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5억이 ‘뚝’… 집값 어떻게 될까?
한달새 5억이 ‘뚝’… 집값 어떻게 될까?
  • 양지영 소장 / R&C연구소
  • 승인 2022.02.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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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95㎡는 지난해 12월 39억8천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인 45억원(11월 15일)보다 5억2천만원 '뚝' 떨어졌다.

또 지난달 전국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 10건 중 8건은 이전 최고가 대비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늘 높은지 모르게 거침없이 오르던 집값이 한순간 냉랭해지면서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집값에 영향을 주는 많은 요소가 있지만, 크게 본다면 ‘정책’, ‘금리’, ‘수급’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이 세 가지 중 ‘정책’ 즉 규제책으로만 시장을 다루고 있었다. 대출, 세금 등의 규제로 수요를 짓눌러 집을 사지 못하게 한 것이다.

하지만 저금리로 돈이 갈 곳이 없고 만성적인 공급부족으로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규제책은 규제를 벗어난 지역과 상품으로 풍선효과를 낳았다. 이 같은 현상으로 8~9년이라는 역대 최장의 부동산 상승기를 낳은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금리인상이 스타트가 됐다. 금리라는 것은 한번 스타트가 되면 가파르게 오르는 습성이 있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우리나라는 물론 주요 선진국,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렸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08년 8월에 무려 5.25%였다. 이후 금융위기로 2009년 2월까지 아주 급속하게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2%까지 떨어지게 된다. 6개월만에 3.25%포인트까지 떨어진 것. 하지만 2010년 7월부터 기준금리는 계단식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2011년 6월에는 3%를 넘기게 된다.

금융위기 이후 크게 낮아진 금리로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2010년 금리가 갑자기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에 대한 상환부담은 커졌다. 

대출 비중이 높았던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그들은 2009년 말부터 매물을 슬금슬금 내놓았으나 반대로 대출과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집을 사려는 매수세가 수그러들면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집값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금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저금리 현상으로 너도나도 대출을 받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의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가계대출이 불어난 상황에서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대출자의 흔들림으로 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월 2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710~5.210% 수준으로 20일 사이에 상단이 0.140%포인트(p) 높아졌다. 곧 대출금리도 오름폭이 더욱 가팔라지며 6% 중반에 이를 것이다. 집값이 불안한 상황에서 매달 상환해야 하는 대출금리는 오르고, 거기에다 재산세와 종부세 부담까지 더 높아지면 영끌한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 2023년 좀더 길게 보면 2024년에는 더 문제이다. 집값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가장 파급력이 높은 공급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시기이다. 국토교통부가 2017년에 발표한 주거복지로드맵물량이 2023년부터 입주가 시작되고, 3기 신도시 물량도 2023년에 입주가 본격화된다.

가격이 떨어지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매물이 쌓여야 한다. 영끌한 대출자의 매물이 쌓이고, 대규모의 입주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집값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집값이 결코 오르지 않을 것 같았던 2013년에 하락장을 마무리하고 상승세를 탔듯, 집값이 결코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생각도 가져서는 안된다.

양지영 소장/ R&C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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