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현2구역 재개발, 파국으로 치닫는 공사비 협상
북아현2구역 재개발, 파국으로 치닫는 공사비 협상
조합원 특화 반영 859만원/평, 일반분양 마감재 시 719만원/평 요구
조합 시공자 계약해지 총회 對 시공단 조합원 개별 방문
비대위, 총회 하루 전날 조합 임원 해임 및 직무정지 총회 예고
  • 김상규 전문기자
  • 승인 2023.09.1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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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김상규 전문기자] 재개발사업 시공자가 공사비 협상 장을 벗어나 조합원들을 만나고 있다. 서대문구에 있는 북아현2구역 재개발사업장(조합장 정정숙)에서 발생하고 있는 실제상황이다.

시공자인 삼성물산과 DL이앤씨 공동사업단(이후 삼성·DL 공동사업단)은 공사비 상세 설명과 관련하여 조합에서 마련한 지난달 11일 조합원 설명회를 보이콧했다. 조합에서 요구한 마감 사양을 적정수준으로 조정한 후 협의와 합의내용을 설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조합의 시각은 다르다. 조합과 공사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조합원 설명회가 별도로 필요치 않기 때문에 앞뒤가 안 맞다는 이유다.

조합은 오는 23일 오후 2시 북아현 성결교회 3층 본당에서 총회를 열어 시공자인 삼성·DL 공동사업단과의 시공자 선정 취소 및 공사도급가계약서 해지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정정숙 조합장은 “지난해 9월부터 삼성·DL 공동사업단과 도급계약서 협의를 시작하여 올 2월 공사조건 및 계약문구 등의 협의를 완료했다. 이후 공사 범위 및 마감재 협의를 완료했다”며 “사공단 측은 4월부터 공사비 검증을 위한 적산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시공단은 5월 공문을 통해 평당 859만원과 749만원의 공사비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삼성·DL 공동사업단은 조합 요청 마감재 수준 시 평당 859만원, 일반분양 마감재 수준일 경우 749만원의 공사비가 들어간다고 5월 31일자 공문을 통해 밝혀왔다. 총공사비로 계산하면 각각 1조100억원과 8,874억원이다.

이후 양측은 협상과 함께 공문을 통해 각각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주고 받았다. 조합은 20% 감액을 요구했고, 시공자는 공사여건과 사업조건에 따라 공사비가 달라진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조합은 최종 평당 610만원을 제안했고, 삼성·DL 공동사업단 719만원을 마지노선으로 통보했다.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조합은 시공자 해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에 삼성·DL 공동사업단은 조합원 집을 개별방문하고 있다. 시공단은 9월 들어 조합원들에게 공사비 홍보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조합에서 개최한 공사비 관련 조합원 설명회 자리는 이유를 들어 거부하면서 조합원 개개인들을 향한 접촉과 홍보에는 열을 올리는 이중적인 태도라는 지적이 있다.

한 조합원은 “공사비 협상은 뒷전이다. 협의가 안 되니 비대위와 함께 조합 집행부를 해임하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사업단은 지금이라도 삼성과 DL이라는 그룹의 이미지에 걸맞게 조합원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실제 시공자 계약해지 총회 날 하루 전인 22일에는 조합임원 해임과 직무정지 총회가 예정 돼 있다. 비대위와 시공단에 곱지 않은 시선이 꽂히는 이유다. 

또 다른 조합원은 “시공단과 공사비 협상에 힘을 모아도 어려운 시기에 조합집행부를 해임하려는 시도가 있어 무척 걱정이다. 숨은 의도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조합원들이 여기에 현혹되지 말고 조합 집행부에 힘을 실어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조합임원 해임을 추진하고 있는 한 발의자 대표에 대한 고소장이 서대문경찰서에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고소인 조사가 진행됐다. 사건은 해당 발의자 대표가 구청에 민원을 넣고 회신되어 온 구청의 공문서에 “국공유지 무상양여 협의 용역비 16억5천만원은 배임입니다”라는 붉은 색 글씨를 넣어 마치 구청에서 보내온 내용인 것처럼 속여 공문서 변조죄 및 동행사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삼성은 오너 리스크 등 다양한 이유로 한동안 정비사업을 수주하지 않고 팀을 해체하다시피 했다. 그러다가 최근 조직을 다시 갖추며, 적극적인 수주행보를 보여 가고 있다. 그 여파로 최근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하지만 공사 중인 신반포3차 재건축조합은 삼성 원베일리와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마찰하며, 한 때 공사중단의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삼성에 대해 정비사업 조합과 조합원들의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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