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현 도시계획학 박사>서민 울리는 소형주택 수급 불균형
<시론 이현 도시계획학 박사>서민 울리는 소형주택 수급 불균형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7.11.2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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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1 17:10 입력
  
이현
R2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주)
대표이사/도시계획학 박사”
 
폭등하는 주택가격을 잡고 주택 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11·15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된 지 만1년이 지나고 있다. 급등하던 아파트 가격이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주택시장 안정화라는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남 등 소위 버블 세븐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고 중대형 아파트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도 지속되면서, 올해의 아파트 시장은 전반적인 거래부진과 가격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우리나라 주택시장도 안정화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15대책 및 1·11대책 등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서 서민주거안정, 투기억제, 공급확대, 거래투명화라는 정부의 주택정책 기조가 확고한 기반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택시장의 안정화라는 측면은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버블 세븐이 아닌 서울의 다른 지역 및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는 소형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 지방에서는 전반적으로 거래가 위축되면서 미분양주택 물량이 증가하는 등 시장 구조가 왜곡되고 있는 듯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시장 구조하에서 소형아파트의 지속적 가격 상승은 서민들의 주거 안정 및 주거 복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최근의 주택시장 안정화가 서민주거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07년 수도권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제외한 아파트 중 66㎡미만 아파트는 10.96% 상승했고, 66∼99㎡미만 아파트도 5.91% 상승해서 수도권 평균 상승률인 2.48%를 크게 앞질렀다. 특히 서울 강북구 66㎡미만 아파트는 24.9%, 도봉구는 22.6% 상승하는 등 구별로 소형 아파트 가격이 20%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이같은 소형아파트 가격 상승은 실수요 및 전월세 수요의 증가 및 공급의 감소에서 발생하는 소형 아파트 수급 불균형으로부터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서민들의 경우 주택관련 조세정책 및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인해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현실적으로 구매 가능한 소형아파트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구매 수요의 증가와 함께 전월세 수요의 증가 역시 소형아파트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청약제도의 개편에 따라 늘어나고 있는 청약 대기자들이 임대시장에 머무르게 되고, 특히 가점제 비중이 높은 중소형아파트 실수요자들은 무주택 요건을 유지하기 위해서 전월세 시장의 주요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임대 수요의 증가와 매매가격 상승에 따른 소형아파트의 매매·전세 비율의 하락은 전세가격의 상승을 유도하고 순차적으로 매매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공급 측면에서도 중소형아파트의 공급비중 감소에 따라 소형아파트의 가격상승 요인이 잠재하고 있다. 최근 신규 아파트 공급은 대부분 99㎡이상의 중대형아파트 중심으로 이루어 졌으며, 재건축 과정을 통하면서 소형아파트 공급이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의 경우 1990년대 이전에는 67%에 달했던 소형아파트 공급 비중이 1990년대는 54.4%, 2000년대에는 2008년까지 전체 공급 물량의 30.7%로 축소됐다.
 
내년에도 청약대기자들의 임대시장 잔류와 매매·전세가격 격차로 인한 임대수요 증가로 소형아파트 전월세 가격은 매우 불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형아파트의 공급 비중 역시 20%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전월세뿐 아니라 매매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여기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 사례처럼 우리나라에서도 급격한 금리 상승이나 중대형아파트 가격이 약세를 보이게 되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도 존재하고 집주인들의 세금·이자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도 있어서 향후 전월세 시장의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내년에는 전반적인 주택시장의 안정뿐 아니라 서민 주거 안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소형아파트의 가격안정 및 공급확대 등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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