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근우 한국리모델링협회 이사
인터뷰-이근우 한국리모델링협회 이사
“말뚝 박아 세운 아파트도 수직증축
이제야 리모델링시장 제자리 찾았죠”
  • 김병조 기자
  • 승인 2022.11.1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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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파일기초(말뚝기초) 아파트에 대해서도 수직증축이 가능해졌다. 파일기초 아파트가 국내 아파트의 9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수직증축 대중화 기회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근우 한국리모델링협회 이사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문호를 활짝 연 일등 공신이다. 대치현대1차 리모델링 현장의 수직증축에 매달려 지난달 14일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2차 안전성 검토에 대한 통과 결론을 받아냈기 때문이다.

많은 리모델링 전문가들이 수직증축이 불가능하다고 등 돌리며 수평·별동 증축에 매진할 때 홀로 지난 4년 반 동안 수직증축 외길을 걸어왔다. 이 과정에서 지하주차장을 기존 지하 2층 주차장을 지하 3층으로 확대하는 '뜬구조 공법'을 성공시킨 경험을 갖고 있다. 또한, 지하 3층 주차장과 아파트 주동 엘리베이터를 직결시키는 노하우도 겸비했다.  

이 이사는 “이제 비로소 리모델링 시장이 제자리를 찾은 것”이라며 “다만, 수직증축 기회가 열렸다 하더라도 기존 아파트의 기초에 대한 상태는 필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치현대1차 수직증축 통과의 의미는 뭔가

=말뚝 혹은 파일이라고 부르는 기초를 가진 아파트가 수직증축을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업계 최초로 국가기관인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증명받은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 그동안 파일기초 아파트는 수직증축의 안전성을 입증할 방법이 없어 수직증축 리모델링 제도가 유명무실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수직증축 제도가 주택법에 명문화 돼 있는데, 현실에서는 적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업계의 증명 노력도 부족했다. 수직증축을 하더라도 기초가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했어야 했는데, 그간 그 증명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대치현대1차 현장에서 수직증축을 하더라도 안전하다는 것을 구체적 데이터값으로 증명해 최종 허가를 받은 것이다. 

▲이제 모든 현장들의 수직증축이 가능해진 것인가

=수직증축의 문호가 크게 열렸다고 보면 된다. 예전에는 파일기초 아파트의 경우 아예 수직증축 기회가 없었는데, 이제는 가능해졌다. 다만, 개별 단지마다 아파트 기초의 상태를 검토해 수직증축이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하다. 수직증축은 기존 아파트 상부에 2~3개층의 건물을 올리는 작업이다. 그런 만큼 많은 하중이 추가되니 기초 부분의 튼튼한 정도를 확인하는 게 필요한 것이다. 20년 전 동일한 건설사가 동일 공법으로 지었다 해도 건축물은 다 개별적 상태에 놓여있다고 보면 된다. 오랜 시간이 경과하고 습기, 온도, 토질 등의 변수로 인해 기초가 튼튼한 아파트 단지가 있을 수 있고, 불안정한 아파트 단지가 나올 수 있다.  

▲지반기초 아파트와 파일기초 아파트의 차이점을 설명해 달라

=딱딱한 암반 지대가 아파트 바로 밑에서 떠받치고 있느냐, 일반 흙이 떠받치고 있느냐의 차이로 이해하면 된다. 일반 흙 위에 지어진 후자의 경우에는 아파트가 침하될 우려가 있으니 시공할 때 아파트 아래로 파일 즉 말뚝을 암반 지대까지 박아 떠받침으로써 아파트의 침하를 막는다. 국내 1호 수직증축 허가를 받은 송파 성지아파트가 바로 아파트 기초부분을 암반이 떠받치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수직증축을 하더라도 하중 증가에도 불구, 안전하다고 평가받아 수직증축이 허용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지반구조는 산의 높낮이처럼 딱딱한 암반지대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형태로 분포해 있다. 그러다보니 암반이 지상과 만나는 지면 부분에 불쑥 돌출해 나오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송파 성지아파트 같은 곳이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아파트는 기존에 논이나 밭이었던 곳을 개발한 곳들이 많다. 그래서 파일기초 아파트들이 많은 것이다. 이런 아파트들의 수직증축이 불허됐던 이유는 기존 파일 옆에 추가해서 설치하는 파일들이 추가하는 하중을 잘 버텨줄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례로 파일기초 아파트들도 수직증축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바람직한 리모델링 방향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나

=내력벽 철거 비중이 높아지면 안 된다. 평면을 개선하겠다는 이유로 무리하게 기존에 있던 내력벽 철거를 많이 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경우를 보는데, 이는 보수·보강량을 늘려 공사비를 높이는 원인으로 이어진다. 심지어 기존 내력벽을 50% 이상 철거하는 경우도 목격하는데,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정 철거량은 30% 정도다. 리모델링은 리모델링으로서의 본질을 지켜야 한다. 내력벽 철거 비율이 높아지면 구조보강해야 할 부분이 많고, 그만큼 공사비 증가로 이어진다. 반대로 철거량을 줄이면 그에 따라 보수·보강 부분도 함께 줄어들어 결국 공사비도 줄어든다. 리모델링 시장은 이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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