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신의 money & money>집행부 왜 불신 받나
<박순신의 money & money>집행부 왜 불신 받나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8.02.26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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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6 17:44 입력
  
박순신
이너시티 대표이사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나타나는 문제들 중에서 가장 빈번하게 그러나 한번 발생하면 그 대응과 해결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나 방법을 몰라 문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 중에서 조합원들의 조합에 대한 불신은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며, 또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토양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조합과 조합원 사이에 불신이 생기는 이유와 그리고 불신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불신의 출발은 조합 또는 추진위원회와 조합원들간의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습니다. 조합원들은 정비사업이 시작되면 근본적으로 갖게 되는 궁금증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재산이 어떻게 될 것인가’입니다. 보통은 그 표현의 방식이 토지보상가, 무상평수, 또는 권리가액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어지지만 조합원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내 재산이 얼마냐’입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에 대해 추진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속시원하게 답변해 주지 못하고 있으며, 또 속시원하게 답변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정비사업에서 조합원의 권리가액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관리처분 계획이 수립되어야 하는데, 추진위원회 단계에서는 조합원의 권리가액을 알려줄 수 없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추진위원회의 일을 맡아보시는 많은 분들 즉, 집행부 그리고 여러 협력업체들도 왜 알려줄 수 없는 지, 언제 알려줄 수 있는 지, 어떻게 산출되는 지를 정확히 알고 이를 조합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오로지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사명감만 있어 보입니다.
 
조합원들의 질문에 대해 정확하고 쉬운 답변이 부족하다 보니 조합원들의 불만은 쌓여가고 여기에 선동하는 지도자가 나서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되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순서는 정해진 길을 가는 것과 같습니다. 비대위가 구성되고, 송사를 하고, 시청·구청에 진정을 하고, 조합원들의 동의서 철회나 집행부 사임을 요구하는 일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조금만 관심있게 살펴보면 그 예방법과 해결 방안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선은 조합집행부(추진위원회 포함)와 협력업체에 종사하는 분들이 정비사업에 대한 업무지식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비사업의 특성은 장기 사업이며, 관련 법령이 많고 또 수시로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통은 그날 그날의 업무에 밀려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고 익히는데 소홀합니다. 이렇게 제대로 준비가 안된 상태로 조합원의 온갖 질문에 대응하기란 쉽지 않고 이런 사소한 일들이 조합원의 집행부에 대한 불신을 갖게 하고 자꾸만 눈덩이처럼 커져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조합(추진위원회)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자주 조합원에게 잘 알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조합에서는 몇 달 동안 아무런 안내가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조합원의 방문이나 전화 문의시 무성의하게 답변하여 조합원의 불신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조합원에게 조합에서 하고 있는 일을 정확하게 제때에 알려주는 것은 조합원에게 신뢰를 쌓는 중요한 일입니다. 알리는 방법은 인쇄물을 사용할 수도 있고 인터넷 등 다른 방법도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합원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그리고 커다란 글자로 자주 알려주는 것은 신뢰를 쌓는 초석이 됩니다.
 
가끔 조합 소식지라는 것을 구해서 읽어 볼 기회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1면에 조합장 인사말을 장문으로 해 놓은 경우들이었습니다. 조합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조합장의 인사말씀은 아닐 것입니다. 조합원에게 보내는 소식지는 조합원이 알고 싶어하는 내용을 가장 크게, 가장 잘 보이게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렇게 조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자주 조합원에게 알리게 되면 조합원의 불신은 줄어들고 신뢰는 쌓여 사업추진에 탄력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사업도 잘되어 훨씬 더 많은 이익을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신뢰가 쌓이면 지금 당장 알려줄 수 없는 내용들, 예를 들면 추진위원회 단계에서의 보상가도 사업이 차례로 추진되면서 어떤 과정을 거쳐 언제쯤 알려줄 수 있다는 설명에 대해서도 많은 조합원들이 이해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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