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재만 단독주택 분당총연합회 회장
인터뷰-이재만 단독주택 분당총연합회 회장
“1기 신도시 내 단독주택 단지도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해 달라”
  • 김병조 기자
  • 승인 2023.04.17 13: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1기 신도시 재정비 논의가 가속화되자 단독주택지 소유주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23일 단독주택 분당총연합회 회원 300여명은 성남시청 앞에서 ‘특별정비구역 지정’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의 주장은 1기 신도시 재정비 논의에 단독주택지도 포함시켜달라는 것이다. 

이재만 분당총연합회 회장은 “1기 신도시 재정비 논의에 단독주택 소유주들의 의견이 제외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단독주택 역시 준공 후 30년이 지나면서 심각한 노후화 현상을 맞이하고 있다는 점, 아파트와의 형평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점 등에서 특별정비구역에 단독주택지도 당연히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됐는데, 이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단독주택지에 대한 언급이 없어 매우 안타깝다. 노후계획도시의 범위 기준을 ‘100만㎡ㆍ20년’이라고 명시했는데, 이는 사실상 아파트만을 위한 기준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안전진단도 면제시켜 주고, 용적률도 상향시켜 준다는 점에서 아파트에 초점이 잡혀 있는 것이다. 

문제는 단독주택 주민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왜 고령자들이 노구를 이끌고 성남시청 앞까지 가서 집회를 했겠나. 정부의 1기 신도시 정책으로부터 단독주택지가 버려졌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단독주택지 주민도 엄연한 1기 신도시 주민이다. 

단독주택에도 분당 아파트 단지와 동일한 수준의 혜택을 줘야 한다. 특별법에 단독주택 재정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포함시켜 주기를 요청한다. 특별정비구역을 지정할 경우, 단독주택지도 포함시켜 특례 적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단독주택지 주거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설명해 달라

최악의 노후도 상황이 100이라면, 지금 분당 단독주택의 노후도는 95 수준에 와 있다고 보면 된다. 건축 당시 건축자재 품질이 낮아 이에 따른 급격한 노후화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배관도 주철로 만들어져 수도를 틀면 녹물이 나오는 게 일상이고, 개별난방인 보일러도 겨울철에 자주 고장 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단열 문제도 심각해 겨울이면 냉골 속에서 산다. 

창호도 요즘 같은 고기밀 기능이 있는 PVC 창호가 아니라, 기밀이 거의 되지 않는 외창은 알루미늄창, 내창은 나무창이 설치돼 있으니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옥상 누수 문제도 심각하다. 얇은 탄성재를 접착제로 붙인 ‘슁글’이라고 하는 지붕자재를 썼는데, 30년 넘는 기간을 거치다보니 접착기능이 사라져 여기저기가 들뜬 상태다. 그 속으로 빗물이 들이쳐 집안이 누수로 고통 받고 있다. 

주차문제도 심각하다. 주차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상가 세입자도, 주택 세입자도 잘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다. 

아울러, 저가 주택을 공급하는 단독ㆍ다가구주택의 도시계획적 가치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 단독ㆍ다가구주택 소유주들이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청년 및 고령층들에 대한 주택공급자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들은 비싼 가격 때문에 아파트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분당의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분당 내 단독ㆍ다가구주택에 거주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바로 그러한 저렴한 주택의 공급자라는 것을 인식해 줬으면 좋겠다. 

▲요구하는 개발방식은 뭔가

단독주택지 주민들은 아파트 건립을 바라지 않는다. 단독주택지를 헐고 아파트를 짓자는 게 아니다. 단독주택지 개별 필지 소유권을 지속적으로 보장하고, 해당 필지에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을 통해 새 집을 건립하기를 희망한다. 임대수입에 기대 사는 고령자들도 공동주택 보다는 현재의 단독주택 거주를 계속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형태로 단독주택지 주거환경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재건축도 가능하고, 리모델링도 가능하도록 허용해 건물주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건물주들의 합의에 의해 2~3개 필지를 합필함으로써 규모가 큰 건물도 건립할 수 있도록 해 지역상권 활성화 발판도 구축해 줘야 한다. 무엇보다 주차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 

소규모 단독필지로 쪼개져 있어 주차장 확보가 너무나 어렵다. 제안을 하자면, 분당에는 곳곳에 소규모 근린공원들이 많은데, 이들 공원의 지하에 지하주차장을 건립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상권 활성화 및 주거만족도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