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소이야기>화장실이 웃는다(5)
<해우소이야기>화장실이 웃는다(5)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7.08.2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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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9 10:54 입력
  
유료화장실의 유구한 역사
 
 
고대 로마제국은 역사상 화장실이 가장 완벽하게 갖춰진 문명국이었다.
 
각 가정의 화장실은 수세식이었으며 로마시내에는 빌딩 같은 석조 공중화장실이 144개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화려했던 로마제국도 재정난을 맞게 된다. 로마 총인구 120만명 중 100만명 가량을 국가가 부양하고 있었으니 재정난이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로마인의 80% 이상이 세금을 내기는커녕 오히려 국가에서 돈을 받기만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베스파시아누스(서기 69∼79년 재위) 황제는 쓰러지는 로마의 재정을 재건하려고 마음먹었다. 이 황제의 눈에는 세금을 내지 않는 로마시민은 국가의 돈을 훔쳐 가는 도둑일 뿐이었다.
 
어떻게든 로마시민에게서 세금을 징수해야겠다고 생각한 황제가 고안해 낸 것이 바로 화장실 과세! 즉, 공중화장실을 유료화했다.
 
사용하는 사람에게 돈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게서는 벌금을 받았다.
 
시민들이 화장실을 이용할 때마다 거기서 당장 세금을 내야 했으므로, 화장실이 곧 세무서라고 할 수 있었다.
 
어느 날 황제의 아들이 황제에게 이렇게 말했다.
 
“배설 행위에 세금을 물리다니 지나친 처사입니다”
 
그러나 황제는 화장실 세금으로 징수한 금화를 꺼내어 아들의 코밑에 갖다 대며 이렇게 말했다.
 
“여기에서 냄새가 나느냐?”
 
그래서 지금도 로마에서는 길거리의 공중화장실을 ‘베스파시아노’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이보다 한참 세월이 흐른 뒤의 일이지만, 일본에서도 이와 비슷한 세금 운용방안이 등장했다. 1889년 오사카 시의회에 ‘오사카 시가 분뇨처리 사업을 직접 운영하자’라는 결의안이 제출됐다. 인구 40만명의 오사카 시민의 배설물을 시가 걷어 비료로 만든 다음 농촌에 판매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시만 해도 오사카 시민들의 분뇨를 치워주는 것은 농민이었고, 농민들은 수거한 분뇨를 비료로 사용하는 동시에 수거비용으로 상당한 부수입도 올리고 있었다.
 
따라서 오사카 시는 농민들의 부수입원을 가로채는 셈이 되었고, 더구나 농민들은 비료값을 부담해야만 하는 처지가 될 상황이었다.
 
아무튼 그 계획안에 따르면 예상수입이 대소변 각각 4만엔씩 합계 8만엔의 수입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당시 셀러리맨의 평균 연간 수입이 240엔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액수였다. 어느 시대이건 재원이 궁하면 화장실에 눈독을 들이기 마련인가 보다.<자료제공 : 브리앙산업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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