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앞에 놓인 숙제, 노후공동주택
우리 앞에 놓인 숙제, 노후공동주택
  • 윤영호 원장 / 한국주거학회 주거연구원
  • 승인 2022.09.1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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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 공동주택이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해오면서 어느새 노후공동주택으로 변모했다. 물론 건축물이기에 어쩔 수 없이 시간이 흐르면 크고 작은 문제점이 드러나고는 했지만, 이제는 시설 자체의 노후로 유지관리·보수를 할 수 있는 한계가 뚜렷해지고 저출산·고령사회에 따라 급변하는 입주자 의식이나 라이프 스타일 등을 쫓아가기 벅차다.

결국 거주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고 시대에 맞게 주거환경을 최적화하기 불가능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점진적으로 계속되는 공동주택의 노후화와 단기간 집중된 공동주택 공급 중심의 주택정책은 풀어야 할 숙제이다.

특히 거주자 고령화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 및 지자체의 관심과 인식전환, 그리고 노후공동주택의 성능개선 및 향상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성능개선을 유지·향상하는 방법으로 크게 리모델링, 재건축 그리고 재정비를 고려할 수 있는데, 각 개념들이 사업 진행과 영역에 따라 차이를 보임과 동시에 상존하고 있다.

리모델링은 오래된 아파트나 연립주택을 기존의 골조는 그대로 두고 새롭게 고치는 일이다. 즉 기존의 낡고 불편한 건축물을 증축, 개축, 대수선 등을 통해 건축물의 기능향상 및 수명연장으로 부동산의 경제효과를 높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한편 재건축은 기존에 있던 건축물을 허물고 다시 세우거나 쌓아 만듦이라고 정의하고, 재정비는 다시 정돈해 갖춤이라고 정의한다. 

이제는 용어의 영역이나 범위 간 경계가 허물어졌고, 민간섹터·공공섹터 각각의 사업방식과 진행에 대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용어에 대한 인식전환이 요구되고 있고, 이를 반영한 정책·제도적 기반여건도 전과는 달라져야 한다.

리모델링의 경우 원래는 공사비가 재건축에 비해 90~95% 수준으로 낮았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재건축에 비해 비싼 가격으로 역전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정부가 지향하는 리모델링형 설계에서 수요자 요구하는 재건축형 설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시장 변화에 발맞춰 현실을 직관적으로 봐야 할 것이다.

노후공동주택은 민간섹터와 공공섹터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민간섹터에서의 ‘노후공동주택’이라면 따라붙는 단어가 바로 내적으로는 ‘성능개선’, 외적으로는 ‘재건축’이라는 개념이다.

이때 성능개선 대상은 경과연수가 15년부터 대략 30년 전후에 있는 노후공동주택이며, 반드시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주택의 성능을 유지하거나 향상해야 한다. 재건축은 경과연수 30년이 지난 이후의 노후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하며, 보통 자산 가치와 연계해 고려한다. 

그렇지만 노후공동주택이라고 하면 당연히 삶의 질이 떨어져 생활이 불편하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고자 성능유지를 우선으로 하는 방식이 성능개선 측면이고, 성능향상과 자산관리 차원에서 접근하는 방식이 바로 재건축인 것이다.

이처럼 민간섹터에서는 아무래도 노후공동주택 문제를 타개하는 데 있어 경제적 기반이 수반되고 시장논리가 상존할 수밖에 없다.

반면 공공섹터의 노후공동주택인 장기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성능개선은 장기수선계획에 의한 성능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재건축은 성능향상을 위한 재정비 개념에 가깝게 접근하고 있다. 그리고 반드시 재정적 기반이 수반되고 법·제도적 기반이 있어야 실행이 가능하다.

때늦은 감은 있으나 이제는 노후공동주택에 대한 성능개선과 향상에 대한 요구를 경제·재정적인 자산관리와 연계해야 한다. 정부가 노후공동주택을 노후시설물로 보고 국가 차원에서 중장기적인 기본계획부터 수립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귀 기울어야 할 때인 것이다.

윤영호 원장 / 한국주거학회 주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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