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호의 내집마련 전략>스태그플레이션과 부동산시장(1)
<박준호의 내집마련 전략>스태그플레이션과 부동산시장(1)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8.08.1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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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4 17:43 입력
  
박준호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무엇인가=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침체 중에서도 물가가 오르는 상황을 말한다.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오르는 단점이 있지만 경기호황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디플레이션은 경기침체라는 단점이 있는 대신 물가가 하락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가 침체인데 물가도 오르는 그야말로 아주 안좋은 경제상황이다. 통상 경기가 나빠지면 소비가 줄어들어 물가는 내려가는 것이 정석이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 되면 경기가 나쁨에도 물가는 오르고 고용은 위축되며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당연히 소비위축과 경기감퇴, 고용감소로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은 가장 무서운(?) 경제현상으로 치유방법 또한 쉽지 않다.
 
이 매서운 스태그플레이션이 처음으로 인류에게 모습을 보인 것은 1970년대 오일쇼크로 이때 전 세계경제를 유린했던 적이 있었다.
 
 
▲오일쇼크와 스태그플레이션 발생인자(因子)=현 스태그플레이션 상황하에서의 부동산시장에 대해 우리나라의 부동산전문가들은 대부분 90년대 말의 외환위기 때와 비교하여 부동산현상을 분석하곤 한다. 하지만 90년대의 외환위기와 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은 분명히 다르다 볼 수 있다.
 
이번 준(예비적)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의 특징도 내부환경보다는 외부환경 문제인 고유가, 원자재가격상승
등으로 뾰족한 해결수단 없이 그냥 맞이해야 한다는데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즉, 정부는 고용확대와 물가안정이란 반대로 뛰는 두 마리 토끼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하며 당연히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그러하듯 물가안정이란 정책을 받아들여 고금리라는 수단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70년대 오일쇼크로 경기가 위축되자 유동성을 증가시켜 인플레이션을 가속화시켜 경제파탄으로 몰고 간 멕시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다.
 
오일쇼크(석유파동)란 무엇이며 왜 이런 경제상황이 발생했는가? 1973년 10월 6일부터 시작된 중동전쟁이 10월 17일부터 석유전쟁으로 비화하여 세계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불황에 직면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제1차 오일쇼크(석유파동)이다.
 
1973년 석유파동이 일어나면서 생산비가 급등하자, 불황임에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였는데 이것은 전통적인 인플레이션의 개념을 파괴하는 것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감마저 떨어뜨리게 되었다.
 
제2차 오일쇼크는 1978년 12월 OPEC 회의가 1976년 배럴당 12.70달러에서 단계적으로 14.5%의 인상을 결정하면서 시작된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12월 말 이란은 국내의 정치 및 경제적인 혼란을 이유로 석유생산을 대폭 감축시키고 수출을 중단했다.
 
이 결과 1973년 제1차 석유파동 이후 배럴당 10달러 선을 조금 넘어섰던 원유가격은 불과 6년 사이 20달러 선을 돌파하였고, 현물시장에서는 배럴당 40달러에 이르게 되었는데 이것이 제2차 석유파동이다.
 
이번의 제3차 오일쇼크는 과거와는 양상이 다르게 수요와 공급문제에서 발생했다.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 나라들의 경제성장을 위한 원유수요의 폭발적 증가, 국제투기자본의 개입, 달러화 약세 등이 원인이라 볼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에는 어떠한 경제 정책이=따라서 현재의 준(예비적) 스태그플레이션 아래 고금리정책은 대세이며 이는 당연히 부동산시장에 치명타를 가져 올 것이고 현재의 부동산시장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70년대를 볼 것 같으면 스태그플레이션에 치명타를 입은 것은 토지보다는 오히려 주택시장이었다. 지난 7월초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5월 광의통화(M2)는 1천356조6천억원으로 4월보다 17조원이 늘어났다. 즉, 경기침체임에도 유동성은 증가한다고 보기에 경제정책기관에서는 유동성증가를 잡기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경기진작 정책을 쓰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딜레마로 자칫 경기 진작책을 함부로 썼다가는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상의 대안은 돈을 안 쓰는 긴축정책이지만 이는 자칫 잘못하면 경제회생 시기를 놓쳐 장기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장기 긴축정책은 자제하며 서민 민생경제를 우선시하는 정책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서민경제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회간접자본에 주로 정책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번 이명박 정부의 행정도시, 혁신도시와 새만금개발 등 주로 부동산 투기와는 거리를 두려는 비수도권 개발정책이 매우 좋은 비교대안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고금리, 경기악화, 구매력감소, 투자심리위축 등으로 금융부조(레버리지)를 받는 부동산산업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시장은 일반경기에 후행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부동산 그 자체가 인플레이션 방어(inflation hedge) 기능을 가지고 있어도 불요불급재(不要不急財=필요하면서도 필요하지 않고 급하면서도 급하지 아니한 재화)라는 부동산 특성상 경기 외적 타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논리로 보자면 당연히 일반경기 주기가 저점시장을 지나야 부동산시장의 회복시장이 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면 과연 그 논리가 맞으며 시장은 그대로 움직여 왔는가. 대부분 시장반응은 오히려 반대로 움직여 왔고 이 때문에 대부분의 부동산전문가분들의 예상이 크게 빗나가는 경우가 너무나 흔하다.
 
 
▲부동산의 속성, 큰 변수에는 오히려 역행한다=우리나라 부동산전문가들의 3일 천하를 살펴보자. 우선 주로 대형사건이나 커다란 변수에 의해 착시되는 사례를 찾아보자.
 
몇년 전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당시 전문가들은 주식의 폭락과 함께 상당기간 불요불급재인 부동산시장의 침체와 휴전선 연접지역 부동산시장의 투매를 이구동성으로 예견했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은 이를 비웃듯 핵실험 3일 만에 오히려 강세로 돌아서는 등  3일 천하로 끝나고 말았다.
 
이번에는 3개월 천하를 살펴보자. 작년 9월 상한제 적용에 따른 시장예측에서 또한 대부분의 국내 전문가들은 작년인 2007년 하반기를 저점시장으로 3개월 이후 반등을 예견했다. 이들은 참여정부의 시장안정화 정책은 3~6개월 정도의 약발에 불과할 것이라는 점과 대선이란 변수를 너무 크게 봤었다. 한술 더 떠서 일부 전문가들은 2008년 시장의 투자이슈로 대형주택이 시장을 주도한다고 까지 내다 봤다.
 
그러나 현실시장은 냉정하여 대선이슈와 부동산불패 신화를 비웃으며 1년을 넘게 약세시장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지적은 필자가 작년 여름부터 현 부동산시장 예측을 거의 정확하게 맞췄다고 내세우려함은 결코 아니며 전문가들은 부동산이 종합응용과학이란 깊은 속내를 너무 간과 한 것이 아니었는지를 생각해 보라는 의도이다.
 
부동산의 속성은 적은 변수보다는 오히려 큰 변수에 감응도가 역으로 반응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최근 부동산전문가들의 견해는 판에 박힌 듯 똑같이 베껴 쓰고 있는 실정으로 소형으로 가라, 캐피탈개인(capital gain)보다는 인컴개인(income gain)에 치중하라, 역세권 소형임대매물로 가라, 현금을 확보하라고 한다.
 
그러나 부동산이 주식이나 현금처럼 유동성이 있는 것도 아니며 집 한 채 달랑 갖고 있는 서민들에게 도대체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작금의 상황은 대부분이 예측하듯 시장상황이 좋은 것은 분명 아니지만 과연 언제쯤이 바닥이며 매수시점은 전인가 후인가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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