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신의 정비계획을 말한다>정비계획의 중요성
<박순신의 정비계획을 말한다>정비계획의 중요성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6.06.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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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1 10:31 입력
  
지역환경을 효과적으로 창출
 
 
박순신
(주)이너시티 대표이사
 
서구의 저명한 도시설계학자인 케빈 린치(Kevin Lynch)는 도시공간을 인식하는 이미지를 ‘랜드마크(Landmark), 결절점(Node), 접경(Edge), 길(Path), 구역(District)’이라는 5가지 요소로 설명하였다. 우리나라의 주거지역을 살펴보면 서울시 북촌 한옥마을, 전주시 교동 한옥마을과 같은 전통주거지역이 있는가 하면 강남구 도곡동, 양천구 목동,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주상복합과 같은 현대적인 고층주거지역 등이 존재하면서 각각 도시주거를 대표하는 이미지 또는 지역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위와 같은 도시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5가지 요소 중에서 도시계획을 연구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 흔히 듣는 것이 ‘랜드마크’라는 단어이다.  ‘강북 또는 강남 ○○지역을 대표하는 단지를 만들겠습니다’‘○○동의 랜드마크 타운을 건설하자’등과 같은 구호는 재건축·재개발사업 초기단계에서 또는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사업추진의 원동력으로 작용되고 있다.
 
이러한 구호는 특정 아파트 브랜드로 구현될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어떠한 형태로 단지를 개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과상자와 같은 판상형의 획일적인 주거동으로 아파트 단지가 구성되거나 특징 없는 외관이라면 일반 시민들에게 지역을 대표하는 단지로 인식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단지는 우리가 어떤 지역을 승용차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방문할 때 ‘○○로 가야 합니다’라고 쉽고 명확하게 목적지를 설명해주는 안내지도이다. 또 지역의 주거환경개선을 촉진시키는 선도적인 역할자로서 후속 재건축·재개발사업단지들에게 바람직한 주거환경 창출을 유도하는 지침서가 된다. 여기서의 지역환경은 도시의 계획관리자인 지자체가 지역별로 바람직하다고 인식하고 향후 조성되기를 바라는 환경으로 종종 재건축·재개발사업 추진주체인 조합과 갈등을 빚는 요인으로 작용되기도 한다.
 
도시를 계획하고 관리하는 주체인 각각의 지자체에서는 경쟁력 있고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고자 도시계획수단인 도시건축심의 과정을 통하여 행정구역내 주거환경을 지역별로 특징 있게 유도하기 위한 대단지 조성, 구릉지형의 강조 또는 보호, 하천경관 보호, 초고층 단지, 다양한 스카이라인 형성(층수변화) 등의 대표단지가 조성되도록 감독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도 사업시행인가 과정에서 도시·건축공동심의위원회의 심의과정을 통과하면서 지역환경을 창출하고 유도할 수 있도록 최초 수립한 정비계획이 다듬어지고 수정·보완되어지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사업시행인가 과정에서 재건축·재개발사업 초기단계에 수립한 정비계획의 내용이 많이 변경될수록 조합에게 커다란 피해가 생긴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비구역지정 과정에서 수립한 정비계획을 기준으로 해서 조합은 시공사와 (가)계약서를 작성하게 되고, (가)계약서를 기준으로 조합원들의 개략적인 부담금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업시행인가 과정에서 최초 수립한 정비계획 내용이 재건축·재개발사업의 사업성 확보에 악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변경되었다면 시공사는 (가)계약서에서 정한 ‘부담금의 변경사유’규정에 의거 조합에 추가적인 부담금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높은 추가부담금으로 인해 조합 집행부는 조합원들로부터 불신과 질타를 받게 되며, 재건축·재개발사업에 동의한 조합원들에게는 경제적 부담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용적률 강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임대주택 건립 등과 같이 정책변경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발생되는 부담금을 제외하고도 최초 정비계획의 수립을 잘못함으로써 추가부담금의 발생뿐만 아니라 일조권, 사생활 침해와 같이 이웃한 단지들과의 잦은 분쟁 등으로 인해서 사업추진이 지체되거나 불가능해지는 문제가 자주 발생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사전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재건축·재개발사업지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최대의 이익실현과 지자체들이 원하는 지역환경을 효과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전문적인 정비계획업체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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