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필요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이동훈 소장 / 무한건축사무소l승인2019.03.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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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이동훈 소장]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초과이익 환수 등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공사들이 리모델링 수주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가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는 서울시가 중구, 구로구, 송파구, 강동구 등의 4개 자치구에 7개 단지를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해 ‘서울형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성남시도 리모델링 시범단지를 추가로 선정해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런 추세라면 리모델링이 재건축으로 대변되는 우리나라 공동주택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건설사업의 중심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렇지만 리모델링의 현주소는 기대했던 장밋빛 청사진과는 거리가 멀다. 2019년 2월 현재 리모델링을 공사하는 단지는 한 곳도 없다. 수직증축 허용과 세대수증가 범위를 기존 세대수의 15%까지 확대하는 ‘주택법’이 지난 2014년 4월 25일부터 시행되어 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착공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사업성을 높이는 제도가 도입되었고, 부동산 경기도 나쁘지 않았으며, 주민들도 의욕적으로 사업에 동참했는데도 불구하고 장기간의 공백기가 발생되었다. 순탄할 것만 같던 리모델링이 인·허가 과정을 진행하면서 여러 난관에 봉착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는 사업계획승인 절차 도입이다. 30세대 이상 주택을 건설하는 경우에는 ‘주택법’에서 사업계획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으므로, 리모델링도 세대수증가를 허용하면서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그렇지만 사업계획승인은 주택을 ‘신축’하기 위한 허가 규정으로 리모델링에 대한 개념이나 특성을 담고 있지 않아 많은 문제를 발생시켰다.

새롭게 시작하는 단지들은 500세대 이상의 대형단지가 많아 사업계획승인 대상으로 분류되어, ‘건축법’에 의한 건축심의 이외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도시계획심의와 지구단위계획 결정, ‘경관법’에 따른 경관심의 등의 절차가 추가로 요구되고 있다.

신축에 적용되는 이런 규정들은 증축을 기반으로 하는 리모델링에는 적합하지 않다. 증축으로 발생되는 용적률 증가, 통경축 및 개방감 축소 등은 관련 관점에서 보면 주거 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소라고 본다.

이를 해결하려면 근본적으로는 증축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리모델링 사업은 포기해야 한다. 그럴 수 없어 리모델링의 특성을 설명하고 관련 부서의 의견을 조율해 각종 심의를 통과하는데 너무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 또한 2017년 2월 4일에 시행된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교육환경평가도 같은 이유로 아직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

둘째는 수직증축을 허용에 따른 안전확보 규정이다. 안전진단은 수직증축 허용여부를 결정하는 1차 안전진단과 이주 후 2차 세부적인 안전진단을 하도록 하고 있다. 진단비용과 소요기간이 상당히 부담되는 수준이다.

안전성검토는 지정된 두 곳의 전문기관(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건축심의 시 1차, 리모델링 허가 시 2차를 실시해 안전을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수직증축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신설된 규정이다. 주민들도 당연히 안전한 주택에서 살기를 원하므로 당연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안전 확보는 절대적인 것으로 안전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논란의 핵심은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주민들에게 너무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한정된 인원으로 여러 단지의 안전성검토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전문기관의 현실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지체현상과 장기간의 검토기간으로 흐르는 시간은 너무나 아쉽다. 이를 감내하면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주민들의 입장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두 문제가 복합되면서 ‘주택법’ 개정 이후 5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착공을 할 수 없었다. 새로운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시행착오라고 하기에는 손실이 너무 크다.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주민들뿐 아니라 관련업계, 더 나아가서는 정책을 도입한 정부로서도 큰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완료된 리모델링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을 되돌아보면 건축행정이 단순해 사업속도가 빠른 것이었다. 주민들의 의지만 있으면 사업을 시작하고 4~5년 후에는 리모델링한 아파트에 재입주할 수 있었다. 단점으로는 사업성이 있는 단지가 한정적이어서 리모델링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다.

모순되게도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수직증축과 세대수증가는 행정상의 난맥을 일으켜 기존 리모델링의 장점을 상실했고,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리모델링 자체에 대한 회의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리모델링을 포기하고 재건축완화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렇다고 노후화되고 있는 모든 공동주택을 재건축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

리모델링은 포기할 수 없는 정책이다. 이미 문제점은 대부분 노출되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리모델링 단지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얻은 귀중한 경험이다. 문제를 알고 있으니 해결 방안도 있다. 빠른 시간에 문제가 되는 법령들을 정비하면 된다. 관련법령 정비가 방대해 관련부서 조율이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 ‘리모델링 특별법’을 제정하면 된다. 리모델링 사업의 정상화는 최종적으로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


이동훈 소장 / 무한건축사무소  webmaster@housing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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