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정책 아파트·내집마련·전세 중심으로 바꿔야
수도권 주택정책 아파트·내집마련·전세 중심으로 바꿔야
  • 김덕례 /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 승인 2022.04.01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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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 사람들은 아파트를 좋아한다. 그리고 집을 갖고 싶어 한다. 월세보다는 전세를 좋아한다.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2020년 주거실태조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다.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 수도권 인구는 2015년 약 2천527만명에서 2020년 약 2천604만명으로 5년 사이에 약 77만 명이 늘어났다. 그러나 서울인구는 2015년 990만명에서 2020년 960만명으로 30만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에 집값은 올랐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5년 동안 수도권 집값은 38.7%, 서울 집값은 62.9% 올랐다. 지난해에도 수도권 집값은 20%, 서울 집값은 13.5%가 상승했다. 

서울 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지만 서울 집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집값 하락세나 나타나고 있지만, 그동안 크게 오른 집값 상승에 대한 조정과 대출·조세 등 각종 수요규제 강화로 인한 거래 급감 결과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서울을 비롯한 인근지역의 만성적인 주택부족과 양질의 좋은 주택에 대한 선호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인구는 줄어도 가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수도권은 2040년, 서울은 2028년까지 가구가 증가한다. 가구 증가는 주택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2022년 한 해 동안 서울에 약 1만2천가구, 인천에 약 1만5천가구, 경기지역에 약 9만가구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위한 새로운 거처가 필요하다. 

2027년까지 앞으로 5년 동안 전국 86만가구, 경기도 40만가구, 서울 3만8천가구, 인천 6만7천만가구 증가가 예상된다. 즉 수도권에서만 매년 10만호 내외의 신규거처가 필요하다. 지속적인 주택공급정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어떤 주택을 공급해야 하는가. 사람들이 원하는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수도권에 약 1천60만가구가 살고 있다. 이 중 11%정도(약 109만가구)가 이사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중에서 약 45%는 자가를 원한다. 36%는 전세를 원한다. 서울에서는 약 44만가구가 이주할 의향이 있는데 15만가구는 자가를, 16만가구는 전세를 원한다. 서울에서 살면서 이사할 생각이 있는 가구의 약 71%에 해당한다. 즉 사람들이 원하는 주택은 월세가 아니라 자가나 전세주택인 것이다. 

게다가 이사하고 싶은 사람들은 아파트와 더 넓은 주택을 희망한다. 서울에서 이사하고 싶은 사람들의 47%(약 21만가구)가 아파트를 원한다. 단독, 연립, 다세대 등 비아파트로 이사하겠다고 하는 가구는 약 15만가구로 35%정도다. 비아파트보다는 아파트로 이사하고 싶은 가구가 더 많은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신규아파트 청약시장이 붐비고 재고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인다. 

사람들이 원하는 주택을 반영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더 넓은 주택을 원한다. 58%정도는 현재 살고 있는 주택보다 더 넓은 주택으로 이사가고 싶어 한다. 26%정도만 현재 살고 있는 주택면적 수준을 유지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좁은 주택으로 이주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가구는 16%에 불과하다. 자가가구일수록 좁은 주택으로 이사할 계획이 있는 가구비중은 6%로 크게 감소한다. 즉 가구원수가 감소한다고 집을 작게만 지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평면혁신을 통해 좁은 주택을 넓게 쓸 수 있는 최근 분양주택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다.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아파트 중심의 내 집 마련을 원하고 있다. 이사를 하면서 집을 넓히고 싶어하며 월세보다는 전세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서울수도권 사람들의 이러한 주거욕구를 반영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비아파트·월세방식의 주택공급정책을 아파트·내 집 마련·전세방식으로 조속히 바꿔야 한다.

김덕례 /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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