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희의 풍수지리>묘지 주변엔 반송·삼나무·꽃나무 심어야 상생
<고제희의 풍수지리>묘지 주변엔 반송·삼나무·꽃나무 심어야 상생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8.06.18 0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8-06-18 11:34 입력
  
땅의 풍수조건과 바람의 흐름
나무의 생태적 기운과 맞아야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 대표이사
 
(23)한국의 묘지목(墓地木)
 
무덤을 유택(幽宅)이라 부르는 것은 ‘사자(死者)가 저승에서 사는 집’이란 뜻이고, 왕의 무덤을 능침이라 하는 것도 역시’사후에 편히 쉬는 곳’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처럼 무덤은 사자가 사는 집이란 관념에서 선사시대부터 보호·미화·기념(추모)이란 세 가지 측면에서 중요시하여 왔다. ‘얼었다, 녹았다’하며 봉분이 유실되는 것을 막거나 또는 산짐승과 해충의 침범으로 사체가 훼손되는 것을 막고자 돌로 봉분을 쌓거나 치장하고, 방풍과 미화의 일환으로 봉분과 묘계에는 잔디를 심고, 그 바깥으로 나무를 심었다. 여기서 무덤 주위에 심은 나무를 묘지목이라 부른다.
 
봉분에 잔디를 입히는 것은 조경적 미화도 겸하지만 본래는 무덤을 유실이나 붕괴로부터 보호하려는 의도가 앞섰다. 잔디는 뿌리가 짧아 광중에 목렴(나무뿌리가 시신이나 유골을 휘감는 일)이 들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잔디만으로는 무덤의 미화를 달성할 수 없어 묘계 외곽에 숲을 조성하여 휴식공간으로까지 이용하였다. 여기서 가장 일반적인 숲은 송림으로 신라시대부터 조선의 왕릉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송림이 능 주변에 조상되었다.
 
삼국유사에 ‘김유신 부인의 묘는 봄만되면 온갖 꽃이 피고 송화가 골짜기에 가득했다’라는 기록이 있어 능묘 주위에 송림을 많이 조성했음을 알 수 있다. 또 1428년 임금이 건원릉(이성계의 릉)에 행차할 때, ‘능침에는 예로부터 송백(소나무와 잣나무)이 있어야 하는 법인데, 쓸데없는 나무를 뽑아버리고 송백을 심도록 하라’라고 명하였다. 이처럼 송백은 능묘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로 취급되고, 민간에서도 묘지목을 잘라내면 재앙을 입는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묘지목은 뿌리의 침입이나 그늘로 인해 잔디가 죽는 염려가 심해 되도록 묘계에서 멀리 심는 것이 원칙이다. 산림경제의 ‘종수’편에서도 ‘묘는 음택이다. 묘 부근에 자라는 사면의 수목들을 모두 베어버리고 햇볕이 잘 들게 한다. 잔디가 말라죽지 않을 뿐 아니라 나무 뿌리가 무덤 속으로 뻗을 염려가 없어진다’라고 하였다.
 
조선의 왕릉을 보아도 봉분 가까이에 나무를 심은 경우는 찾을 수 없고,  묘계 외곽에 푸른 송림을 조성한 것이 일반적이다. 유명하기는 광릉(세조의 릉)의 수목원이다. 그곳은 460년간 풀 한포기도 채취하지 못하도록 임금의 명이 있던 곳이라 울창한 자연 수림이 잘 발달해 있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능묘 가까이에 나무를 심는 일은 극히 금기시 되고, 그 결과 묘역 입구나 재실 근처에 기념으로 심은 나무만이 현재까지 전해진다.
 
현대는 〈장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어 묘지면적이 축소되었다. 더 이상 넓은 공간에 묘를 조성하기 어렵다. 그 결과 좁은 공간에서 무덤의 보호와 미화적 측면이 함께 고려되어야 함으로 여러 제약이 따른다.
특히 묘지목을 식재할 경우가 그렇다. 고인에 대한 예우와 무덤의 미화를 위해선 식재를 해야하나, 목염이나 잔디를 말라죽게 하는 피해는 최소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땅의 기운에 적합한 수종을 택하거나 풍수적으로 길한 나무를 선택하여 식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 중에는 조상의 묘 앞에 심은 묘지목이 자라 노거수가 된 경우가 있다. 수종은 향나무가 많고 배롱나무, 소나무, 이팝나무도 있다. 수종마다 땅의 기운과 바람의 흐름이 나무의 생태적 기운과 맞아야 한다.
 
▲부산진의 배롱나무(천연기념물 제 168호)=이 나무는 약 800년전(고려 중엽) 안일호장을 지낸 동래 정씨의 시조 정문도(鄭文道)의 묘 앞에 심은 것이다. 두 그루가 묘의 양 옆에 한 그루씩 서 있다.
 
▲청송 안덕면의 향나무(천연기념물 제 313호)=이 나무는 약 400년 전, 이곳에 살던 영양 남씨들이 조상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시조인 남기조(南繼曺)의 묘 앞에 심어서 가꾸어 온 것이다. 아래로부터 여러 갈래가 갈라진 줄기들이 이리저리 방향을 틀어 땅에 닿을 듯이 옆으로 퍼져있다.
 
▲예산의 백송(천연기념물 제 106호)=이 나무는 추사 김정희가 1809년 청나라에서 돌아오면서 가지고 와 고조부인 김흥경의 묘 앞에 심은 것이라 전한다. 줄기의 상당한 부분이 잘려나가 현재는 수세가 약하다. 수령은 약 200년으로 추정한다.
 
묘지목을 선정하는데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고려된다.
 
첫째 수관이 훌륭하면서도 폭이 넓지 않아야 잔디에 그늘이 지지 않는다. 여기에 해당되는 나무로는 반송이 있다. 반송은 지표면 가까이부터 굵은 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지는 소나무로, 예로부터 마을 입구나 도래솔(丸松)이라 하여 묘지 부근에 많이 심었다.
 
둘째는 묘로 침입하는 사악한 잡귀를 물리치는 힘을 가진 나무를 심는다. 삼나무가 있다. 산림경제에 ‘무덤 속의 망상운은 삼나무 못이 그 놈의 뇌를 관통해야지만 죽기 때문에 묘 앞에 반드시 삼나무를 심는 것이 좋다’라고 하였다.
 
셋째는 묘지의 터와 생태적으로 맞는 나무를 심어야 한다. 보기 좋은 조경수도 땅의 기운과 맞지 않으면 오래 살지 못한다. 묘지가 속한 땅의 기운과 바람의 흐름에 맞춘 생태적 식목이 필요하다.
 
넷째 꽃나무의 경우 음양오행으로 구분하여 땅의 기운과 상생의 관계에 속한 꽃나무를 심어야 지기를 훼손치 않고 생기를 북돋아 준다.
 〈대동풍수지리학회 02-3473-976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