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천동 재개발 시공자 해지… 하이브랜드 도입 추진
광주 광천동 재개발 시공자 해지… 하이브랜드 도입 추진
계약해지 따른 소송에 사업 당분가 지체될 듯
조합원 600명 중 26%만 “기존 시공자와 계약해야”
  • 김상규 전문기자
  • 승인 2021.10.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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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김상규 전문기자] 광주 광천동 재개발사업(조합장 문기정)이 시련을 겪고 있다. 조합은 지난달 5일 총회를 개최하고 시공자(프리미엄 사업단)와의 도급계약 해지 의결을 선포했다. 공사도급계약과 본 계약 협상의 내용 등에 대해 입장차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공자는 최선을 다해 본 계약 협상에 임했으므로 계약해지를 당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자(프리미엄 사업단) 도급공사계약 해지

조합은 지난달 5일 총회를 개최하고 시공자인 프리미엄 사업단(DL이엔씨,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금호산업)과의 ‘도급공사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지난 2015년 12월 5일 선정된 프리미엄 사업단은 광천동 재개발사업의 시공권을 잃게 됐다. 시공자의 반발로 소송이 진행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 사업은 당분간 지체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총회에는 총 조합원 2천206명 중 서면결의서 참석 1천109명, 현장투표 89명 등 1천198명이 참석해 성원했으며, 720명의 조합원들이 총회장에 직접 참석했다. 

총회에서는 10개 안건이 상정되어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선거관리위원회 수행업무 추인의 건 △임원 선임의 건 △대의원 선임의 건 △선거관리위원 선임의 건 등 4개 안건은 총회에 상정되지 못했다. 한 조합원이 총회개최금지가처분을 신청했고, 광주지방법원 민사 제21부가 이를 일부 인용했기 때문이다. 총회는 개최하되 4개 안건은 의결하지 말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합은 현재 대의원이 98명으로 대의원회의 최소 정족수인 100명에 미달하므로 대의원회가 구성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나, 조합정관 제24조 제2항은 대의원의 정원이 100명임을 규정할 뿐, 대의원회의 최소 정족수를 규정한 것은 아니다.  설사 조합의 재적대의원을 정관 제24조 제2항에 따라 그 정원인 100명이라고 하더라도, 조합은 51명 이상의 대의원의 출석과 출석 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대의원회 결의를 통해 선거관리위원을 선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판결은 기존 고등법원뿐 아니라 대법원 판례와도 다른 경우가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과 시공자·비대위 간 의견 차 커

현재 조합과 비대위 그리고 시공자와 갈등의 골은 깊다. 조합은 시공자인 프리미엄 사업단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프리미엄 사업단은 △최선을 다해 도급공사 본 계약에 임했고 △시공사와의 도급공사계약이 사기계약이 아니며 △협력업체 선정에도 관여한 사실이 없는 점 등을 들어 계약해지를 당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상화모임(비대위)도 시공자 계약해지 시 막대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조합과 각을 세우고 있다. 임원의 해임과 직무정지에 대한 생각도 조합과 다르다.

이에 대해 문기정 조합장은 “시공자와의 본 계약서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수차례 협상을 가졌지만 시공자의 무성의한 태도로 성과를 낼 수 없었다”며 “시공자는 협력업체 선정과정에도 개입해 조합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이러한 불법 사기 계약과 관련해 조합에서는 시공사측에 실시간 공개토론을 제안하였는데 묵묵부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정상화 모임(비대위) 사람들이 재개발사업을 찬성하는 사람들인지 의문이라며 “그들은 수차례의 조합설립인가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조합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도 수십 차례다”라고 말했다.

조합과 비대위의 또 다른 생각은 하이엔드 아파트 건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 조합이 시공와의 도급계약을 해지하고자 하는 이유는 중 하나는 하이엔드(High-end)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다.

하이엔드 아파트란 소위 상위계층을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다. 타워팰리스로 시작된 화려한 외관의 고급아파트는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거기에 최첨단 시스템과 호텔과 같은 주거서비스를 더했다.

주요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로는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DL이엔씨의 아크로, 롯데건설의 르엘, 대우건설의 써밋, 한화건설의 갤러리아 포레, 동문건설의 동문 디 이스트 등이 있다. 

조합 집행부와 비대위의 입장이 팽팽한 가운데 조합은 지난 3월 ‘시공사 본 계약 진행 관련 조합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총 분양대상자(2천277명) 중 하이엔드 아파트를 찬성하는 조합원은 892명(39%), 현 시공사와 본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고 응답한 조합은 600명(26%), 무응답은 785명(34.5%)이었다.

조합의 한 임원은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분양성을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품격 있는 고급아파트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의 미래가 무척 불투명하기 때문에 시공사를 해지하는 것보다는 호황일 때 하루라도 빨리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조합원들의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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