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재건축 설계전쟁 돌입… 너도나도 프리미엄 청사진
압구정 재건축 설계전쟁 돌입… 너도나도 프리미엄 청사진
재건축 단지들 잇달아 설계안 공개… 시장 촉각
  • 최진 기자
  • 승인 2023.06.29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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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2구역
24일 총회서 디에이 선정 압구정 선봉지구 도약

압구정3구역
희림과 해안건축 맞대결 30일 설계공모안 공개

압구정4구역
정밀도+타구역 벤치마킹 내달 27일까지 공모접수

압구정5구역
지구단위계획 확정 이후 설계자 선정에 나설 듯

 

[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국내 최고 입지로 손꼽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들이 설계자 선정에 돌입하면서 주택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일 압구정2구역이 설계업체 홍보부스를 전개하면서 천지개벽 수준으로 변화되는 압구정의 청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압구정 대장주로 불리는 3구역도 30일 설계안을 공개해 압구정지구 프리미엄 설계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반면, 압구정지구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된 후 사업을 진행하려는 곳들은 설계오차를 줄인 높은 정확성으로 사업절차를 밟아나간다는 계획이다.

4구역은 속도조절을 통해 설계의 완성도 및 프리미엄을 끌어올릴 생각이다. 의도적으로 2개월가량 설계자 선정시기를 지연시켜 입찰에 참여한 설계사들이 타 구역의 프리미엄 설계를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짰다. 5구역도 확정되는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을 기반으로 수정 없는 확정된 프리미엄 설계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압구정2구역 “압구정의 미래, 우리가 먼저 선보인다”

압구정지구 설계자 선정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국내 정상급 설계사들이 그동안 사업비 등의 문제로 시도되지 못했던 첨단 혁신설계를 한강변 입지에 선보이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 수주전을 방불케 하는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압구정의 청사진을 가장 빠르게 선보이는 곳은 압구정2구역(조합장 정수진)이다. 압구정2·3·4·5구역 중 조합설립 단계에서는 후발주자였지만, 지난 3월 설계자 입찰을 빠르게 매듭짓고 4월엔 신통기획안 주민설명회를 거쳐, 지난 1일부터는 설계안 홍보부스를 전개하면서 압구정지구 선봉구역으로 도약했다.

압구정2구역 설계자 선정에는 총 4곳의 설계자가 응찰했지만, 설계공모 작품제출 과정에서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에이앤유(ANU)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 △디에이(DA)건축 등 3곳으로 좁혀졌다. 설계사들은 기본적으로 한강조망권 100%를 약속하면서도 세부적인 확보전략에서는 차이를 뒀다.

삼우종합건축은 4m에 이르는 높은 층고를, 에이앤유디자인그룹은 주동 한강변 밀착형을, 디에이건축은 중앙공원과 함께하는 한강조망권을 선보였다. 결국 조합은 지난 24일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설계용역업체로 디에이건축을 선정했다.

설계공모 공고에 따르면 압구정특별계획2 구역은 강남구 압구정동 434번지 일원 20만5,478㎡ 부지에 신축아파트 약 2,700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3.3㎡당 설계용역비는 2만2,000원이며 최고급 설계안이 접목된 만큼, 예정설계비는 143억6,408만원에 이른다.

▲압구정3구역 “압구정 대장주 프리미엄의 압도적 위상 선보인다”

압구정 대장주로 불리는 3구역에서는 희림과 해안건축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조합은 30일 양 사의 설계공모안을 공개하며 압구정 재건축의 미래를 대표할 밑그림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서울시 토지이용계획 확정발표에 따라 홍보부스 전개와 설계자 선정총회 등을 순차적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설계사 선정과 별도로 압구정3구역의 경우 현재 서울시와 토지이용계획에 대한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 미흡한 상가지역 용도 상향과 공공보행통로 등 과도한 기부채납 요소를 조절하고 주민제안을 최대한 반영하는 형태로 서울시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공공보행통로 등 일부 요소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2구역과 더불어 향후 설계안이 변동될 수도 있다.

조합은 추가적인 설계변경과는 별개로 향후 준공시기까지 호흡을 함께할 설계자의 역량검증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4월 신통기획 주민설명회 당시 △공공보행통로 △한강보행교 △덮개공원 및 기반시설 △학교부지 이동 △상가지역 용도 상향 등 각종 기부채납 시설과 인센티브가 접목되기 때문에 압구정지구 중 설계자의 역량이 가장 중요한 곳으로 손꼽힌다.

안중근 압구정3구역 재건축조합장은 “우리 구역의 경우 압구정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사업 속도보다는 사업 프리미엄과 완성도에 더 집중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라며 “서울시와의 협의가 잘 진행될 경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주거지로써 국가의 주거문화 위상과 거주자들의 주거프리미엄을 함께 도약시키는 청사진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압구정4구역, 설계안 정밀도+2·3구역 벤치마킹

압구정4구역은 속도조절을 통해 압구정2·3구역 설계공모안의 장점들을 집약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압구정지구 중 조합설립이 가장 빠른 곳이지만, 사업의 밑그림은 신중하고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이다.

조합은 인접구역보다 선정속도를 2개월가량 늦춰, 설계공모에 참여한 건축사들이 2·3구역의 프리미엄 설계요소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압구정의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는 시기를 맞춰 법리적인 순서대로 설계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이달 말 확정될 지구단위계획에서 기존 토지이용계획안 내용이 달라질 경우 설계안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시행착오를 없앤다는 것이다. 토지이용계획이 변경될 경우 조합원들의 혼선은 물론, 설계자 선정에서 표심을 좌우한 프리미엄 요소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4구역의 경우 단지 출입구가 기존 신통기획안에서는 2곳이 제안됐으나, 최근 서울시와의 협의로 인해 4곳으로 늘어났다. 공원부지 역시 기존에는 직사각형의 외딴 섬 형태였으나, 단지를 감싸는 ‘ㄴ’자 형태로 바뀌어, 단지의 형태 자체가 달라지기도 했다. 서울시가 신통기획안을 검토·자문하는 과정에서 변경점이 발생하면 현재 제시되는 설계안의 정확성이 떨어지게 된다. 

현재 4구역 설계자 입찰에 참여한 설계업체는 총 5곳이다. 세부적으로는 △건원·삼하·SMDP 컨소시엄 △정림·JERDE 컨소시엄 △DA건축·가람·캘리슨RTKL 컨소시엄 △희림 △토문·PLP아키텍처 컨소시엄 등이다.

하지만 앞서 2·3구역처럼 설계공모안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일부 설계사들이 불참할 가능성도 있다. 설계안을 홍보하기 위한 홍보부스 제작·운영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조합은 내달 27일까지 설계사들에게 설계공모안을 제출하도록 했다. 이어 오는 8월 7일부터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3주간 조합원들께 전시한 뒤 9월초 설계업체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윤수 압구정4구역 조합장은 “인접구역보다 선정속도를 2개월 정도 의도적으로 늦게 진행함에 따라 응모업체들이 타 구역의 프리미엄 설계안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라며 “약간의 속도를 늦춤으로써 단지 프리미엄을 높일 수 있고 토지이용계획 확정에 따른 설계안의 정밀도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압구정5구역, 절차·순리에 따른 ‘맞춤형’ 최적화 추진

압구정5구역도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는 시기에 맞춰 설계자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설계자 공모 및 선정과 관련한 안건들을 검토했다.

조합은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이 7월 초에 확정·발표될 것으로 내다보고 확정발표 이후 대의원회를 통해 본격적인 설계자 선정에 나설 방침이다. 5구역의 경우 공공보행통로 등 서울시 신통기획안을 대체적으로 수용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설계자 선정 및 사업추진이 타 구역을 추월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현수 압구정5구역 조합장은 “불확실한 기반계획에 따른 공모설계안은 자칫 설계안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비용·시간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조합원들에게는 설계안에 대한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토지이용계획 확정에 따른 정확한 일정을 조율해 순리와 절차에 맞는 신속한 5구역의 청사진을 조합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직 재건축사업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1구역과 6구역도 타 구역의 설계자 선정으로 사업정상화가 기대되고 있다. 인접구역의 주거환경 개선 및 재산가치 상승이 이들 구역에게 촉매제로 작용해 사업동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압구정지구에 대한 서울시 신통기획안이 성공하려면 모든 구역들이 일정하고 원활하게 정비사업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사업성 지원요소들이 반영될 수 있다는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압구정 특별계획구역들은 주거프리미엄을 두고 서로가 경쟁상대임과 동시에 서로의 정비사업이 안정적으로 성공해야 하는 딜레마가 있는 현장”이라며 “각 단지의 프리미엄 요소가 줄곧 비교당하기 십상이면서 동시에 부러움과 질투로 직결되기 때문에 사업 속도가 느린 타 구역에게 굉장한 자극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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