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택시장 ‘오리무중’… 입주물량 쏟아져 지역별 양극화
하반기 주택시장 ‘오리무중’… 입주물량 쏟아져 지역별 양극화
창간15주년 기획... 전문가들 본 부동산시장
권일 팀장 "정비사업 규제풀어 주택공급 늘려야"
김덕례 실장 "아파트 가격 하향세… 단독주택은 상승"
심교언 교수 "지방엔 청약미달단지 속출 이어질 듯"
조은상 실장 "내집마련 적기… 실수요자 대출완화를"
  • 권동훈 기자
  • 승인 2019.05.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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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권동훈기자]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년 간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책들로 인해 현재 서울지역 집값의 급등세는 일단 멈췄지만, 일각에서는 수요 자체를 억누르는 규제로 인해 주택거래량이 일시적으로 급감하면서 불안한 흐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본지는 국내 부동산 전문가를 초빙해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을 주제로 서면좌담회를 진행했다. 좌담회에는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조은상 리얼투데이 실장(가나다 순) 등이 참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강력한 부동산 정책들로 현재 집값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래절벽과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 등 부작용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한다면? 

▲권일=대출과 양도세 및 보유세 인상 등의 규제로 기반이 약한 갭투자의 증가를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게 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기존 갭투자들 가운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져 선의의 임차인들의 피해가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김덕례=서울 중심의 비정상적인 주택가격 급등을 막겠다는 정책목표는 달성했다. 수요억제정책 중심으로 추진하던 주택정책 방향을 수도권 30만호 공급이라고 하는 공급확대정책과 병행한 것은 적절한 정책방향 전환이다. 다만 지방주택시장에 대한 차별적 관리방안이 부재하고 과도한 대출규제로 인해 수요가 위축되면서 거래가 급감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점검은 필요하다. 

▲심교언=다주택자를 모두 투기자로 보고 규제를 집중, 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감이 있다.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적법한 세금을 부과하고 이를 납부하도록 해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조은상=전반적인 집값 안정화에 기여한 부분은 높이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다만 가장 중요한 서울 집값은 아직 안정화됐다고 보기 어렵고, 지방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심각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최근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이 3기신도시 구역으로 신규 지정됐다. 향후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권일=신규 신도시 조성계획 발표로 일부 지역에서 지정 반대 시위가 진행 중인데 이들의 이면에는 집값 하락이라는 악재가 있는 사실이다. 3기신도시가 계획대로 추진되면 1,2기 신도시 집값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서울 집값을 잡는 데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덕례=심리적인 요인작동에 의해 단기적으로 3기 신도시가 지정된 기존 도시의 주택가격의 하방압력이 커질 수 있으며, 특히 외곽에 있는 2기 신도시와의 갈등 양상이 확산될 것이다.

▲심교언=장기적으로 서울 부동산시장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천 검단신도시, 파주 운정3지구 등 2기 신도시 분양도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입지여건이 좋은 곳에 신규 공급이 이뤄짐에 따라 2기 신도시 내 분양단지들은 미분양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주택매매시장은 가격 상승세가 꺾이고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주택 매매시장 전망은? 

▲권일=하반기에도 약세가 예상된다. 내·외부 요인 없이 상승할 수 있는 동력이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은 박원순 시장의 행보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기존의 정비사업들의 형태는 아니나 개발에 대한 구상은 있어 박 시장의 행보에 따라 서울 집값이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수도권은 교통입지, 교통사업 추진 지역 등을 중심으로 등락은 있을 수 있겠으나 급격한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 지방은 광역시(대구, 대전, 광주) 일부를 제외하고 대체로 잠잠할 가능성이 높다.

▲김덕례=아파트시장과 단독주택의 가격흐름 방향이 다르다. 아파트는 하향기조가 유지되고 단독주택은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13대책 이후 하향 전환한 서울 아파트가격은 하락폭이 둔화되다가 하반기쯤 보합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책변수 영향이 커져서 불확실성이 매우 확대돼 반등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교언=수도권은 역세권이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예상되나 인근으로 주택 공급이 쏟아지는 지역은 약세가 예상된다. 지방은 일부 광역시의 입지가 좋은 지역을 제외하면 기존 주택의 인기는 다소 떨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등 수도권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하반기 분양시장 전망은?

▲김덕례=양극화를 넘어서 초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청약제도가 개편되면서 분양권 거래가 어려워지고 무주택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과거와 같은 청약률 시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아울러 소비자들이 청약통장 활용계획에 좀 더 신중해지면서 입지와 가격 등에서 경쟁력이 있는 분양단지는 높은 청약률을 보이겠지만, 청약 미달단지 역시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교언=서울은 청약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수도권은 지역에 따른 편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반분양분이 적은 재건축·재개발단지는 높은 청약률을 실현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단지들의 미분양은 늘어날 수 있다.

▲조은상=새 아파트에 대한 인기는 여전하다고 봐야 한다. 특히 수도권 비규제지역은 투자자가 아닌 실수요자들의 갈아타기 수요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방은 세종시를 제외한다면 입지가 우수한 재개발·재건축 단지나 지하철 등 교통호재를 갖춘 지역 위주로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 기상도를 좌우할 주요 변수들은 어떤 것이 있으며 그 이유는?

▲권일=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별 자치단체장들의 개발사업 계획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개발사업이 얼마나 규모가 있고 현실성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따라 부동산시장이 움직일 수 있다.

▲김덕례=대출, 공급 등을 꼽을 수 있다. 정부의 주택시장 투기수요 억제책이 지속될 경우 대출 제약으로 인해 중도금 대출은 물론 수분양자의 잔금대출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쏟아지는 입주물량으로 인해 인근 신규공급시장 및 재고주택시장의 가격 하향조정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은상=금리 인상 및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도가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와 같은 규제 강화 기조가 지속될 경우 부동산 투자심리 위축 및 수요 위축으로 주택시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 

-무주택자들의 주택 매수 시점은 언제가 적절하다고 보나? 

▲김덕례=무주택자는 적정 매수시점이 없다. 원하는 주택의 가격을 모니터링하다가 지불할 의사가 있는 가격이 형성되면 그 시점이 적절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평균적인 주택 보유기간은 7~10년이다. 단기시세차익이 아니라 거주안정을 위한 주택 매수하고자 하는 무주택자는 향후 보유기간을 고려해 매입시점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심교언=올 연말 혹은 내년 상반기 급매 위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주택 매수에 앞서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대출을 받고 주택을 구입해야지 아니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는 안 된다.

▲조은상=현재라고 본다. 부동산은 시장이 조용할 때 더 유리한 조건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내집마련이 반드시 필요한 실수요자의 경우 매수시기를 계속 미룰 필요는 없다고 본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요구되는 현실적인 정책 대안이 있다면?

▲권일=개발과 집값 상승은 떼 놓을 수 없다.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개발이 수반되는 데 서울 집값을 안정화하기 위해선 서울의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주택공급이 필요하다. 서울이 아닌 곳에 집을 짓고 서울 사람들더러 이곳에서 살라고 하면 과연 누가 이동하겠는가. 따라서 서울지역 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해 주택공급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덕례=현 주택시장의 문제는 정상적 거래가 없다는 것이다. 정상적 거래가 가능할 수 있도록 대출 규제를 현실적으로 완화하고,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주택사업 인허가 물량을 관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수도권과 다른 측면에서 지방주택시장을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심교언=실수요자에 대해서는 대출규제 등을 완화해주고, 양도세를 낮추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조은상=부동산 시장 안정은 보는 시각에 따라 이미 됐을 수도 있고 아직 아닐 수도 있다. 정부가 부동산 집값 내리기에만 골몰하기보다는 다양한 계층의 수요자들이 고루 안정된 주거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약자에 대한 배려를 우선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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