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거짓 공문서’ 파문, 조합원 농락한 ‘1등 건설’
대우 ‘거짓 공문서’ 파문, 조합원 농락한 ‘1등 건설’
  • 박노창 기자
  • 승인 2007.09.19 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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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9 10:20 입력
  
다대1주공 해지총회 무산되자 공문서 철회
 
대우건설이 조합과 공문으로 한 약속을 철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공능력 1위가 아니라 조합 속이기가 1등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전국의 다른 재건축조합들도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대우의 이같은 처사에 대해 공분을 표시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실제로 다대1주공 재건축조합(조합장 류승호)이 오는 10월 8일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른 재건축조합들도 동참하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대우건설이 시공자로 참여하고 있는 다대1주공은 지난해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이후 1년 6개월여동안 추가부담금을 둘러싼 본계약협상을 계속해 왔다. 하지만 더 이상 진전이 없자 조합에서는 대우와의 시공자 해지를 위한 임시총회를 열기로 결의한다. 이에 다급해진 대우는 조합최종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대표이사 명의의 공문으로 보내고, 상황은 타결되는 형국으로 접어들게 된다. 하지만 이후 조합이 해지총회를 열지 않기로 하자마자 대우에서는 조합최종안 수용을 철회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다시 보내게 된다.
 
조합 관계자는 “당초 대우에서는 시공자 해지 총회가 조합의 무력시위인줄로만 알고 느긋해하다가 계약 해지가 이뤄지기 직전에 조합최종안 수용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에서는 대우라는 대기업이 보낸 공문을 그대로 믿고 해지총회를 열지 않기로 했는데, 대우는 조합의 뒤통수 때리기에만 골몰하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분개했다.
 
실제로 지난 8월 14일 대우가 다대1주공에 보낸 ‘주개사1 제07-0710’호 공문에 따르면 조합최종안을 수용한다고 밝혔고, 공문에는 대우건설 박창규 대표이사의 직인이 찍혀 있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8월 21일에는 역시 대우건설 박창규 대표이사의 직인이 찍혀 있는 ‘주개사1 제07-178’ 공문으로 이를 전격 철회한다고 당초 약속을 뒤집었다.
 
철회 공문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부산지역의 분양상황과 향후 전망 등을 분석해 볼때 조합의 최종안을 감내하기에는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조합최종안 수용 공문을 철회한다”고 적고 있다. 이어 “상호간 이견이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현재 부산지역의 상황을 고려해 전향적이고 원만한 협의기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협상기간 내내 조합은 납득할만한 추가부담금 근거자료를 요구했고, 근거가 타당하다면 들어줄 용의가 있었다”며 “하지만 대우건설은 어거지와 막무가내로 일관하면서 협상조차 거부하는 등 협상타결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 1위의 건설사가 공문을 가지고 조합을 이렇게 농락해도 되느냐”며 “자신들이 발송한 공문을 상황이 변했다고 해 하루아침에 뒤집어 버리는데 앞으로 어느 현장이 대우건설의 공문을 믿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겠냐”고 분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건축조합은 “우리 조합도 대우와 본계약이 진행중인데 다대1주공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대우건설을 시공자로 뽑은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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