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전임 시장 시절 줄줄이 사업이 막혔던 서울 주요 재건축 현장들의 인허가 물꼬가 터지고 있다. 은마아파트의 정비계획 통과에 이어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신속통합기획 대상 단지로 확정됐다.
서울시는 대규모 재건축 단지 가운데 처음으로 시범아파트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1971년 준공으로 서울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시범아파트가 최고 65층 2,500가구로 신속통합기획을 적용해 재건축된다.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인 신속통합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재건축·재개발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개입해 사업성과 공공성이 적절하게 결합한 정비계획안을 수립해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기획안에 따르면 현재 1,584가구인 시범아파트는 2,500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63빌딩과 가까운 동은 최고 65층(높이 200ｍ 이내)까지 지어질 예정이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서울 시내 재건축 단지 중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된다. 현재까지는 이촌 렉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첼리투스가 56층으로 재건축단지 최고층이다.
나아가 재건축 되는 시범아파트에는 여의도 국제금융지구 인근에 있는 만큼 다양한 주거 유형과 함께 문화, 전시, 상업, 업무 등 다양한 기능이 도입된다.
특히, 시범아파트는 ‘그레이트 선셋 한강’ 민관 협력 선도모델 지역으로도 조성된다. 한강과 가까운 이점을 살려 한강의 아름다운 낙조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데크와 문화시설을 갖춘 수변 문화공원이 들어서고, 문화공원에서 한강공원까지 이어지는 입체보행교도 신설된다. 비좁았던 여의대방로는 보도 폭이 1ｍ에서 10m로 넓어지고, 길을 따라 연도형 상가가 들어선다.
향후 시범아파트 재건축은 정비계획안 열람ㆍ공고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정비구역 지정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시범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 적용으로 정비계획과 지구단위계획 절차가 동시에 진행된다. 또한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와 사업시행계획 통합 심의로 사업 기간이 대폭 단축될 예정이다.
한편, 시범아파트 단지는 1971년 준공돼 올해로 52년차에 달한다. 오랜 기간 재건축을 준비했음에도 불구, 2018년 박원순 전 시장 당시에는 집값 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른바 '여의도 마스터플랜'(여의도 개발계획)이 보류되면서 사업 진행이 막혀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