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성남시장 “분당신도시 리모델링·재건축 입체적 지원”
은수미 성남시장 “분당신도시 리모델링·재건축 입체적 지원”
도시 재구조화 당면과제… 주거환경개선에 최대 역점
정부 주도의 과감한 법적·제도적 지원대책 끌어낼 것
리모델링지원센터 만들어 정책 연구개발·컨설팅 맡겨
  • 김병조 기자
  • 승인 2022.01.24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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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지어진 지 30년 넘은 1기 신도시 개발 해법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성남시를 비롯한 5개 신도시 지자체장들이 모여 1기 신도시 노후화 문제에 대한 해법 마련을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하면서 개발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벌써부터 성남 분당에서는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움트고 있는 상황이다.

본지는 신년기획으로 은수미 성남시장에게 1기 신도시에 개발 해법이 필요한 이유와 그간의 논의 과정에 대해 들었다. 은 시장은 “1기 신도시는 정부 주도로 개발된 곳”이라며 “신도시 생애주기에 따른 관리 역시 정부가 주도해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 분당신도시의 현황 소개 부탁드린다

=1980년대 후반 수도권의 집값을 안정시키고 주택난 해소를 목적으로 정부 주도 하에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에 5개 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분당신도시는 1기 신도시 중 가장 면적이 넓은 약 19.63㎢에 달하며, 계획 당시 9만7천호 주택건설과 39만명의 인구를 목표로 건설돼 1991년 9월 시범단지에 최초 입주가 시작됐다.

분당신도시는 다른 지역에서 많은 인구가 유입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장 등의 산업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공공기관의 이전과 상업시설, 아파트, 공원 위주의 쾌적하고 편리한 주거 도시로 성장했다. 또한 고용창출과 고용인구의 도시 내 거주를 통해 서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족적 경제기반을 구축함으로써 한국적 신도시개발모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는 2003년부터 개발된 판교와 더불어 면적 69.77㎢ 인구 48만4천183명(분당구 2021.12.기준)의 대규모 도시로 성장했다. 다만, 분당신도시의 경우 최초 입주 후 30년이 경과해 해당 주택들의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분당신도시의 재구조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지난해 12월, 5개 신도시 시장들이 모여 1기 신도시 활성화 특별법 제정 등 정부와 정치권에게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

=분당신도시의 경우 최초 입주 후 30년이 경과해 주택 노후화 문제로 주거환경개선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높아지고 있다. 성남시에서는 그동안 ‘노후 공동주택 단지의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공동주택 리모델링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꾸준히 진행하고 리모델링사업에 대한 중앙 정부 차원의 제도개선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져 실제로 리모델링사업 추진 시 ‘광역교통시설 부담금’ 완화 및 매도청구에 의해 취득하는 ‘주택의 취득세 중과 적용배제’ 등 일부 시행령 개정이 반영된 바가 있다. 다만, 이제는 1기 신도시 노후화에 대한 지방정부만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어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리모델링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재 장기간 소요되는 수직증축 안전성 검토기간 단축과 이와 관련된 규제 개선 및 각종 세제, 부담금의 완화가 필요하다. 또한 ‘주택법’과 ‘건축법’ 등으로 이원화 돼 있는 리모델링 사업절차에 대한 법령을 ‘공동주택 리모델링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일원화하는 등 제도의 간소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5개 지자체장이 모이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이 모임이 이뤄지게 된 배경과 그간의 경과에 대해 설명해 달라

=성남시에서는 그동안 1기 신도시 노후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 모색에 노력해 왔다. 리모델링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민·학·관의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지난해 11월 아주대 리모델링연구단과 8개 시공사가 참여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협약에 따라 참여기관들은 리모델링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제도개선,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상호협력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다만, 1기 신도시의 노후 주거환경개선은 성남시만의 문제가 아닌 1기 신도시 공통의 문제점으로 5개 1기 신도시 공동의 노력과 협력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우리 시를 포함한 5개 시장은 지난해 11월부터 공동 노력과 협력을 위한 참여방안에 대해서 논의를 시작해 왔다.

그 성과로 지난해 12월 10일 5개 지자체가 참여하는 ‘노후 1기 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고, 올해 1월 6일에는 ‘1기 신도시 30년, 도시의 미래를 묻다’라는 주제로 공동토론회를 개최해 리모델링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공동주택 리모델링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분당 신도시의 경우 지어진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분당 신도시 노후화의 현실을 설명해 달라

=1990년대 초 개발된 분당 신도시는 잘 갖추어진 기반시설과 생활편의 시설로 수도권 최고의 주거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주택 노후화에 따른 녹물·누수·난방 등 건물의 기능 저하 문제와 커뮤니티시설 부족, 주차장 부족 등의 문제점이 발생되고 있다. 예를 들어 1기 신도시 대다수의 아파트는 급수관 부식에 따른 녹과 이물질로 가정 내 수돗물 사용 시 녹물과 악취가 발생되는 사례가 보도된 바 있다.

특히 지역주민들이 가장 불편해하고 있는 것은 주차장 부족이다. 현재 리모델링사업을 추진 중인 A단지의 경우 세대 당 주차대수가 0.45대이며, B단지의 경우 세대 당 주차대수가 0.55대로 요즘 대부분의 가구들이 집집마다 1대 이상 자가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현실과 비춰 볼 때 상당한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주민들이 직접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분당 내 리모델링, 재건축 추진 현황은 어떤가

=먼저 재건축과 관련해 말씀드린다면, 현재 여유 용적률 부족과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 현실적으로 분당 지역의 재건축 추진은 어려운 실정에 있다. 일부 단지에서 재건축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법적인 절차를 진행하는 단지는 없는 상태다.

그나마 구역 내에서 리모델링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용검사 후 15년 이상 경과한 성남지역 전체 대상 단지 247단지(2020. 12.기준) 중 작년 1기 신도시 최초로 사업승인을 완료한 한솔마을 5단지, 무지개마을 4단지 등 7개 단지가 현재 성남시 공공지원단지로 선정돼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성남시에서는 2013년 ‘공동주택 리모델링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리모델링기금을 조성해 지속적으로 리모델링사업에 대한 공공지원을 해오고 있으며, 2023년까지 현재 약 750억원 규모인 기금을 1천억원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공공지원단지로 선정된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는 조합설립 이전에 리모델링 주민설명회 개최 등 업무를 지원하고, 기본설계 및 조합설립 용역을 지원하고 있다. 

조합설립 이후에는 안전진단용역 및 안전성검토 절차를 시에서 직접 시행하고, 조합 사업비 및 공사비 융자 등의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달에 들어설 리모델링지원센터는 제도 개선과 정책 연구개발을 담당하며, 컨설팅 자문 등 현장지원 또한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최근 시장님께서는 지역 내 리모델링 현장인 한솔5단지 등을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 청취에 나섰는데,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소개한다면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복잡한 기준 및 절차의 개선, 조합원들의 부담 완화를 위한 시 차원의 직접 비용 지원, 시공사의 공사비 책정 투명성과 광역교통시설부담금 감면 등 사업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어려운 점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또한 투명한 리모델링 사업 추진을 위한 공공의 적극적 사업 관리·감독 요구 등 다양한 요구 사항이 있었다. 다행히도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이 올해 완화돼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알고 있다.

▲1기 신도시 노후 상황을 현재 상태대로 방치한다면 어떤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보나

=2022년은 분당 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한지 31년이 도래하는 시점으로 올해 이후 30년이 넘어서는 노후주택이 급속도로 증가하게 된다. 현재 1기 신도시의 주택문제는 신규 주택의 공급부족 문제보다 양질의 주택이 부족하다는 점으로 주택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주차, 상하수도 부식, 층간소음 등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노후 공동주택은 결국 ‘주민의 안전한 삶의 질’과 ‘도시 경쟁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제는 적극적인 주거환경개선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노후주택의 성능개선은 에너지 소비량 감소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과 환경개선의 관점에서도 적극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정치권의 대안 마련을 촉구하셨는데,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야 하는 이유는 뭔가

=1기 신도시 활성화와 주거환경개선을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규제개선과 세제완화 등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성남시에서 2013년 ‘공동주택 리모델링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리모델링기금을 조성해 지속적으로 리모델링사업에 대한 공공지원을 해오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

예를 들면 ‘수직증축’에 대한 안전성 검토 등 사업추진 절차의 어려움으로 분당에서 리모델링 사업계획승인된 두 개 단지가 당초 추진해 오던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수평증축으로 사업내용을 변경한 바 있다. 제도는 존재하지만 현실은 그 제도를 적용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증거다.

이제는 지방정부 차원의 노력뿐만이 아니라 중앙정부의 과감한 규제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1기 신도시는 정부에서 개발해 탄생한 도시인 만큼 성장과 노후 등 생애 관리 또한 정부 주도로 펼쳐야 하며, 이에 따라 주택 노후화로 지역주민이 겪는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법적, 제도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시장님께서 생각하시는 개발 후 분당 신도시의 미래상은 어떤 모습인가

=분당신도시는 서울 도심에서 약 25km 이내에 위치하고 판교를 거쳐 강남과 잠실로 연결되는 도로망과 전철이 있는 지리적 여건으로‘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살기좋은 도시로 불렸다. 

그러나 아파트의 노후화로 생활이 불편해지면서 인근에 새롭게 조성된 판교, 위례 등의 신도시에 그 명성을 내주고 있다. 앞으로 분당의 많은 단지에서 리모델링이 이루어질 경우 그동안 주차장 부족으로 고통 받던 주민들의 주차문제를 지하주차장 설치로 해결하고 지상에는 단지마다 공원이 조성될 것이며, 친환경자재와 에너지 성능 강화공사 등 그린리모델링으로 에너지 소비감소와 단지마다 전기충전소 설치로 전기차의 보급도 확대돼 청정한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재건축 방안도 함께 진행해 단지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백현동에 개발 예정인 백현마이스, 정자동에 설치될 바이오헬스 등의 첨단 연구, 업무 등의 복합시설과 연계한 주거시설로 분당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현재 모란까지 운행 중인 지하철 8호선을 판교역까지 연장하는데 시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내년 GTX-A 성남역(가칭) 개통, 월곶~판교간 복선전철 오는 상반기 내 착공, 판교테크노밸리~판교역~정자역, 운중동을 경유하는 총 13.7km에 17개 역사로 조성되는 성남도시철도2호선(판교트램)을 오는 2025년 착공, 2028년 개통 목표로 추진 중에 있어 교통이 강처럼 물 흐르듯 분당 구석구석에 흘러 성남시민은 물론 일하는 모든 분들의 삶의 질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5개 1기 신도시 지자체장들의 향후 공동 대응 계획은

=지난 5개 1기 신도시가 참여한 ‘노후 1기 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과 공동주최한 ‘공동 토론회’를 통해 노후 1기 신도시의 문제점은 5개 신도시 공동의 과제라는데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 앞으로도 5개 지자체가 공동으로 ‘노후 1기 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개선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지속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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