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신의 money & money>2008년은 마케팅 강화의 해
<박순신의 money & money>2008년은 마케팅 강화의 해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8.02.13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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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3 11:54 입력
  
박순신
이너시티 대표이사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국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몇 년간 부동산시장의 안정화라는 논리로 시작돼 계속된 각종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시장은 고사위기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이런 세계경제 위기와 국내 부동산시장의 경색은 정비사업 특히, 지방의 정비사업에 더욱 더 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의 상황만 잘 살펴보아도 이미 위기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위기의 본질은 정비사업을 추진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징후는 △분양가 상한제를 통한 개발이익의 감소로 조합원의 불만 고조 △미분양 증가로 인한 금융비용의 증가 △지방사업에 대한 건설회사의 참여저조 혹은 사업철수 △정비사업과 관련한 업체의 자금경색 등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2008년은 그동안 누적되어온 어려움이 한꺼번에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화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위기 국면에서 정비사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려면 조합(추진위원회)은 마케팅에 대한 노력과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 동안 정비사업을 포함한 부동산개발사업에서는 마케팅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지으면 잘 팔렸기 때문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어려움 없이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정비사업에서 마케팅을 잘하기 위해서는 고객(Target)을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번째 고객은 조합원입니다. 두번째 고객은 일반분양을 받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세번째 고객은 건설회사입니다. 조합원과 일반분양자를 고객으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건설회사를 고객으로 보자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정비사업이 얼마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우연히 건설회사의 지방사업 담당자들과 자리를 같이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지방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은 회사 내부에서 미운 오리가 되었다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지방은 미분양에다가 또 조합원들의 현금청산 요구, 기대보다 높지 않은 보상가액에 따른 민원 등으로 어느 것 하나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마케팅은 중요하지만 실제는 그 중요성이 정비사업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조합(추진위원회)에서는 지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입니다. 마케팅을 쉽게 설명하자면 조합의 고객이 누구이고, 조합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나 상가를 고객의 입장에서 얼마나 좋은 조건으로 팔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 보는 것, 그리고 그런 생각으로 아파트 단지를 만들고, 평면도를 만들면서 사업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이것이 현실에서 할 수 있는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그런 생각 즉, 고객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고객이 좋아하는 아파트를 짓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건설회사에 대한 인식도 다르지 않습니다. 부동산시장이 좋아 건설회사들이 어떤 사업지든지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할 때는 공급(정비사업구역)보다 수요(건설회사)가 많아 서로 일을 따기 위해서 노력을 했었고, 대체로 얼마 전까지는 정비사업이 그런 시장이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공급은 그대로인데 수요는 줄어서 좋은 건설회사를 선정하는 것, 혹은 선정된 회사를 바꾸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케팅활동은 고객이 조합원일 경우에는 어떻게 사업을 추진했을 때 가장 좋아할까? 고객이 일반분양자들일 경우에는 어떤 아파트나 상가를 지었을 때 가장 인기가 있고 잘 팔릴까, 그리고 고객이 건설회사일 경우에는 해당 정비사업이 어떤 조건을 갖추면 좋은 건설사가 그리고 낮은 공사가격으로 많은 건설회사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고민들을 충분히 하지 않은 정비사업과 이런 생각을 통해서 마케팅관점에서 추진하는 사업과는 그 결과에서 많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조합의 일을 맡은 많은 분들은 시장이 어려울수록 책임감이 더 무거워 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심기일전하고 열심히 한다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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