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방위 규제완화에 침체 바닥 다진다"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방위 규제완화에 침체 바닥 다진다"
전문가 시장전망 좌담 서면중계
  • 최진 기자
  • 승인 2023.06.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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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 팀장 DSR규제 손질… 세제개편에 온기
김성환 위원 국회 계류법안 처리 서둘러야
서진형 대표 양도세 등 거래세 낮춰야 활성화
양지영 소장 하반기 기상도가 정권의 심판대
조은상 본부장 주택공급 부족 악순환 근절 절실

 

[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정부의 부동산정책 지원이 본격화되면서 다가올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세제·대출·정비사업 등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각도의 지원책이 동원되자, 국제 기준금리 한파 충격이 국내에서는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시장 동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짐에 따라 본지는 ‘2023년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을 주제로 국내 부동산 전문가들과 함께 서면좌담회를 진행했다. 좌담회에는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 △양지영 R&C연구소 소장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

▲하반기 부동산 매매시장을 전망한다면

권일 팀장: 최근 정부의 규제완화책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시장활성화와 가격상승이 양립하는 모양새인데, 대출규제가 지속된다면 하반기에는 주택자금 확보 문제로 급매 위주의 거래상황이 이어지겠다. 다만, 대출규제 손질이 이뤄진다면 매매시장은 점차 개선될 것이다.

김성환 부연구위원: 최근 하락폭이 분명하게 잦아들고 있지만 전체적인 상승전조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또 하락기가 시작된 때에 체결된 전세계약의 만료시기가 도래하면서 매매시장 하락폭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국 하반기에는 전반적인 하락세가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서진형 공동대표: 하반기 매매시장도 하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미국 연준의 고금리정책이라는 대외적인 변수와 대출규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임대차시장 하락 등의 추가 변수로 인해 하락이 지속되거나 약보합 현상이 예상된다.

양지영 소장: 대대적인 규제완화 시그널과 정책효과, 그리고 최근 금리인상 완화가 맞물려 하락세를 둔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매입·보유 부담증가, 미분양 아파트 증가, 입주물량 증가, 전세가격 하락 등으로 하반기까지 전반적인 하락세가 이어지겠다.

조은상 본부장: 하반기에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난 회복세가 기대된다. 이미 서울과 광명 등 인기지역의 경우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시장의 온기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매매시장도 분양시장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며, 연말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쏟아지는 선심성 공약들이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를 자극할 것이다. 

▲하반기 임대차(전·월세)시장 기상도는

권 팀장: 전세사기 이슈에 따른 위기감·거부감이 더해져 위축이 예상된다. 더불어 하반기에는 신축 입주물량까지 쏟아질 예정이라 하락세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세시장 위축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월세시장이 그 수요를 흡수하며 상승곡선을 그려낼 수 있다. 

서 대표: 전세사기, 고금리, 물량증가 등의 하방압력으로 전세시장 하락세가 점쳐진다. 이러한 전세기피 현상은 월세수요 증가를 견인할 수 있으며, 지역별 수요·공급에 따라 차별적인 현상을 보일 것이다.

조 본부장: 전월세 신고제가 6월 1일부터 시행되고 ‘전세사기 피해지원 준비단’이 발족하는 등 제도보완이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았고 피해 사례들이 여전히 속출하는 만큼 시장불안은 지속될 것이다. 시장불안과 전세대출 부담은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해 전세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시장전망은

권 팀장: 주택시장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시장 호가가 상승 할 것이다. 서울 재건축을 중심으로 재개발 등 정비사업 전반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재건축의 경우 대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시장 관심을 이끌 것이며, 안전진단 규제완화에 따른 긍정적 이슈가 하반기 정비시장을 이끄는 동력원이 될 것이다.

김 연구위원: 주택시장은 위기가 지속되면 우량한 입지수요가 증가한다. 따라서 재개발·재건축 수요는 하반기에도 유지될 것이다. 특히, 서울시 신통기획 패스트트랙(자문방식)·대상지 수시모집 등이 도입되는 등 정책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주택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전환을 기대하고 있는데, 재개발·재건축시장이 이 반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양 소장: 압구정을 비롯해 서울시 신통기획에 따른 재건축 활성화는 물론, 그동안 재개발이 추진되지 못했던 노후지역까지 모아주택으로 구제되는 등 개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정비사업의 탄력은 하반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조 본부장: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정비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매매시장 침체는 사업성 하락 및 조합원 분담금 증가 등의 리스크를 안고 있다. 공사비 상승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입지 장점이 크기 때문에 분양전망은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다. 

▲내 집 마련, 하반기 포인트는 무엇인가

김 연구위원: 내 집 마련의 포인트는 결국 청약이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제도개선은 다주택자들의 진입문턱을 낮추는 형태다. 게다가 원자재가격 상승이 누적됨에 따라 향후 분양가가 더 오를 수 있다. 청약을 중심으로 하반기 내 집 마련 전략을 면밀히 세워야 한다.

서 대표: 하반기에는 자금력을 고려해 매수를 고려볼 수 있겠다. 투자가 아니라 실거주 목적이기 때문에 최저점 타이밍을 기대하기보다는 직주근접성을 따져 거주요건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자금력이 모자라다면 신축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청약을 살펴야 한다.

양 소장: 현재 주택시장의 핵심 변수는 금리다. 한국은행이 동결기조를 유지하려 해도 미국 생산자 물가지수와 소비자 물가지수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금리인상은 곧 주택담보대출과 예금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부동산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조 본부장: 규제 완화가 지속되면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시장이 반짝 회복에 그칠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자환경은 좋지 않다.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한다면 하락 우려가 적은 지역의 급매 매수를 추천한다.

▲부동산정책 제언

권 팀장: 기준금리 변화에도 불구, DSR 규제가 여전해 주택자금 확보가 어렵고 급매물 중심의 거래상황으로 시장 안정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택자금 마련의 범위와 한도 등을 시장상황에 맞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미분양 리스크의 경우 미분양 주택 취득과 관련해 취득세·양도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을 적용하는 것도 주택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김 연구위원: 국회에서 계류 중인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 1·3대책 등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시장안정화에 효과를 내고 있지만, 법 개정 사안이 국회에서 장기간 표류할 경우 시의적절한 적용이 힘들어지고 정책 효과도 떨어지게 된다. 정책의 온풍을 주택시장이 보다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 처리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서 대표: 부동산 조세제도 개편이 절실하다. 재산세를 포함한 보유세는 높이면서 양도소득세와 같은 거래세를 낮추는 제도개선이 시장안정화를 위해 필요하다. 또 실수요자에 대한 DSR규제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양 소장: 현재 주택시장의 혼란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담대 금리 상승이 원인이다. 이는 미국 기준금리 영향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대책마련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만, 정부의 규제완화책이 총동원된 만큼, 앞으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안정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조 본부장: 주택시장 위축으로 향후 2~3년 후의 주택공급이 불안해질 수 있다. 시장불안과 공급부족, 그리고 이에 따른 가격폭등 사이클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사전청약 등을 활용해 수요쏠림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고, 임대차시장에 대한 역전세 문제도 한시적으로나마 보증금 반환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및 DSR 규제완화를 고려해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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