기부채납이 이뤄지게 되는데 몇몇 단지에서는 아파트단지 한복판에 소유권을 해당 구청이 갖고 있는 도시계획 공원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선계획-후개발 방식에 의해 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및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렇게 도시계획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아파트단지 한복판이라 하더라도 이들 도시계획 공원의 관리는 구청에서 담당하게 된다.
 

▲아파트의 외관도 특화 바람=아파트 건물의 외관도 조경 아이템으로 인식된다. 한 건설사는 외관 특화 부문을 특허출원해 타 업체들이 모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을 정도로 건물 외관에 대해 신경쓰는 수위도 부쩍 높아졌다. 특히 최근 입주하는 중대형 아파트단지들은 특화라는 이름으로 단지 측면 외벽에 3층 높이로 대리석 시공을 하는 것이 일종의 유행이 돼 버렸다. 페인트 도색을 할 경우 금방 더러워지며 또한 일정기간이 지나면 페인트가 벗겨져 미관상 좋지 않다는 것이다. 대리석 시공을 할 경우 반영구적으로 별도의 관리없이 양호한 미관을 형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리석 시공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문주=아파트 외관 특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문주다. 언제부터인가 내로라하는 아파트 단지에는 예외없이 문주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아파트 단지의 독자적 상징성을 돋보이기 위해 아파트 각 출입구에 만들어 놓았다. 각 아파트 브랜드에 맞춰 다양한 디자인을 뽐내고 있는데 높은 상징성 만큼 문주 설치 비용도 높아지고 있다. 한 아파트단지 문주의 경우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졌으며 설치비용도 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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