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동진 전 대치우성2차 리모델링 조합장
인터뷰- 이동진 전 대치우성2차 리모델링 조합장
“리모델링 생각보다 경제·효율성 높아
주거환경 개선통해 아파트값 뛰었죠”
  • 김병조 기자
  • 승인 2022.06.2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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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중층아파트의 주거환경 개선방안으로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이의 갈등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재건축이 좋다는 여론이 우세하지만, 리모델링의 장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특히, 리모델링의 주거환경 개선 정도가 열세라는 지적이 많은데, 리모델링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는 입주자의 경험담은 어떨까? 이동진 전 대치우성2차 리모델링 조합장은 삼성물산이 리모델링한 대치 래미안 하이스턴에 입주 후 8년째 거주 중이다. 

▲리모델링아파트에 실제 거주 중인데, 주거환경에 대해 평가한다면

=아주 만족한다. 주변에도 리모델링을 통해 주거환경 개선과 자산가치 상승에 동참하라고 조언한다. 대치우성2차는 32평형 단일 평형 354가구를 일반분양 없이 43평형으로 증축 리모델링했다.

당시에 여러 우려가 많았다. 앞뒤 증축을 하니 토끼굴이 돼 실내 내부가 어두침침할 것이라는 우려였다. 하지만 실제 살아보니 그렇지 않았다. 낮에는 거실에 불을 켜놓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충분히 밝다.

내부 평면 구조에도 만족한다. 당시 2베이로 돼 있던 공간을 2.5베이로 넓혀 6m짜리 광폭 거실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거실 양쪽 끝에 한 쪽에는 대형TV, 다른 한쪽에 소파를 놓으면 매일 영화관에 와 있는 것 같다.

좋은 주거공간은 개인의 삶의 가치를 한 차원 높여준다. 리모델링을 통해 앞뒤로 길어진 공간은 설계를 통한 공간 구획으로 그 장점으로 살릴 수 있다. 한 쪽 공간은 부부와 가족 공동 공간으로, 다른 한쪽 공간은 자녀들 공간으로 구획해 이 공간에 대한 주거 만족도 역시 높다. 

▲리모델링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층고와 층간소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데

=리모델링 아파트의 취약점으로 층고가 낮아진다는 점을 드는데, 이 또한 우물천정을 적용, 천정고 2.3m를 확보해 답답하지 않도록 해결했다. 

층간소음 문제도 대폭 해결했다. EVA라는 고무재질의 층간차음재를 활용해 바닥에 꼼꼼히 시공했다. 특히, 수평면과 만나는 수직벽면 부분에도 층간차음재를 부착해 층간소음을 최대한 잡고자 노력했다.

수평 면의 슬래브에서 나온 충격음이 수직 벽으로 전이돼 소음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내가 느끼기에도 예전 아파트에 비해 리모델링 후 층간소음이 현격히 줄었다. 

▲리모델링을 하기보다 좀 더 기다렸다가 재건축하는 게 더 낫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준공 후 15~20년이 지나면 리모델링을 한 후 다시 20년 뒤 재건축하는 것을 추천한다. 재건축 허용연한이 도래했더라도 안전진단 통과가 모두 되는 것이 아니다. 노후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각종 불편함을 참고 인내하는 심리적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이 같은 불확실성과 심리적 비용을 감수하고 재건축을 추진해야 하는 것인지는 다시 한 번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입주 후 15~20년이 지나면 설비 노후화에 따른 불편으로 입주민 개별적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집들이 하나 둘씩 늘어난다. 중대형 평형 기준으로 해당 세대 내부 인테리어 비용만 1억원 넘게 들어간다. 이 인테리어 비용에 조금 더 보태면 리모델링이 가능하다.

리모델링을 하면 실내 내부 공간의 주거공간 개선은 물론 공용공간인 주차장을 확대할 수 있으며, 한 차원 개선된 조경 공간도 만끽할 수 있다. 아파트 단지 전체가 고급화 되는 것이다. 

▲한 차례 리모델링한 아파트가 추후 재건축할 때의 용적률 적용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정책 당국이 이 부분에 대한 정책적 대응을 시작해야 한다. 리모델링을 한 아파트는 현행 도시계획 제도 하에서는 재건축이 불가능하다. 우리 아파트의 경우 리모델링 후 용적률이 330%로 증가했다. 이렇게 용적률이 증가한 330%짜리 아파트를 현행 기준인 300%에 맞춰 재건축할 수는 없다. 

따라서 리모델링을 한 아파트의 경우, 기존 리모델링이 완료된 용적률을 그대로 유지하게 하는 형태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예컨대 330%로 재건축을 허용하되, 임대주택을 도입하면 30%를 추가해 360%를 허용하는 식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학계과 정책 당국의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 

▲새 정부에 리모델링 정책 제언을 한다면

=주택정책은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 진영 논리에 따라 주택정책을 함부로 변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살기 불편한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로 짓게 하는 것은 허용해 주는 게 맞다. 주택 가격 문제도 규제를 통해 해결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지속적인 공급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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